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경제'를 다루어야 하는가?
경제교육이 필요함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어떻게'에 대한 부재와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관으로 인한 교육의 부담감은 경제교육을 교실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반면 아이들에게 '경제'란 어려울까? 의외로, 아이들은 '돈'을 좋아한다. 그 동안 경제인임에도 경제에 참여해 볼 경험이 적었다는 것! 그 간극을 경제프로젝트를 통해 채워보자. 이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경제를 보는 눈(관점)을 가지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를 보는 관점이란, 교환(효용-비용=편익), 상호 작용,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행동으로서 나타난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 흐름, 돈의 흐름, 가격 원리와 시장경제를 체험하여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1학기 6학년 교육과정의 전체 맥락인 민주주의 교육도 경제법 개선과 학급회의를 통해 이루어진다. 자유로운 선택과 능력을 겸할 수 있는 의미의 경쟁을 넘어서 서로를 존중하며, 타협과 이해로 나아가는 <MASTER OF MONEY 프로젝트>를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 나갔다.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변화
1,000원을 그냥 생각 없이 쓰던 모습에서 '이 천원을 어떻게 하면 효용있게 쓸까?'로 따져보며 생각하기
자신에게 맞게 돈을 쓰기 :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환경, 인권, 행복 등)를 알기
- 돈의 환산 뿐만 아닌, 자기 행복의 가치까지 고민하기(현명한 소비, 경제활동)
※ 돈을 최고로 많이 모아야지!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부자가 되는 것이 모두의 목표는 아닙니다!
관련 교과 및 성취기준
(사회) 2.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6사06-01] 다양한 경제활동 사례를 통해 가계와 기업의 경제적 역할을 파악하고, 가계와 기업의 합리적 선택 방법을 탐색한다.
[6사06-02] 여러 경제활동의 사례를 통하여 자유경쟁과 경제 정의의 조화를 추구하는 우리나라 경제체제의 특징을 설명한다.
[6사06-05] 세계 여러 나라와의 경제 교류 활동으로 나타난 우리 경제생활의 변화 모습을 탐구한다.
[6사06-06] 다양한 경제 교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가 다른 나라와 상호 의존 및 경쟁 관계에 있음을 파악한다.
(국어) 매체를 이용한 발표
[6국01-04] 자료를 정리하여 말할 내용을 체계적으로 구성한다.
[6국03-04] 매체 자료를 활용하여 내용을 효과적으로 발표한다.
(창체) 자율활동(자치·적응활동) / 미술 / 도덕 / 실과 등
우리학교 핵심 역량으로 바라 본 프로젝트
경제라는 소재에서 필수적인 것은 돈 관리 역량, 그리고 자기 조절력이다. 꾸준하게 가계부를 관리하는 것, 그리고 소비자로서 또 기업가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경험한다.
학생들이 경험하지 못한 '경제'에 대한 다양한 사안들을 다루며, 교실 속 경제 체제로 인해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탐구하여 해결해나간다. 특히 기업을 세워 창업을 해내는 프로젝트는 창의적 사고 능력이 가장 크게 발현하는 장면이다.
'경제 시민'으로서 교실의 경제 활동에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갈등 해결 방안을 실천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경제 민주 시민 회의'를 통해 갈등 조절 경험을 겪게 될 것이다.
프로젝트 흐름 한 눈에 보기
교실 속 경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 운영흐름으로, 나라 세우기, 돈, 은행(금융기관), 기업, 부동산, 가치를 주제로 프로젝트의 흐름이 진행된다. (1학기의 반성으로, 처음 계획했던 경제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고 생각보다 학생들이 기업 단계에서 흥미도가 높아 4,5단계를 실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열화로 2학기에도 이어서 하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세부적인 프로젝트 학습 과정을 정리하면 [지식 및 기능 학습]-[계획]-[실천]-[반성]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단계를 따르고 있어 체험을 잡으면서 개념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M.O.M 프로젝트 활동의 실제
0 단계 나라 세우기 활동에서는 각 반이 '나라'가 됨을 공표하고, 각 나라 별로 국기, 건국 스토리, 상징을 협의하고 선택한다. 이는 우리 반 단위가 새로운 경제, 정치 체제를 가지게 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게 되어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또 경제인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 끝없이 고민하기 시작한다. 국기가 정해지면 자랑스럽게 교실 앞 이름표에 붙인다.
1 단계 돈 활동에서는 각 반의 화폐를 정하고, 반 안에서 어떤 경제 생활을 실천하게 되는지 탐색하는 단계이다. 화폐를 정할 때는 나라의 대표 이미지를 잘 활용하게 되는데, 1반의 경우 작약, 2반은 소, 3반은 (놀랍게도) 담임 선생님이 그 반의 상징이 되어 화폐에 얼굴을 올렸다. 😎✌ 이렇게 화폐가 발행되면 교실 속에서는 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고, 교실 매점에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활동에는 '세금'이 있다. 우리도 '세금내는 아이들'이다!
학생들은 모든 경제 활동에서 수입과 지출을 구분하여 가계부를 적어야 한다. 이런 자기 관리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재무관리사'가 정기적으로 체크 해 돕고 있다.
교실 속 다양한 소비를 위해서 혜택권 가게와 교실 매점을 운영했다. 무엇을 얼마나 살까?하며 고민하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달콤하다. 고민 끝에 하나 구입!
교실 기자단들은 학생들의 경제 활동을 교사들보다 더 자세히 관찰하여 기록한다. 선생님도 모르는 새에 일어난 갈등들과 논의점들은 각 반 신문에서 확인하자!
임금과 세금, 그리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건들의 정정한 가격을 얼마일까? 공급자, 수요자들이 생각하는 가격에 대해서 고민해보았다. 통계를 활용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평균, 중앙값의 가격을 얼마인지 알아보고, 토의를 통해서 최종적인 시장 가격을 결정하였다. 이러한 가격은 주마다 경제 회의를 통해서 변경되었고 수시로 거래 당사자들이 기준 가격을 참고하여 스스로 협상하여 가격을 올리기도 내리기도 하였다.
2단계 은행에서는 각 나라에 '금융기관'이 생긴다. 은행에 저금을 하면 주 10%의 이자를 받을 수도 있어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주 솔깃한 정보다. 직업으로 은행원을 뽑아 운영하자, 교실 매점에서 서성거리다가도 은행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아이들이 부쩍 많아진다. 돈의 양이 조금 쌓인다. 실과 시간을 활용하여 교실 화폐를 보관할 지갑도 만들어 본다.
3단계 기업에서는 각 나라에 '기업'의 기회를 준다. 4학년에서는 생산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6학년의 교육과정에서는 경제 주체를 중심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 '기업인'의 마인드를 갖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포인트다. 사업계획서를 뽑아 CEO를 뽑고, 이력서와 면접으로 고용(취업)을 하면 사업체가 꾸려진다. 아이들이 구입할 재료는 각 기업의 자본금을 기반으로 구입할 수 있다.
회사명과 주제 정하기
창업 동기와 비전 논의
창업화 추진 계획
손익계산서와 반성
적극적 사회화의 과정도 경험하다, <경제 학급회의>
사례① 정규직 vs 비정규직
경제 프로젝트 활동 중 직업은 소득을 얻는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교실에서 직업은 한정되어있다. 경쟁을 통해 직업을 얻게 되기도 하지만, 직업을 얻지 못하거나 잃는 경우도 발생한다. 직업이 없는 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비정규직)으로 소득을 얻게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비정규직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동의 댓가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정규직과 큰 차이가 없는 일을 하는데도 왜 우리는 같은 임금을 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였다.
이러한 문제제기로 인해 경제 학급회의가 열렸다.
경제 학급회의에서 비정규직은 임금이 너무 적어 생활하는데 힘들다고 토로했으며 우리도 조금 더 높은 임금을 받길 원했다. 그러나 정규직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자신들은 힘들게 직업을 얻었는데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다니... 뭔가 그것 또한 역차별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날카로운 토론이 오갔다.(정규직에 대한 역차별 문제) 지금보다 임금 수준을 올려주면 문제가 해결될까? 학생들은 조금 생각해보더니 그러면 오히려 돈의 가치가 떨어질 것에 대한 걱정을 하였다.(인플레이션) 이러한 다양한 토론이 오간 후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의외로 재미있는 반응이 나왔다. 정규직인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한 비정규직의 고통을 알게되었다거나, 비정규직 입장에서도 자신이 정규직과 동일한 대우를 원하는 것은 아니나 조금 더 다양한 아르바이트 기회와 업무 강도에 따른 단계적인 보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또한 기존의 동일한 세금을 징수하는 것보다(조세의 역진성 문제) 소득에 따라 다른 세금을 부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조세 정의, 정부에 의한 재분배)
사례②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회의들
백수이기 때문에 혜택을 줘야한다는 아이의 주장에, 그러면 모두가 백수가 되지 않을까? 하며 실업급여 제안을 거절. 직업을 더 추가하여 고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 되었다.
아이들의 변덕으로 있던 회사가 하루 아침에 망해서, 길거리에 갑자기 나앉은 학생들이 생겼다! 퇴사와 입사가 너무 쉬웠던 것이 그 이유라는 결론이 생겨 '근로계약서'를 적기로 논의하여 해결!
사례③ 경제 신문에서 논의를 확인하세요!
경제프로젝트 기간 동안
매주 기자, 사진기자, 편집장이 학급에서 일어나는 경제 활동 에피소드나 학급회의, 학급에서 논의 해야 할 만한 문제를 제시하는 기사를 쓰고 편집하여 학생들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발행하여 교실에 게시하였다.
프로젝트 성찰
프로젝트를 함께 한 선생님들의 후기
무엇보다도 이 프로젝트를 함께 경험한 선생님 이시라면 아이들이 '돈과 경제에 관심이 크다'는 사실에 공감하실 것입니다. 즉, 경제 프로젝트의 가장 큰 장점은 학습자로 하여금 '몰입'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준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소비자, 기업가, 노동자, 경제 시민으로서의 역할에 푹 빠지게 됩니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기준을 가지고 소비자 레포트를 적기도 하고, 기업가와 노동자가 되어 이윤 창출과 동시에, 노동 환경의 개선과 불필요한 자원은 소비하지 않는 등 경제 윤리의 관점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의 적극성을 기반으로 우리는 새로운 교사가 됩니다. 학생들의 논의에 중립적인 개입을 하여 논의조차 오케스트라로 만들고, 학생들의 상상을 성공 경험으로 이끌기 위해서 좀 더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세부정인 정보를 살짝 알려주기도 하는 서포터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어른의 바라봄은, 이 시대를 이끌어 갈 미래, 즉 우리 아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경제 환경과 시민의 모습들을 지금 바로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경제를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처럼 만들었다는 것(gamification), 그리고 실제 경제 시스템의 구조를 어느 정도 유사한 구조로 복제해서 교실에 도입했다는 점(사회과 교육에서의 isomorphism)에서 이 프로젝트는 엄청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칫 어렵고 낯설 수 있는 경제를 재미있고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고, 학생들이 실제로 그들에게 제공된 워크북의 다양한 자료를 스스로 꼼꼼하게 읽으려고 노력했다는 점 또한 기억에 남는다. 또한 학생들 나름대로 자신의 취미나 특기, 관심사를 살려 기업활동을 한 것은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진로교육으로서 가장 완성도 높은 활동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경제교육이 지루하고 어려운 용어들이 많은 수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경제 프로젝트는 게임형식을 빌려 한 분야의 마스터가 되어보는 수업으로 고안하여 학생들이 좀 더 흥미있고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러 일으키는 수업이었다. 학생들은 한 분야의 마스터가 되고자 실제 경제활동과 유사하게 월급을 받는 직업을 가지고 가계부를 쓰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모습이 실제 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을때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아쉬웠던 점은 선생님들이 생각했던것 보다 경제교육, 활동에 시간이 오래 걸려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여 학생들이 더 하고 싶어하는 경제활동(부동산 분야)을 아쉽게 마무리 했어야했다. 다음에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경제 프로젝트를 한다면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필요한 경제적 요소들을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도움이 더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