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02] 2010.02.05 빛의 신비

2010년 02월 05일 - [(홍)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빛의 신비

1단 예수님께서 세례받으심을 묵상합시다.

2단 예수님께서 가나에서 첫 기적을 행하심을 묵상합시다.

3단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심을 묵상합시다.

4단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심을 묵상합시다.

5단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심을 묵상합시다.

오늘의 말씀 (마태 3,13-17)

세례를 받으시다 (마르 1,9-11 ; 루카 3,21-22)

13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려고 갈릴래아에서 요르단으로 그를 찾아가셨다.

14 그러나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 하면서 그분을 말렸다.

15 예수님께서는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요한이 예수님의 뜻을 받아들였다.

16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그분께 하늘이 열렸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7 그리고 하늘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나눔거리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빛의 신비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묵상하는 신비입니다. 그 첫번째 단은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게 되는 모습입니다. 그때 하늘에서 들리던 음성이 바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세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존재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도 우리와 같이 세례를 받으심에 큰 위로를 얻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요?

사람의 마음이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강한 권력이나 카리스마에서 나오는 것 같지만 우리의 삶을 되 돌아보면 높은 사람 (윗 사람)의 낮은 자세에서 오히려 더 큰 변화가 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높은 사람이 혹은 윗 사람이 자신의 약점이나 인간적인 모습을 인정하며 사과를 청할 때 그 용기과 겸손에 감동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공생활의 처음을 용기와 겸손으로 시작했듯이 우리도 그 용기와 겸손의 옷을 입고 이 삶을 살도록 파견되어진 것이 아닐까요.

나를 인정해달라고 그리고 내가 하는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해 "나는 누구다..." 라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내가 누구임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예수님을 따르는 길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아버지야" 라며 자식들에게 소리지르며 내 뜻을 따르라고 행동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묵묵히 아버지의 사랑을 전해주어서 아들 딸들이 "나의 아버지"임을 자랑할 수 있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정말 '마음에 드는'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에 든다... 라는 말은 참 설레이면서도 흥분되는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들기 위해 자신이 아닌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운 '나'를 만들기 보다는 예수님이 보여주셨던 겸손과 용기의 옷을 입고 실천해 간다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하느님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에게 '마음에 드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얼마나 설레이고 멋진 말인가요.

오늘의 기도문

나의 주님,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내 앞에 놓여 있는 길을 보지 못합니다.

그 길이 어디에서 끝나는지 확실히 모릅니다.

내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을 기쁘게 하려는 나의 갈망 실로 당신을 기쁘게 한다는 걸 믿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는 모든 일에서 그런 갈망 갖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만일 내가 이렇게 한다면, 당신께서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시리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비록 그 길에 관해 내가 전혀 모른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언제나 당신을 신뢰할 것입니다.

내가 길을 잃고 죽음의 그림자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한결같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나만 홀로 위험에 직면하게 내버려두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 토마스 머튼, '주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는 고백'

:: 매번 9일기도를 시작하면 빛의 신비를 바치고 꼭 꺼내어 보는 기도문입니다.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용기와 겸손은 분명 존재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깊은 갈망과 신뢰로부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 세례 받으시는 모습의 설레임을 이 기도문을 볼 때마다 느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