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선공직자의 ‘창의적 재량(creative discretion)’은 어떻게 촉진되나
Faas, L., Houtgraaf, G., Kruyen, P., & van Thiel, S. (2025). Creative discretion on the frontline of public services: A longitudinal qualitative digital diary and interview study. Public Administration.
‘창의적 재량(creative discretion)’ -----------------
장애 요인(barriers)
업무 압박과 대기자 명단: 가장 큰 장애 요인. 시간 부족이 창의성에 치명적 영향을 줌
관료적 절차와 경직된 프레임워크: 과도한 규정, 예산 제약, 형식주의가 창의성을 억제
조직 지원 부족: 아이디어가 수용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동기가 저하됨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근무: 동료 간 교류 부족으로 아이디어 생성 감소
촉진 요인(stimulators)
동료 간 협력과 피드백(인터비전, 사례 공유): 가장 효과적인 촉진 요인
관리자의 신뢰와 지지: 재량 사용을 정당화하고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
이용자·외부 불만: 문제 제기를 계기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게 됨
네덜란드의 통합형 동네팀을 분석한 Faas 외(2025)의 연구는 일선관료(street-level bureaucrats)의 ‘창의적 재량(creative discretion)’이 어떻게 발현되고 억제되는지를 탐구한다. 창의적 재량이란 공공 서비스 현장에서 단순히 규칙을 적용하거나 기존 선택지 안에서 움직이는 ‘일상적 재량’(routine discretion)과 달리,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여 시민, 상급자, 그리고 자신에게 유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의미한다(Lipsky 2010; Maynard-Moody & Musheno 2003; Visser & Kruyen 2021). 이러한 창의적 재량은 자원 부족과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는 사회복지사들에게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공공부문은 위험 회피, 관료적 절차, 과도한 성과 압박 등으로 인해 창의성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Chen & Bozeman 2014; Houtgraaf 2023).
연구진은 13주간의 디지털 다이어리(261개 기록, 70명 참여)와 40건의 반구조화 인터뷰(사회복지사 21명, 관리자 19명)를 결합하여, 카너먼의 “경험하는 자아”와 “회상하는 자아” 개념(Kahneman 2011)을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실시간 경험과 사후적 반성 간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창의적 재량의 촉진 요인과 억제 요인을 다층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사회복지사들은 실제로 전체 기록의 약 절반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고했으며, 그중 다수는 업무 프로세스 개선(48%)에 집중되었고, 이용자 맞춤 아이디어(28.5%)와 정책 개선(2%)은 상대적으로 적었다(Faas et al. 2025). 이는 창의적 재량이 반드시 거대한 제도 개혁보다는 현장의 작은 업무 개선이나 실무적 혁신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인터뷰에서는 모든 응답자가 창의성을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반면, 실제 다이어리 기록에서는 “우리는 주어진 프레임워크 안에서 일한다”는 진술이 반복되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드러났다.
장애 요인(barriers)으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업무 과부하와 대기자 명단 압박이었다. 이는 단순히 자원의 부족보다는 시간 부족과 과도한 성과 지표 관리가 창의성을 제약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Amabile et al. 2002; Baer & Oldham 2006). 또한 관료적 절차, 경직된 규정, 조직적 무관심,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근무 역시 협력과 아이디어 교환을 가로막았다. 특히 “아이디어가 조직에 의해 수용되지 않는다”는 경험은 참여자의 동기를 약화시켰으며, 이는 주인-대리인(principal–agent) 모델에서 더욱 빈번하게 나타났다. 반대로 주인-청지기(principal–steward) 모델에서는 신뢰 기반의 자율성이 보장되어 창의적 재량이 더 활발히 발현되었다(Davis et al. 1997; Van Thiel & Smullen 2021).
한편, 촉진 요인(stimulators)으로는 **동료 간 협력, 피드백, 인터비전(intervision)**이 핵심적 역할을 했으며, 관리자 지원 역시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서비스 이용자나 외부 파트너의 불만 제기가 창의성을 자극하는 계기가 된 경우도 확인되었다. 이는 부정적 피드백조차 창의적 문제 해결을 촉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창의적 재량이 공공부문 서비스에서 단순히 개인적 능력이 아니라, 거버넌스 구조와 조직 환경에 의해 결정적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창의적 재량이 서비스 이용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와 정책 혁신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나친 성과 관리와 ‘복붙(copy-paste)’식 대응은 오히려 이용자 맞춤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관리자와 제도 설계자는 사회복지사들에게 반성적 시간과 공간을 보장하고, 동료 학습을 제도화하며, 아이디어 실행 경로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창의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실천적 함의를 남긴다(Faas et al.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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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s, L., Houtgraaf, G., Kruyen, P., & van Thiel, S. (2025). Creative discretion on the frontline of public services: A longitudinal qualitative digital diary and interview study. Public Administration. https://doi.org/10.1111/padm.7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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