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연구와 일반화
사례 연구와 일반화: 번역의 관점에서 본 정치학 방법론의 재구성
한 젊은 정치학자가 남미의 한 마을에서 물 사유화에 맞선 주민 봉기를 연구하고 있었다고 상상해봅시다. 그는 이 마을 사람들이 생존에 필수적인 “물”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놀라울 만큼 단결하여 저항하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이제 그의 고민은 이것입니다. 이 작은 마을의 이야기가 다른 곳에도 통할까? 흔히 연구자들은 자신이 연구한 사례의 통찰을 보다 일반적인 주장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그러나 한두 개 사례의 발견을 가지고 어떻게 넓은 세계에 말할 수 있을까요?
정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세 가지 경로로 일반화를 모색해 왔습니다. 첫째는 많은 사례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경험적 규칙성이나 평균적 인과 효과를 찾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경제적 부가 민주화 가능성을 높인다는 가설을 전 세계 수십 개국 자료로 검증하는 식이지요 (King, Keohane, & Verba, 1994; Przeworski et al., 2000). 이런 접근은 넓은 모집단에 대한 일반 법칙을 제시하지만, 개별 사례의 맥락적 특수성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둘째는 여러 사회를 포괄할 수 있는 추상적 개념이나 모형을 만드는 것입니다. 고전적 예로 Sartori(1970)는 너무 구체적인 개념은 사례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많은 사례에 적용되도록 개념을 최대한 포괄적으로 정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예컨대 “민주주의”를 “피를 흘리지 않고 갈등을 해결하는 제도”처럼 추상적으로 정의하면 어느 나라든 적용 가능하겠지요 (Bobbio, 1991; Sartori, 1970). 하지만 이런 높은 추상화는 오히려 각 사례에서 개념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놓칠 위험이 있습니다. 셋째는 중범위 이론을 개발하는 접근입니다. 이는 특정 역사적/지역적 범위 안에서만 일반화되는 국지적 인과이론을 사례로부터 도출하는 것입니다 (Merton, 1996). 예를 들어 Collier와 Collier(1991)는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의 노동운동을 비교하여 “특정 시기 남미에서는 노동계급의 동원이 민주화 연합 형성에 크게 기여한다”는 범위 한정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중범위 이론은 맥락에 밀착해 있어 설득력이 있지만, 적용 범위를 좁게 제한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정치학계에서는 보다 포괄적이고 큰 이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중범위 이론을 내세우면 “그건 특정 맥락에만 유효한 좁은 주장 아니냐”는 반응을 듣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반화를 추구하는 세 가지 방식은 서로 긴장 관계에 있습니다. 대량의 사례에서 얻은 평균적 법칙은 개별 사례의 독특함을 놓치고 (Hall, 2003), 추상적 개념은 맥락의 차이를 묵살하며 (Wedeen, 2004; Sartori, 1970), 중범위 이론은 범위가 좁아 보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마다 “일반화된다”는 말의 의미가 제각각이고,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소수의 사례만 다루는 질적 연구자들은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한두 사례로 “우리 이론은 보편적이다”라고 주장하면 무리가 따르고, 그렇다고 “이건 이 사례에만 해당된다”고 하면 연구 의의가 제한적으로 들리지요. 실제로 많은 사례연구자들이 “영웅적 사례”를 찾아 헤매곤 합니다. 예를 들어 대표성이 높은 전형적인 사례나, 이론을 깨뜨릴 만큼 특이한 일탈 사례를 선정하면 (Seawright & Gerring, 2008), 그 한 사례로도 뭔가 일반적 교훈을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 선택 전략들도 완벽한 해결책은 못 됩니다. 극단적 사례는 눈길을 끌지만 평균을 벗어나고, 전형적 사례를 고르면 새로울 게 없으며, 기존 이론에 딱 맞는 사례만 고르면 자칫 사례를 억지로 이론에 끼워맞춘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George & Bennett, 2005, pp. 31–33).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애초에 어떤 사례들이 같은 “모집단”에 속하는지 연구 시작 단계에서 미리 안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Gerring, 2004). 연구를 해보기도 전에 “내 이론은 오직 이러이러한 경우들에 적용된다”고 세트를 정해버리면, 연구 과정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관련 사례들을 놓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론의 적용 범위가 재정의되는 일도 흔한데 말입니다 (Soss, 2021).
이러한 이유로 질적 사례연구자들은 자신의 주장을 넓게 펼치는 데 주저하게 됩니다. 깊이 들여다본 사례일수록 그곳의 특수성이 잘 보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그대로 들어맞을지 확신하기 어렵지요. 특히 인과 메커니즘(causal mechanism)을 밝히는 미시적 연구일수록 “이 특정한 원인-결과 연결고리가 다른 경우에서도 모두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이론의 적용 범위를 아주 좁게 설정하곤 합니다 (Mahoney & Goertz, 2006). 예컨대 “우리 이론은 1990년대 남미의 농촌 마을에 한정된다”처럼요. 이는 신중해 보이지만, 너무 범위를 묶어버리면 그 연구가 다른 연구자들과 대화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기도 합니다. 요컨대, 작은 N의 연구에서 일반화를 추구하는 일은 온갖 논리적·방법론적 장벽에 부딪힙니다. 어떻게든 일반화를 시도하면 “근거 부족”이라는 비판을 듣고, 조심하면 “의미가 국한됐다”는 평가를 받는 딜레마입니다.
2025년, Erica Simmons와 Nicholas Smith는 이러한 난국을 헤쳐 나갈 새로운 길 하나를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번역(translation)”이라는 발상입니다 (Simmons & Smith, 2025).
두 저자는 묻습니다. “과연 사례가 서로에게 말을 거는 방식이 오직 모집단에 대한 일반화뿐일까?” (Simmons & Smith, 2025). 그리고 대답하길, 꼭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한 사례의 통찰을 다른 사례와 연결하는 또 다른 방식이 있으며, 그것을 언어의 번역에 비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영어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정확히 똑같지는 않아도 그 의미의 핵심을 전달할 수 있듯이, 한 맥락에서 발견된 아이디어를 다른 맥락에서도 알아들을 수 있게 옮기는 작업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각기 다른 사례들이 서로 대화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흥미롭게도 Simmons와 Smith는 이런 번역의 관점을 “어디에나 통하는 무항(無岸)의 시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한 자리에서 출발하는 시각”이라고 표현합니다 (Anderson, 1998; Cheesman, 2021에서 차용한 개념). 완전히 보편타당한 “신의 시점(view from nowhere)”을 추구하는 대신, 특정한 현장과 맥락에 뿌리박은 시각(view from somewhere)에서 통찰을 얻어내되 그것을 다른 맥락과 이어보자는 것이죠. 번역이라는 네 번째 접근법은 다음과 같이 전제합니다. “전체를 조망하는 우리의 시야는 언제나 부분적이고 상황 의존적이다.” 그리고 “한 연구에서 나온 이론이 넓은 의미를 지니려면, 그 이론의 모든 부분이 다른 경우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필요는 없다.” (Simmons & Smith, 2025). 쉽게 말해, 완벽히 똑같은 상황에서만 성립하는 법칙이 아니라 불완전하지만 폭넓게 공감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목표로 삼아보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번역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걸까요? Simmons와 Smith는 번역의 효과를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개념을 다루는 방식을 새롭게 한다. 둘째, “일반적인 주장”의 의미를 재구성한다. 셋째, 이론을 쌓아가는 과정을 재고한다 (Simmons & Smith, 2025). 이 세 가지를 차례로 풀어보겠습니다.
우선, 번역은 우리가 개념을 형성하고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습니다. 기존의 권고대로라면 연구자는 개념을 정의할 때 구체성과 범용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했습니다. Giovanni Sartori(1970)가 말한 유명한 **“추상의 사다리(ladder of abstraction)”**가 바로 그 문제입니다. 예컨대 민주주의 개념을 생각해봅시다. 너무 구체적으로 “미국식 대의민주주의”라고 정의하면 다른 나라에 적용하기 어렵지만, 너무 추상적으로 “다수결에 따른 평화적 정권교체” 정도로 정의하면 현실의 복잡한 작동을 담아내지 못합니다. 많은 비교정치학자들이 개념의 포괄성 vs 정확성 문제로 씨름해왔습니다. Sartori(1970)는 특히 개념을 넓게 적용하려다 보면 의미가 희석되는 **“개념의 과도한 확장(conceptual stretching)”**을 경계했지요. 그래서 제시된 해결책이 개념들을 유형화하고 분류해서, 추상도별로 체계적인 범주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Sartori, 1970). 하지만 Simmons와 Smith는 발상을 전환합니다. 개념을 추상화의 사다리 위에서 다듬기보다는, 각 사례의 구체적 맥락 속에서 개념이 어떻게 쓰이는지 관찰하고 그 피드백을 받아들이자는 겁니다. 다시 말해 “사다리를 오르락내리락하지 말고, 아예 사다리에서 내려와 땅 위를 보라”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현실에서 민주주의, 권리, 정의 같은 개념을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고 사용합니다. 연구자가 번역자의 눈으로 각 지역의 현지 언어에 귀 기울이면, 그 속에서 의외의 의미 변주와 숨은 가정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Schaffer, 2015).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개념의 정의도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번역의 관점에서 들여다본 연구를 생각해 봅시다. Nicholas Rush Smith(2019)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왜 사람들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 대신 사적 자경단 폭력에 기대는지를 탐구했습니다. 그는 케이프타운의 빈민가에서 “왜 범죄자를 경찰에 넘기지 않고 동네 사람들이 직접 폭력을 행사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주민들의 대답은 놀라웠습니다. “민주주의 정부가 보장하는 피의자의 권리 때문에 범죄자가 금방 풀려나 우리를 위협한다”는 것이었죠. 추상적으로는 모두가 인권과 법치를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배우지만, 정작 일상 삶에서 이 사람들은 그 권리 때문에 공동체 안전이 훼손된다고 느낀 것입니다. Smith는 이 현상을 민주주의와 권리 개념의 현지화된 사용으로 보고, 주민들의 생각을 다시 학계의 민주주의 개념에 비춰보았습니다. 민주주의 지표나 이론에서는 권리가 잘 지켜지는 것을 좋은 민주주의의 조건으로 치지만, 남아공의 서민들은 권리가 너무 잘 지켜지는 것이 오히려 국가 실패로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이 역설적인 관점은 민주주의를 하나의 단일한 이상으로 보는 기존 개념에 도전합니다. Smith의 연구는 우리의 “민주주의” 개념을 번역해서 새로운 함의를 드러낸 셈입니다. 그는 남아공 맥락에서 나타난 권리에 대한 양가적 태도를 포착함으로써, 민주주의를 현지의 눈으로 볼 때 얼마나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학계의 민주주의 개념 역시 더 풍부해지고 다면적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결국 번역을 통해 우리는 “이 개념이 제대로 정의됐나?”를 묻기보다는 “이 개념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효과를 내나?”를 묻게 됩니다 (Wedeen, 2004). 이는 개념 연구의 방향을 정의의 엄밀성에서 맥락 속 의미작용으로 이동시키는 변화입니다.
다음으로, 번역은 “일반적 설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놓습니다. 질적 연구자들은 자신의 주장을 일반화하려 할 때 흔히 “내 이론의 인과 사슬 전체가 다른 사례에서도 그대로 입증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과정을 보여야 “재현 가능”하고 일반적이라고 여긴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번역의 관점에서 보면 꼭 모든 고리가 복제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중 일부 요소만 옮겨가도 충분히 유용한 통찰을 줄 수 있습니다 (Simmons & Smith, 2025). 이는 한 사례의 설명 요소들을 분해(disaggregate)해서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다시 우리의 젊은 연구자의 이야기를 떠올려 봅시다. 그는 볼리비아와 멕시코에서 생존 필수재(물, 옥수수)에 대한 시장화 정책이 거센 저항을 불러일으킨 사례를 비교 연구했습니다 (Simmons, 2016). 두 사례를 통해 그는 중요한 이론적 주장을 펼쳤습니다. 사람들은 시장 개혁이 단지 경제적 손익을 넘어서 공동체의 삶과 유대를 위협한다고 느낄 때, 더욱 강한 분노와 연대의식으로 저항에 나선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옥수수가격 상승” 같은 불만도 그것이 **일상적 공동체(quotidian community)**의 결속을 해친다고 받아들여지면 단순 경제 문제가 아닌 정체성의 문제로 승화되어 거대한 저항이 촉발될 수 있다는 설명이지요. Simmons는 특히 생존 필수품(subsistence goods)이 지닌 상징적 힘에 주목했습니다. 이런 필수재는 일상의 구체적 관계망과 깊이 연결되어 있어, 그것이 위협받는 상황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공동체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느끼게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Anderson(1983)의 **“상상된 공동체”**가 국경 너머 민족적 유대를 형성하듯, 물이나 옥수수 같은 필수재는 “일상적으로 형성된 공동체”의식을 불러일으켜 거센 연대를 가능케 합니다. 이것이 Simmons가 두 라틴아메리카 사례에서 발견한 핵심 인과 메커니즘입니다.
이제 질문은: Simmons의 이 주장이 다른 맥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전통적 의미의 일반화라면, 이와 똑같은 상황(생필품 가격 폭등에 따른 시위)이 아니면 이론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번역적 일반화의 눈으로 보면, Simmons 이론을 쪼개어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주장에는 여러 구성요소가 있습니다.
(1) 사람들은 불만(grievance)에 의미를 부여하며, 그 의미의 차이가 동원의 양상에 영향을 준다.
(2) 공동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는 불만은 특히 강한 결집을 이끈다.
(3) 일상의 중심에 있는 필수재는 사람들을 일상적인 관계망으로 엮는 매개이므로, 그런 필수재와 관련된 문제는 상상된/일상적 공동체의식을 자극한다.
(4) 필수재가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자신들의 공동체가 공격받는다고 여기고 저항에 나설 수 있다 (Simmons & Smith, 2025).
이 중에서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다른 사례에 옮겨보면 어떨까요?
실제로 몇몇 연구자들은 그렇게 했습니다. McKane과 McCammon(2018)은 2017년 미국에서 일어난 대규모 “여성 행진(Women’s March)” 시위를 연구하면서 Simmons의 통찰 중 하나를 가져왔습니다. 이들은 “어째서 어떤 지역에서는 수만 명이 행진에 참여한 반면, 다른 곳에서는 소규모에 그쳤을까?”를 궁금해했습니다. 분석 결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동일한 불만(grievance)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부여한 의미가 각 지역마다 달랐고, 그것이 참여 규모를 좌우한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McKane & McCammon, 2018). 어떤 이들에게 트럼프 당선은 성평등에 대한 분노로, 또 어떤 이들에게는 인종적 불의나 이민자에 대한 위협, 혹은 경제적 박탈 등으로 다가왔습니다. 불만의 의미가 다변화되면서, 운동 조직자들은 여러 메시지를 조율하느라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주류적 의미(백인 여성들의 성평등 분노)가 부각되자 다른 의미를 중시하던 집단들은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흑인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여성 행진이 덜 조직되는 경향까지 나타났지요 (McKane & McCammon, 2018). 이는 Simmons가 라틴아메리카 사례에서 보인 것과 정반대 양상입니다. Simmons의 경우 물이나 옥수수라는 불만이 공동의 상징으로 작용해 다양한 집단을 묶어냈지만, 여성 행진에서는 불만의 의미가 분산되어 오히려 단결을 어렵게 만든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현상을 관통하는 통찰은 같습니다. “불만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의미 부여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효과가 달라진다.” McKane과 McCammon은 Simmons 이론 전체가 아닌 일부 요소(불만의 의미화라는 요소)를 번역하여 적용함으로써, 겉보기엔 전혀 다른 운동 현상을 더 잘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학자는 Simmons의 통찰 중 (2)와 (3)에 주목했습니다. 요르단을 연구한 Martínez(2022)는 “빵의 정치”라는 책에서, 빵이라는 필수재가 요르단 사람들에게 어떤 공동체적 의미를 지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빵은 단순한 식량이 아니라 국가와 시민 간의 사회적 계약을 상징하는 위치에 있었고, 정부가 제공하는 빵 보조금 정책은 다른 어떤 복지정책과도 다른 정서적 애착과 불안을 유발했습니다 (Martínez, 2022). 시민들은 빵 보조금을 국가가 공동체를 보호하는 상징적 제스처로 여겼고, 그래서 정부가 재정 압박에도 불구하고 유독 빵 보조금을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것이 설명됐습니다. Martínez는 Simmons의 주장 중 “필수재가 공동체 정체성과 연관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시위가 아닌 국가의 복지정책 유지 현상을 설명하는 데 써먹은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옥수수와 물에 관한 Simmons의 일부 통찰이 빵과 복지국가라는 전혀 다른 주제에도 시사점을 준 것이죠. 이처럼 번역적 사고를 통해 이론의 부품들이 다른 맥락으로 옮겨가 새로운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Simmons 본인의 주장 전체를 복제하려 했다면 여성행진이나 요르дан 복지정책과 연결짓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론의 핵심 부속 요소들을 유연하게 적용해보니, 라틴아메리카 농민 시위와 미 대도시의 여성행진, 중동 왕국의 빵 보조금 정책 사이에 뜻밖의 대화가 성립한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적 연결”이야말로 번역이 보여주는 일반화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일반화란 꼭 모든 인과고리가 한꺼번에 복제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유용한 일부 요소들이 돌고 돌아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Flyvbjerg, 2006도 단일 사례에서 얻은 통찰의 일반적 가치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번역은 이론을 구축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 자체를 재고하게 만듭니다. 사회과학 연구법 입문서들은 흔히 “가설 설정 → 자료 관찰 → 가설 검증”이라는 가설연역법을 정석으로 가르칩니다 (King et al., 1994). 하지만 실제 연구 현장에서 새로운 이론은 그렇게 일직선으로만 발전하지 않습니다. Simmons와 Smith는 정치학자들이 종종 “귀추적(abductive) 논리”, 즉 뜻밖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 이론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이론을 만들어간다고 지적합니다 (Tavory & Timmermans, 2014; Schwartz-Shea & Yanow, 2012). 번역이 바로 그런 귀추적 이론 생성을 촉진하고 정당화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번역의 과정에서는 연구자들이 서로의 연구를 읽고 영향을 주고받는 공동체적 대화가 중요합니다. 한 연구자가 자기 사례에서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 안 되는 **“뜻밖의 발견”**을 하면, 그 발견을 가지고 선배 이론과 씨름합니다. 꼭 그 이론을 기각하거나 입증하려는 게 아니라, “이 이론을 내 사례에 맞게 바꿔본다면?” 하고 궁리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이론의 일부 개념을 수정하거나 (예: 새로운 용어를 도입하거나) 아예 연구 질문을 재정식화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이론은 계속 재창조됩니다. 중요한 건, 이때 연구자들이 앞선 이론을 번역해 확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예로, Charles Tilly(1990)의 고전적 주장 “전쟁이 국가를 만든다”를 살펴봅시다.
Tilly는 유럽의 근대국가 형성사를 보며, 끊임없는 대외전쟁 압력이 중앙집권적 근대 국가를 탄생시켰다고 논했습니다. 이후 많은 비교정치 연구자들이 이 아이디어에 매료되어 다른 지역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Tilly의 가설을 엄밀히 검증하려 든 게 아닙니다. 오히려 Tilly 이론의 핵심을 자기 맥락에 번역해보고, 맞지 않는 부분에서 새로운 이론적 통찰을 이끌어냈습니다. 예컨대 Dan Slater(2010)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형성을 연구하면서 Tilly의 “국가 형성에 전쟁 필요” 가설을 내전에 적용했습니다. 동남아의 신생국들은 대외전쟁보다는 내란, 쿠데타, 반란 등 국내 분쟁이 잦았는데, Slater는 이 내부의 전쟁도 국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심지어 내전의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국가 형태가 나타난다는 흥미로운 패턴도 발견했지요. 즉, Tilly라면 “내전은 국가를 분열시킬 뿐”이라 여겼을지 모르지만, Slater는 어떤 종류의 내전은 오히려 국가를 강화한다고 이론을 확장했습니다. 또 다른 학자 Rachel Schwartz(2023)는 Tilly와 Slater의 논지를 중앙아메리카로 가져갔습니다. 과테말라와 니카라과의 내전을 살펴본 Schwartz는, 전쟁이 국가를 강화하기는커녕 국가 내부를 좀먹는 독특한 제도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합니다. 그녀는 이를 “와해적 제도(undermining institutions)”라고 개념화했는데, 내전 시기에 군·경 지도층이 막강한 재량권을 쥐고 비공식적 권력을 휘두른 결과, 전쟁 후에도 공식 제도 바깥에서 부패와 권력남용이 구조화된 패턴을 발견한 것입니다. 요컨대 **“전쟁이 국가에 어떤 제도를 남기는가”**라는 질문에 Tilly, Slater, Schwartz는 각기 다른 답을 내놓았지만, 셋 다 서로의 연구에 기대고 변주하면서 새로운 개념과 이론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누구도 Tilly의 원래 가설을 직접 반증하거나 완전히 일반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Tilly가 유럽에 대해 말한 “외부 전쟁으로 중앙집권화된 국가 탄생”을 이들은 자신들의 지역 맥락에 비추어 해석했고, 안 맞는 부분을 창의적으로 수정하여 새로운 주장을 추가했습니다. 이걸 전통적 기준으로 보면 Tilly의 보편가설을 엄밀히 시험한 것도, 엄격히 말해 일반화한 것도 아닙니다. Slater와 Schwartz는 Tilly 이론의 범위를 국지적으로 한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유럽 바깥에선 통용 안 된다”라고 잘라 말한 게 아니라, 오히려 유럽 바깥에서도 전쟁-국가 관계가 중요한데 양상이 다르다고 했으니까요.) 그렇다고 Tilly의 이론을 폐기한 것도 아닙니다. Tilly의 통찰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켰다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이는 기존의 “가설 검증을 통한 지식 축적” 모델과는 사뭇 다릅니다. 여기서는 지식이 직선적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가 맥락을 넘나들며 변주되고 확장됩니다. 마치 문학 번역자가 언어 간 차이에 부딪혀가며 원작을 새롭게 해석하듯이, 사회과학자들도 사례 간 차이에서 오는 마찰을 통해 원래 이론에 없던 새로운 개념과 이론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지요 (Turner, 1980).
Simmons와 Smith는 이 과정을 “번역”이라 부르자고 제안합니다.
이렇게 보면, 정치학 지식의 진보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집니다. 번역 모델에서 이론 발전의 주된 목표는 새로운 맥락에서 뜻밖의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과 가설을 창출하는 데 있습니다. 이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하나의 거대이론을 향해 성큼성큼 전진한다”는 식의 관점과 다릅니다. 오히려 지그재그로 탐색하며, 각자 만난 풍경을 서로에게 이야기해주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Simmons와 Smith는 많은 연구자들이 이미 암묵적으로 번역을 실천하고 있다고 봅니다 (Simmons & Smith, 2025). 다만 그 동안 이를 적절히 설명하는 용어와 인식이 부족하여,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기여를 충분히 표명하지 못하고 때로 스스로 제약을 걸었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사례연구자가 “내 발견은 이 맥락에 특화된 것이라 다른 데 적용 못 한다”고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 “내 발견 중 이러이러한 부분은 다른 맥락에서도 유사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번역이라는 언어를 사용하면 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의의를 더욱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고, 독자들도 “아, 이 연구의 어떤 요소는 내 관심 분야에도 통할지 모르겠군” 하고 받아들일 여지가 커집니다. 이는 젊은 연구자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입니다. 가령 어떤 박사과정생이 기존 이론과 딱 맞지 않는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을 때, 예전 같으면 “내 결과는 예외적인거라 일반화하기 힘드니 큰 주장을 하면 안 되겠다” 생각하며 위축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번역의 프레임에 따르면 오히려 “이 예외적 사례야말로 기존 이론을 번역해 새 이론을 만드는 기회”가 됩니다. 실제로 사회과학의 획기적 진전은 이런 의외의 사례로부터의 이론 확장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예: 시민혁명 이론에 식민지 혁명 사례를 번역·추가한 Skocpol의 연구 등). 번역은 이러한 연구 창의성을 정당한 지식 생산 방식으로 격상시켜 줍니다.
물론 번역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가져다 붙이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Simmons와 Smith도 “번역의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번역된 주장이 원래 맥락과 새로운 맥락 모두에서 실질적 의미를 가져야겠지요. 언어 번역에도 직역과 의역, 오역의 문제가 있듯이, 연구에서의 번역도 지나친 억측이나 비약은 경계해야 합니다. 번역의 목표는 맥락을 뛰어넘는 상호 이해이지, 맥락을 무시한 무리한 일반화가 아니니까요. 좋은 번역이라면, 원래 사례의 어느 부분이 다른 사례에서 유사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신중히 식별하고, 그 과정에서 빠진 부분이나 달라진 의미는 무엇인지 성찰해야 합니다. Simmons와 Smith(2025)는 번역이 성공하려면 학자들이 각자의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상호간에 소통하려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요컨대 번역은 기술적 공식이기보다는 연구자의 안목과 창의성에 의존하는 작업입니다. 이는 언뜻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많은 질적 연구자들이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이기도 합니다.
Simmons와 Smith의 제안은 오래된 방법론 논쟁들에 대한 신선한 관용구를 제공합니다.
과거에는 양적 vs 질적 진영 간에 “누구 방식이 옳은가” 하는 방법론적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Goertz & Mahoney, 2012; Brady & Collier, 2010). 그러나 최근에는 두 접근의 상호보완성과 다원성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늘었습니다 (Seawright, 2016; Humphreys & Jacobs, 2023). 번역 개념은 특히 질적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학문 공동체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맥락적 깊이와 이론적 확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Locke와 Thelen(1995)이 말했던 “상황에 뿌리박은 비교(contextualized comparison)”를 개별 연구 단계를 넘어 학계 전체의 지식 축적 방식으로 확대하는 셈입니다. 실제로 Simmons와 Smith는 번역을 “맥락화된 일반화(contextualized generalizability)”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맥락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타 사례와 연결된 통찰을 추구한다는 뜻이지요. 또한 번역은 개념 연구자들에게도 함의를 줍니다. 개념을 책상 위에서 추상적으로 발명하는 대신, 각 지역의 현지 개념 사용을 탐구하고 거기서 새 개념을 끌어내는 작업은 비교정치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Schaffer, 2015; Collier & Levitsky, 1997). 번역은 이러한 작업을 더욱 의식적으로 밀고 나갈 언어적 도구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번역은 학문의 이론 구축에 대한 인식 변화와 연결됩니다. 과학적 지식은 직선적으로 누적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대화와 재해석 속에서 진화한다는 통찰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Kuhn의 패러다임 이론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Abbott, 2004; Guzzini, 2013 참조). Simmons와 Smith는 이러한 관점을 정교한 방법론 언어로 구체화함으로써, 특히 질적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연구 행위를 재평가하게 도와줍니다.
더 이상 “나는 통계적 일반화를 못 하니 이론 기여가 약하다” 자격지심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내 연구는 번역을 통해 새로운 이론의 씨앗을 제공한다”는 긍정적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학계의 지적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다양한 맥락의 목소리가 주류 이론과 만날 수 있게 해줍니다. 실제로 세계 정치 현상은 갈수록 복잡하고 지역마다 달라서, 한 가지 설명틀로 모두 풀 수 없습니다. 번역은 다원적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공통의 이해를 넓혀가는 유연한 학문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Simmons와 Smith(2025)가 제안한 “번역”은 사례 연구의 일반화 문제를 새롭게 풀어보려는 야심찬 시도입니다.
언어 번역자의 상상력으로 각기 다른 사례들을 이어주면서, 기존의 일반화 논리에 내재한 딜레마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이 접근법은 개념의 형성, 주장의 범위, 이론의 발전 모든 측면에서 기존 방식과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정치학 연구자들이 꼭 인과 모형의 보편적 타당성이나 추상 이론의 범위만 따질 게 아니라, 한 현장의 통찰이 다른 현장을 비추는 방식에도 주목하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설령 완벽하지 않고 의역에 가깝더라도, 그 불완전성 속에서 새로운 의미와 공명이 탄생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적 접근은 정치학을 비롯한 사회과학 연구를 더 인간적이고 생동감 있게 만들 전망입니다. 여러 문화와 역사 속에서 정치 현상의 언어를 서로 번역해보는 과정은, 우리에게 정치 및 사회에 대한 더 깊고 넓은 이해를 선사할 것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각기 다른 사례들이 서로 대화하며 빚어내는 지식의 합창 속에서 사회과학은 더욱 풍부해질 것입니다.
참고문헌
Abbott, A. (2004). Methods of Discovery: Heuristics for the Social Sciences. New York: W. W. Norton.
Anderson, B. (1983). Imagined Communities: Reflections on the Origin and Spread of Nationalism. London: Verso.
Anderson, B. (1998). The Spectre of Comparisons: Nationalism, Southeast Asia, and the World. London: Verso.
Brady, H. E., & Collier, D. (2010). Rethinking Social Inquiry: Diverse Tools, Shared Standards. Lanham, MD: Rowman & Littlefield.
Cheesman, N. (2021). Unbound comparison. In E. S. Simmons & N. R. Smith (Eds.), Rethinking Comparison: Innovative Methods for Qualitative Political Inquiry (pp. 64–83).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Collier, R. B., & Collier, D. (1991). Shaping the Political Arena: Critical Junctures, the Labor Movement, and Regime Dynamics in Latin America.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Collier, D., & Levitsky, S. (1997). Democracy with adjectives: Conceptual innovation in comparative research. World Politics, 49(3), 430–451.
Coppedge, M., Gerring, J., Altman, D., et al. (2011). Conceptualizing and measuring democracy: A new approach. Perspectives on Politics, 9(2), 247–267.
Flyvbjerg, B. (2006). Five misunderstandings about case-study research. Qualitative Inquiry, 12(2), 219–245.
George, A. L., & Bennett, A. (2005). Case Studies and Theory Development in the Social Sciences. Cambridge, MA: MIT Press.
Gerring, J. (2004). What is a case study and what is it good for?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98(2), 341–354.
Goertz, G., & Mahoney, J. (2012). A Tale of Two Cultures: Qualitative and Quantitative Research in the Social Sciences.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Guzzini, S. (2013). The ends of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y: Stages of reflexivity and modes of theorizing. European Journal of International Relations, 19(3), 521–541.
Hall, P. (2003). Aligning ontology and methodology in comparative research. In J. Mahoney & D. Rueschemeyer (Eds.), Comparative Historical Analysis in the Social Sciences (pp. 373–404).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Humphreys, M., & Jacobs, A. M. (2023). Integrated Inferences.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King, G., Keohane, R., & Verba, S. (1994). Designing Social Inquiry: Scientific Inference in Qualitative Research.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Locke, R. M., & Thelen, K. (1995). Contextualized comparison and the study of comparative labor politics. Politics & Society, 23(3), 337–367.
Mahoney, J., & Goertz, G. (2006). A tale of two cultures: Contrasting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research. Political Analysis, 14(3), 227–249.
Martínez, J. C. (2022). States of Subsistence: The Politics of Bread in Contemporary Jordan. Stanford, CA: Stanford University Press.
McKane, R. G., & McCammon, H. J. (2018). Why we march: The role of grievances, threats, and movement organizational resources in the 2017 Women’s Marches. Mobilization, 23(4), 401–424.
Merton, R. K. (1996). On Social Structure and Science. Chicago, IL: University of Chicago Press. (Original work published 1949)
Przeworski, A., Alvarez, M. E., Cheibub, J. A., & Limongi, F. (2000). Democracy and Development: Political Institutions and Well-Being in the World, 1950–1990.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Sartori, G. (1970). Concept misformation in comparative politic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64(4), 1033–1053.
Schaffer, F. C. (2015). Elucidating Social Science Concepts: An Interpretivist Guide. New York: Routledge.
Schwartz, R. A. (2023). Undermining the State from Within: The Institutional Consequences of Civil War.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Schwartz-Shea, P., & Yanow, D. (2012). Interpretive Research Design: Concepts and Processes. New York: Routledge.
Seawright, J., & Gerring, J. (2008). Case selection techniques in case study research: A menu of qualitative and quantitative options. Political Research Quarterly, 61(2), 294–308.
Simmons, E. S. (2016). Meaningful Resistance: Market Reforms and the Roots of Social Protest in Latin America.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Simmons, E. S., & Smith, N. R. (Eds.). (2021). Rethinking Comparison: Innovative Methods for Qualitative Political Research.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Simmons, E. S., & Smith, N. R. (2025). How cases speak to one another: Using translation to rethink generalization in political science research.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119(?),(Forthcoming), 1–13. https://doi.org/10.1017/S0003055425000140
Slater, D. (2010). Ordering Power: Contentious Politics and Authoritarian Leviathans in Southeast Asia.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Small, M. L. (2009). ‘How many cases do I need?’ On science and the logic of case selection in field-based research. Ethnography, 10(1), 5–38.
Smith, N. R. (2019). Contradictions of Democracy: Vigilantism and Rights in Post-Apartheid South Afric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Tavory, I., & Timmermans, S. (2014). Abductive Analysis: Theorizing Qualitative Research. Chicago, IL: University of Chicago Press.
Tilly, C. (1990). Coercion, Capital, and European States, AD 990–1990. Cambridge, MA: Basil Blackwell.
Turner, S. P. (1980). Sociological Explanation as Translation.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Wedeen, L. (2004). Concepts and commitments in the study of democracy. In I. Shapiro, R. M. Smith, & T. E. Masoud (Eds.), Problems and Methods in the Study of Politics (pp. 274–306).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