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프랑스 파리, 디즈니랜드)
김고은
(프랑스 파리, 디즈니랜드)
프랑스 파리를 떠올리면 어렸을 적, 순수했을 시절의 내가 생각난다. 파리는 어린시절 나에게 있어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에펠탑이 있는 도시였고, 내가 어렸을 적 가장 가고 싶어 했던 장소인 디즈니랜드가 있는 도시였다. 특히 어린 날의 나에게 디즈니랜드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어떻게 사람이 아닌 건축물에게 동경의 대상이라는 표현을 쓰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어린 나는 디즈니 랜드를 동경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성을 그대로 재현한 외관, 아기자기 알록달록한 마을과 장소들로 이루어진 내부. 디즈니랜드의 사진을 볼 때마다 저 곳은 정말 동화 속 세상 같다고 느꼈고 이것은 동화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 같은 삶을 살고 싶었던 나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많고 많은 디즈니랜드 중에 파리 디즈니랜드에 가장 가고 싶어했던 이유는 이 곳에 있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성 때문이었다. 성 안에 있는 또 다른 성을 보고는 마음을 홀라당 뺏기어 버렸던 것 같다. 나는 자주 부모님에게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다고 때를 쓰곤 했다. 디즈니랜드에 간다면 내가 동화속의 주인공이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디즈니랜드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채로 나의 유년 시절은 마무리 되고 말았다. 갈수록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보고 싶다는 나의 바람은 다른 현실적인 생각들로 채워졌고 중학교에 들어 오고 나서는 디즈니랜드에 가보고 싶다는 나의 바람은 우선 순위 아래 쪽으로 점점 밀려 내려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잊지는 못하였다. 늘어난 공부량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나의 어깨를 짓눌렀고 이런 상황에서 동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바보같은 일에 가까웠다.
이렇게 어린시절 순수했던 나의 동심은 빛을 바래 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를 찾는 여행’이라는 사회 프로젝트를 받게 되었다. 가고 싶은 세계 도시에 대해서 에세이 또는 설명문을 써야 하는 과제였고 과제의 내용을 읽자마자 어린 시절에 정말 간절하게 가고 싶어했던 파리의 디즈니랜드가 떠올랐다. 사회 프로젝트의 주제를 파리 디즈니랜드로 정하고 오랜만에 디즈니랜드에 대해서 찾아보았는데 이 곳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나의 동심은 빛 바래서 점점 자그만해져 가고 있는데 디즈니 랜드는 변함없이 그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월트 디즈니가 말한대로 성장을 거듭해 중학생이 되어 버린 나에게 향수와 동심을 불러일으켰다. 정말 오랜만에 동화 속 세상에 들어 가서 주인공이 되어 보고 싶다는 나의 바람이 다시 떠올려졌다. ‘아, 어린 시절의 나는 저렇게 순수한 꿈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불현듯 두 가지의 질문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도 저렇게 순수해질 수 있지 않을까? 오래 전에 잃어버린 동심을 다시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디즈니랜드는 나에게 이에 대한 해답을 주었다. 답은 ‘할 수 있다’였다. 이제는 어릴 적 잃어버린 동심과 많은 나의 꿈들을 다시 찾아가려고 한다. 이것은 바보 같은 짓이 아니다. 다만 나다운 나에 한 발자국 가까워지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