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산
(캐나다 밴쿠버, 호텔 유럽/아이언 빌딩)
유지산
(캐나다 밴쿠버, 호텔 유럽/아이언 빌딩)
캐나다 밴쿠버의 호텔 유럽을 보면 생각하게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틀린 것은 없는지. 6학년 때 캐나다에 가족 여행을 다녀 왔다. 캐나다에서 오랫동안 못보던 지인들과 친구들을 만났고, 아름다운 호수와 산을 보았다. 그런데 여행을 다녀 와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오랫만에 만난 친구가 아닌 한 건물이었다. 캐나다 서부를 여행한 우리 가족은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다녔는데, 파월 스트리트가 그중 하나였다. 차를 타고 파월 스트리트에 도착해서 먹을 것도 사먹고, 좀 걷다 보니 한 건물이 보였다. 그 건물은 보통 건물과는 다르게 삼각형 모양이었고, 그 건물을 기준으로 도로가 둘로 나뉘었다.
건물을 좀 보다가 보니 케이크 조각 처럼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관광 책을 보며 그 건물에 대한 설명을 했지만, 나는 한 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리면서 멍을 때리고 있었는데, 문득 내가 옳다고 생각하던 것 중 하나가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건물은 사각형 모양이다.’ 라는 생각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건물은 참 여러가지 모양으로 지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때 당시에 나는 건물은 죄다 사각형 모양으로 지어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나는 한 가지의 생각이 더 들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과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전부 옳은 것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누군가와 의견 차이가 있거나, 서로의 생각이 다를 때, 기억한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이 간단하지만 중요한 태도를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한 건물, 호텔 유럽을 보면서 깨달았다.
우리는 자신이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 생각이 쓸모 없는 것이 아니다. 이런 태도도 있어야한다. 하지만 내가 항상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면 간단한 의견차이에도 상대방과 내가 모두 기분이 상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 때부터 나는 누군가와 의견차이가 생기거나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호텔 유럽을 떠올리며 생각한다. “내가 맞을 수도 있지만 저 사람의 생각도 맞을 수 도 있어.”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나는 상대방과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생각한다. 건물이 삼각형 모양일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