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PSJ, Four more years! (of policy process research in a Trump adm) 


2025년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미국 정책과정 연구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트럼프의 통치 스타일은 정책 결정이 점진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순간 급격한 변화와 정체를 반복하는 **단속적 균형 이론(PET)**의 시각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례를 제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 없는 속도로 행정명령을 남발하고, 이민, 외교, 환경 등 주요 정책을 대대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러한 집중적이고 빠른 정책 변경은 정책 결정 체계 내 정보 흐름의 병목현상을 심화시킨다. PET 이론에 따르면, 정보가 특정 기관이나 인물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면 시스템이 다양한 신호를 수용하는 능력이 약화되고, 결국 급격하고 예측 불가능한 정책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Baumgartner & Jones, 1993; Jones & Baumgartner, 2005).


트럼프는 행정부 권한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의회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법원조차 대통령 권한에 대해 소극적 자세를 보이게 만들고 있다. 이는 단순히 행정부가 강해졌다는 것을 넘어, 미국의 삼권분립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는 구조적 변화를 암시한다(Jones, Epp, & Baumgartner, 2019).


특히 주목할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정책들을 ‘철회(repeal)’하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책 피드백 이론(policy feedback theory)과도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주요 정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적 수혜집단을 만들고, 이로 인해 정치적 저항을 덜 받게 된다(Mettler, 2002; Pierson, 1993). 하지만 트럼프는 IRA나 오바마케어와 같은 바이든 시대의 대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해체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이론이 설명해온 정책 안정성과는 다른, 더 유동적인 정책 변화를 보여준다.


한편, 연방주의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이 지배하는 주 정부들은 트럼프의 연방 정책에 맞서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트럼프는 연방 자금을 무기로 주 정부를 압박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PET 관점에서 보면, 이런 중앙-지방 간 갈등은 기존 균형 상태를 깨고 새로운 정책 질서를 탄생시킬 수 있는 강력한 '충격(punctuation)' 요인이다(Boushey, 2010; Conlan & Posner, 2016).


트럼프는 또한 정체성 기반 정책(identity-based policymaking)을 전면에 내세운다. 특정 집단(예: 비대학 학력 백인 남성, 농촌 히스패닉 등)을 ‘정당한 수혜자’로 규정하고, 이들에게 자원을 재분배하려는 시도를 한다. 이는 정책 수혜 집단과 피해 집단을 명확히 나누어 정치적 동원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사회구성 이론(SCF)에서 예측한 대로 정책 대상 집단의 인식이 정책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Schneider & Ingram, 1993; Bell, 2021).


민간 정책 기업가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정부 내 전문 관료 대신 민간 기업 CEO나 싱크탱크를 정부 운영에 적극 끌어들이고 있으며, 이는 정부와 민간 부문 간 경계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Fagan, 2024; Utrata, 2024). PET 관점에서 보면, 이런 새로운 행위자들은 기존 정책 프로세스의 안정성을 흔드는 추가적 불확실성 요인이 된다.


요약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의 점진적인 정책 변동 모델이 아니라, 급격하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단속적 균형 모델에 더 가깝게 움직이고 있다. 공공정책 연구자들은 이제 정책 변화를 바라보는 관점을 보다 동적이고 다층적으로 확장해야 하며, 특히 정치적 갈등, 정체성 정치, 그리고 민간 부문의 정책 개입 같은 요인들을 더 적극적으로 이론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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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Baumgartner, F. R., & Jones, B. D. (1993). Agendas and instability in American politics. University of Chicago Press.


Bell, E. (2021). Deserving to whom? Investigating heterogeneity in the impact of social constructions of target populations on support for affirmative action. Policy Studies Journal, 49(1), 268–299. https://doi.org/10.1111/psj.12347


Boushey, G. (2010). Policy diffusion dynamics in America. Cambridge University Press.


Conlan, T. J., & Posner, P. L. (2016). American federalism in an era of partisan polarization: The intergovernmental paradox of Obama's ‘new nationalism’. Publius: The Journal of Federalism, 46(3), 281–307. https://doi.org/10.1093/publius/pjw011


Fagan, E. J. (2024). The Thinkers: The Rise of Partisan Think Tanks and the Polarization of American Politics. Oxford University Press.


Jones, B. D., Epp, D. A., & Baumgartner, F. R. (2019). Democracy, authoritarianism, and policy punctuations. International Review of Public Policy, 1(1), 7–26. https://doi.org/10.4000/irpp.318


Mettler, S. (2002). Bringing the state back in to civic engagement: Policy feedback effects of the G.I. Bill for World War II veteran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96(2), 351–365. https://doi.org/10.1017/S0003055402000217


Pierson, P. (1993). When effect becomes cause: Policy feedback and political change. World Politics, 45(4), 595–628. https://doi.org/10.2307/2950710


Schneider, A., & Ingram, H. (1993). The social construction of target populations: Implications for politics and policy.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87(2), 334–347.


Utrata, A. (2024). Engineering territory: Space and colonies in Silicon Valley.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118(3), 1097–1109. https://doi.org/10.1017/S0003055423001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