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아
(스페인 라코루냐, 산티아고 대성당)
신수아
(스페인 라코루냐, 산티아고 대성당)
산티아고는 스페인 왕국, 갈리시아의 중심지이다. 스페인 북서부의 라코루냐 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이 도시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고 부릅니다. 1985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옛 시가지’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점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이 위치하고 있으며, 이 순례길을 걷기 위해 9세기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와 음식점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갈리시아 지방은 고대 시대의 이리아 플라비아라는 히스파니아 식민 도시가 자리잡은 곳이었습니다. 야고보는 서기 44년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 사도들 중 제일 먼저 순교하기 전, 예수의 말씀인 ‘땅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유지를 이어 당시 로마 제국의 최서단인 히스파니아의 이리아 플라비아까지 가서 선교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 후 예루살렘에서 순교한 뒤, 그를 따르던 최대 교회 신자들은 박해를 피해 그의 유해를 보존하려고 했습니다. 13세기의 작품인 야코부스의 황금전설에 따르면, 야고보의 두 제자가 해안에 마련된 배에 사도의 유해를 싣고 그가 마지막으로 선교한 이리아 플라비아 지방에 도착해 그곳에 안장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서기 814년 은수자 성 펠라지오가 한밤중에 멸빛이 들판 위에서 기묘하게 춤추는 현상을 보고는 가 봤더니 야고보의 무덤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스투리아스의 알폰소 2세는 유해를 봉안하기 위해 성당 건축을 시작해 829년 첫 기념 성당 건물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해적들의 약탈로 도시가 파괴되면서 콤포스텔라 성채로 유해와 성당을 옮기게 되어 알폰소 3세의 명령에 따라 879년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세워지게 되어 지금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의 전신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1075년 성당을 재건하면서 이전보다 더욱 크게 지어 1211년 마침내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대성당은 시대가 지나게 되면서 유행했던 다양한 양식의 장식들이 덧붙여졌는데, 지금의 바로크 양식의 외관과 인테리어는 18세기에 확립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유럽의 열 루트로 출발해 최종적으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도착하는 도보순례입니다. 이 순레길의 상징은 가리비와 노란 화살표로, 길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순례길의 루트에는 프랑스 루트, 스페인 루트, 마드리드 루트 등이 있다고 합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성지순례가 목적이 아닌, 800km를 일주하며 세계 각국에서 이 길을 걷기 위해 온 사람들을 만나고, 친목을 다지며 내적인 평화를 찾는 느낌이 강합니다.
예전부터 산티아고 순례길과 함께 대성당을 다녀오며 걷는 그 시간동안 나를 찾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길을 걸을 때 마다 생각이 비워지고 맑아지는 그런 경험을 개인적으로도 한 번 더 느껴보고 싶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다시 저를 찾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