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산업에 들어가는 돈은 '투자성 진짜 돈'인가 (2025.10 작성)
AI 산업은 지금 “초대형 놀이공원을 짓는 중”이다.
놀이기구(데이터센터·GPU)를 먼저 엄청나게 사서 짓고(CapEx), 표를 미리 파는 계약(장기 매입약정·리스)으로 비용을 묶어둡니다. 여기에 놀이공원 주인·기계 납품업체·티켓 판매사가 서로 고객이면서 투자자이자 돈을 빌려주는 사이로 얽혀 있어요. 잘 굴러가면 성장이 빨라지지만, 어느 한 곳에서 매출이 꺾이거나 자금이 막히면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국제금융센터, 2025)
1)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나?
설비투자 폭증: 데이터센터와 GPU 같은 인프라에 수백조 원 규모의 돈이 들어가고 있어요. 이유는 “AI 서비스를 빨리 키우려면 일단 기계부터 깔아야 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국제금융센터, 2025)
서로가 서로의 돈줄:
빅테크가 AI 모델 회사에 지분 투자와 *클라우드 이용권(크레딧)*을 줍니다.
AI 회사는 그 돈으로 다시 그 빅테크의 클라우드·GPU를 삽니다.
칩 회사는 큰 고객(데이터센터 운영사 등)이 미리 많이 사도록 **할부·보증 형태의 지원(벤더 파이낸싱)**을 합니다.
→ 이렇게 매출-투자-신용이 한 묶음으로 순환합니다. (국제금융센터, 2025)
‘미래에 반드시 살게요’ 계약 증가:
장기 매입약정(앞으로 몇 년간 얼마치 사겠다 약속)과 장기 리스(데이터센터를 임차)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경기가 식거나 수요가 예상보다 덜 나오면 고정비 폭탄이 됩니다. (국제금융센터, 2025)
눈에 덜 보이는 조달(사모대출·SPV):
프로젝트별 *SPV(특수목적법인)*를 세워 *부외(본체 장부 밖)*로 돈을 빌려 인프라를 짓고, 원회사는 장기로 임차해서 쓰는 구조도 확산 중.
장점: 빠르게 큰 설비를 마련 가능.
단점: 구조가 복잡하고 리스크가 어디에 있는지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 (국제금융센터, 2025)
2) 왜 위험할 수 있나? (쉽게 말해 “연쇄 반응”)
한 군데가 삐끗하면 줄줄이 흔들릴 수 있어요.
수요 둔화 → 약정은 남음: 매출이 꺾여도 장기 계약·리스는 계속 돈이 나갑니다.
얽힌 관계의 전염성: 고객이 줄면 공급업체 매출이 줄고, 그 회사에 투자한 다른 파트너의 지분 가치와 현금흐름도 흔들립니다. (국제금융센터, 2025)
학계의 기본 원리로 봐도 비슷한 경고가 나와요:
과잉투자 경고: 돈이 쉽게 돌면 필요 이상으로 크게 지을 유인이 생깁니다. (Jensen, 1986)
정보 비대칭: 계약이 복잡할수록 외부에서 실제 이익을 읽기 어렵고 과대평가 위험이 커집니다. (Myers & Majluf, 1984)
네트워크 전염: 연결이 촘촘할수록 충격이 빠르게 퍼질 수 있음. (Allen & Gale, 2000)
3) 회계·공시에서 무엇이 헷갈리나?
매출을 ‘얼마로’ 잡을까?
서로 크레딧을 주고받거나 수익을 나누는 계약에선, 내가 **주인(Principal)**인지 **중개인(Agent)**인지에 따라 매출 규모가 달라집니다. (ASC 606/IFRS 15)
약정·리스는 어디에, 어떻게 보이나?
장기 매입약정, 미이행 계약(RPO), 데이터센터 리스는 주석이나 각주에 흩어져 표시되는 일이 많아요.
투자자는 만기 구조, 해지·가격 조정 조항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국제금융센터, 2025)
SPV(부외) 구조: 통제·위험 귀속에 따라 연결 범위가 달라져 겉으로 보이는 부채가 실제 위험을 다 반영하지 않을 수 있어요.
4) 우리(정책·투자자·시민)는 무엇을 보면 좋을까?
정책·감독 쪽
한눈에 보는 “익스포저 지도” 만들기:
고객-공급자 상호투자, 장기약정, 리스, 보증·신용공여가 어떻게 서로 연결됐는지 네트워크 그림으로 공개하도록 유도.
스트레스 테스트:
“수요가 20~30% 덜 나옴” 같은 시나리오로 연쇄 충격을 점검.
보험·사모대출 점검:
장기자산-부채 미스매치(ALM) 위험을 따져보기.
투자자·시민 쪽(체크리스트)
“누구와, 얼마나, 언제까지 묶였나”를 보세요.
장기 약정·리스 규모와 만기
고객 집중도(Top-1/Top-5가 전체에서 몇 %인지)
SPV·사모대출 등 부외 구조의 빚 성격
벤더 파이낸싱(공급업체의 할부·보증) 의존도
매출 인식이 보수적인지(중개인 방식인지, 주인 방식인지)
해지·재협상 옵션이 누구에게 유리한지
5) 쉽게 보는 용어풀이
CapEx(설비투자): 공장·장비·데이터센터 등 오래 쓰는 자산에 쓰는 돈.
장기 매입약정/미이행 계약(RPO): 앞으로 반드시 사거나 팔기로 한 물량·금액 약속.
리스(임차): 자산을 빌려 쓰면서 장기간 사용료를 내는 계약.
벤더 파이낸싱: 공급업체가 고객에게 할부·보증 등으로 구매 자금을 도와주는 것.
SPV(특수목적법인): 특정 프로젝트만 맡는 별도 법인.
부외(off-balance): 본체 재무제표 밖에서 이뤄지는 조달·계약.
소결
AI는 커다란 약속을 실현하려고 먼저 인프라에 크게 베팅하는 산업이다. 이 구조는 성장 속도를 높여주지만, 약정·리스·서로 물고 물리는 투자와 신용 때문에 한 군데 흔들리면 파급이 커지는 면도 있다.
→ 핵심은 투명성입니다. “무엇을, 얼마에, 언제까지, 누구와 약속했는지”를 명확히 보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다. (국제금융센터, 2025)
출처
국제금융센터. (2025.10.24). 최근 AI 기업들의 투자·조달 구조에 대한 논란 및 시사점.
Myers, S. C., & Majluf, N. S. (1984).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Jensen, M. C. (1986). American Economic Review.
Allen, F., & Gale, D. (2000).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FASB ASC 606 / IFRS 15(매출 인식), IFRS 16(리스) 가이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