■ 유연하게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실천하라: 시스템 사고의 지혜


시스템 사고는 단일한 이론이나 도구로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방법론을 혼합하고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멀티메소드적 접근’을 강조한다. 이는 Mingers와 Brocklesby(1997)가 지적한 바와 같이 문제의 성격, 기대하는 결과, 방법론 혼합의 필요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이유에서 비롯된다. Jackson(2019)은 시스템 사고를 실천할 때 자기 인식, 개방성, 위험 감수 등을 포함하는 ‘비판적 시스템 사고’의 네 가지 약속—시스템적 사고, 경계 비판, 다원주의, 개선—을 제안하며, 실천가의 유연성이 필수임을 강조한다. Midgley(1990) 역시 복수의 방법론적 요소를 추출해 문제에 맞게 적용하는 유연한 접근을 제안한 바 있다.


Rajneesh Chowdhury는 이와 같은 논의를 자신의 실천과 연구로 확장시킨다. 그는 ‘Holistic Flexibility(총체적 유연성)’라는 개념을 통해 시스템 사고를 실천적 도구로 활용하는 세 가지 차원을 정리했다. 첫째, ‘인지적 유연성’은 심리학, 사회학 등과 연결되며 사고의 다양성과 열린 태도를 요구한다. 둘째, ‘형성적 유연성’은 경영, 행정의 모델 및 프레임워크와 연계되며, 기획과 전략 수립에서 유용하다. 셋째, ‘실질적 유연성’은 자원 배분과 실행의 영역으로, 재정, 인사, 공급망 등과 밀접하다​.


이러한 유연성과 창의성은 실무 현장에서 더욱 돋보인다. 예를 들어, 경찰 조직, NGO, 여성 교정시설, 병원 등 다양한 맥락에서 시스템 사고는 다른 변화관리 프레임워크와 결합되어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여러 논문들은 소프트 시스템 방법론(SSM), 전략적 가정 분석(SAST), 비판적 시스템 휴리스틱(CSH), 실행 계획 등과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과 협력, 지속가능한 변화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특별호에서 흥미로운 논쟁도 있다. Jackson의 비판적 시스템 실천 4단계(EPIC) 중 ‘Check’ 단계에 대한 Michael Quinn Patton의 반박은 시스템 사고의 평가 방식에 대한 기존 관점을 재검토하게 만든다. Patton은 Jackson이 제안한 순차적 접근을 비판하며, 실증 기반의 대안을 제시했고, Jackson은 이에 응답하며 양측 간의 조화로운 통합을 모색했다. 이러한 상호 비판과 대화는 시스템 사고의 실천적 의미를 풍부하게 한다​.


보다 철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Ormerod(2020)는 실천적 프래그머티즘을 강조한다. 그는 창의적 혁신, 상황 맥락에 맞는 문제 해결, 자유로운 선택, 민주적 절차를 실천 철학의 중심으로 제시하면서, 이들이 유연성과 직결된다고 본다. Onwuegbuzie와 Leech(2005)도 실천 현장에서 정형화된 방법론의 유효성보다, 실제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방법론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시스템 사고는 고정된 절차나 이론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실천의 도구다. 복잡한 문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단일한 프레임이 아닌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와 실천이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접근은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사회 전반의 회복탄력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참고문헌

Chowdhury, R. (2019). Systems thinking for management consultants: Introducing holistic flexibility. Springer. https://doi.org/10.1007/978-981-13-8530-8


Chowdhury, R. (2023a). Methodological flexibility in systems thinking: Musings from the standpoint of a systems consultant. Systemic Practice and Action Research, 36, 59–86. https://doi.org/10.1007/s11213-022-09597-w


Jackson, M. C. (2019). Critical systems thinking and the management of complexity. Wiley.


Jackson, M. C. (2023). Critical systems practice 4: Check—Evaluating and reflecting on a multimethodological intervention. Systems Research and Behavioral Science.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s://doi.org/10.1002/sres.2912


Mingers, J., & Brocklesby, J. (1997). Multimethodology: Towards a framework of mixing methodologies. Omega, 25(5), 489–509.


Midgley, G. (1990). Creative methodology design. System, 12, 108–113.


Ormerod, R. J. (2020). Pragmatism in professional practice. Systems Research and Behavioral Science, 38, 797–816. https://doi.org/10.1002/sres.2739


Onwuegbuzie, A. J., & Leech, N. L. (2005). On becoming a pragmatic researcher: The importance of combining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research methodologies. International Journal of Social Research Methodology, 8(5), 375–387. https://doi.org/10.1080/13645570500402447


Taket, A., & White, L. (1996). Pragmatic pluralism: An explication. Systems Practice, 9(6), 571–586. https://doi.org/10.1007/BF02169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