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date: Mar 02, 2016 1:27:27 AM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가 WTO(세계무역기구)와 FTA(자유무역협정)가 중심이었던 국제무역질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무역질서의 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나라가 가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경연
일본, 미국·호주산 쌀 TRQ 제공, 쇠고기 관세 감축
이미 10개국과 FTA…가입 시점 등 신중한 검토 필수
후발참여희망국으로 가입을 서두르게 된다면 쌀 수입 확대 등 농업을 비롯한 상대적으로 비교열위에 있는 분야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0일 ‘TPP타결, 농업분야 협상결과와 시사점’을 통해 이런 우려를 표했다.
이상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글로벌협력연구부 부연구위원 등은 TPP에 대한 시사점을 통해 “농업분야의 공개된 협상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관세를 감축 및 철폐키로 했다”며 “각국의 초민감품목에 대해서도 TRQ(저율관세할당물량)를 제공하는 등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TPP협상의 결과, 일부 민감품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관세를 철폐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된 품목들도 TRQ신설 또는 증량을 통해 추가적인 시장개방을 하도록 했다. 아울러 이번 협상에서 일본사례를 비춰봤을 때 우리나라가 TPP를 가입할 경우에도 농산물 분야의 시장개방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란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SPS(위생 및 검역), 수출보조금, TRQ관리방안 등 농업분야와 관련된 규범분야에서도 기 체결된 FTA나 WTO규정보다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민감해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결과를 살펴보면, 일본은 쌀에 대해 관세감축 대신 TRQ를 이해당사국들에게 제공키로 했다. 즉, 미국산 쌀에 대해 7만톤, 호주산 쌀에 대해 8400톤의 TRQ를 제공키로 했다.
협상발효 즉시 미국산 쌀 5만톤, 호주산 쌀 6000톤의 TRQ를 제공하고, 13년에 걸쳐 각각 7만톤과 8400톤으로 증량하는 것이다. 또한 일본은 치즈나 낙농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철폐하거나 TRQ를 제공키로 했다. 아울러 일본은 쇠고기 역시 현행 38.5%의 관세를 TPP협정 발효 즉시 27.5%로 감축하고 이후 16년에 걸쳐 9%까지 감축키로 했다.
따라서 이상현 부연구위원 등은 “일본의 사례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가 TPP가입 시에도 쌀에 대한 쿼터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의 쌀 수급상황을 고려했을 때 쿼터의 증량은 국내 쌀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 하에 수용 가능한 마지노선을 미리 설정하고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미국, 호주 등 TPP참가국 중 10개국과 이미 FTA를 체결했다. 따라서 TPP가입시점도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현 부연구위원 등은 “TPP협상이 타결됐지만 국가별 비준이 완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나라는 국내외 여건을 고려해 가입비용과 사회적 갈등 최소화방안을 마련한 후 가입협상을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