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루이스의 편지쓰기에 대해서!
루이스의 편지쓰기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니 쉽지 않은 주제이더군요. 우선 그의 저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워낙 유명하기에 그 도서명에 “편지”라는 단어가 있어서 루이스의 편지쓰기에 대해서 검색을 하면 그 책에 대한 검색결과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이 가장 큰 장애였습니다. 하여튼 우여곡절 끝에 몇 가지 좋은 자료들을 찾아서 짧은 토막을 책 뒷부분의 “발행인의 말”에 아래와 같이 넣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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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독자가 탁월한 기독교 변증가요 위대한 작가, 또는 영문학자와 비평가`로서 C. S. 루이스는 잘 알고 있지만, 방대한 양의 편지를 쓴 ‘서신 작가(letter writer)로의 그의 면면은 별로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루이스의 편지를 모은 세 권짜리 서간집에는 편지가 대략 3,700통이나 실려 있다. 루이스를 연구한 조엘 헥(Joel Heck)에 따르면, 그는 평생 대략 3만 통의 편지를 쓴 것으로 보인다 (그의 형 워렌이 타이핑한 것만 12,000통이 넘는다). 루이스는 이미 1947년부터 아침마다 편지를 쓰는 데 한두 시간씩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2주간의 휴가를 다녀왔더니 60통의 편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거나, 휴가 다녀와서 그간에 쌓인 편지에 답장하는 데 9시간이 걸렸다는 기록도 있다.
단순한 팬레터는 그냥 무시할 법도 한데, 그는 받은 편지에 가능한 한 모두 답장하려고 애썼다. 관절염으로 펜대를 잡기 힘든 상황에서도, 비록 아주 짧은 답장이더라도 말이다. 그는 1955년에 『예기치 못한 기쁨』(홍성사, 2003, 208)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행복한 생활의 본질은 편지가 거의 오지 않아 우체부의 노크 소리를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데 있다. 그 축복받은 시절에 나는 일주일에 단 두 통의 편지만 받아 답장을 썼다.
루이스에게 있어 편지를 쓰는 일은 하나의 섬김이자 돌봄이며 목회였다. 클라이드 킬비가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루이스는 이것이 “주님께 겸손히 자신의 재능을 드리는 일”인 동시에 그의 저술 활동 못지않게 “성령이 하시는 일”이라고 믿었다. 그가 오늘날과 같은 이메일과 문자와 각종 SNS가 난무하는 시대를 살지 않은 천만다행이다. 만약 우리 시대를 살았다면 루이스는 과연 몇 권의 책이나 남길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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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의 열심 덕분에 그의 책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그의 따뜻한 마음씨와 재치와 농담과 일상 신학을 부담없이 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편지를 편집하면서 느낀 점은 이 글들이 다른 정식 출판물과는 달리 편집자의 손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날 것의 느낌을 느끼는데, 다듬어지지 않은 문단, 막 섞인 내용, 앞뒤 문맥 없는 내용에 쉽지 않은 표현들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있어서 한국어판을 새로이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 이 서간집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셸번 부인이 루이스에게 보낸 편지들은 없는 것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루이스는 편지들을 답신한 후 모두 버렸기에 우리에게는 한쪽의 편지밖에는 없거든요. 그런데 책을 만들면서 편지를 하나씩 읽어보니 셸번 부인이 루이스에게 뭐라고 썼을지 짐작이 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거울 독법(mirror reading)을 활용하여 하나씩 추리해가면서 읽어나가니 오히려 재미도 있습니다. 셸번 부인의 편지를 하나씩 머릿속으로 재구성하면서 내가 루이스에게 편지를 써나가는 느낌의 재미를 독자도 경험해보게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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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의 편지 쓰기에 대해서는 루이스의 서간집 서문들 외에 다음의 글들이 도움이 될 듯.
Brenton Dickieson, “A Statistical Look at C.S. Lewis’ Letter Writing,” A Pilgrim in Narnia, 2013년, 5월 23일. https://apilgriminnarnia.com/2013/05/23/statistical-letter-writing/
Andrew Cuneo, “The Postman’s Knock,” Christian History (2005): 88.https://christianhistoryinstitute.org/magazine/article/postmans-knock
Joel Heck, “The Letters of CS Lewis,” Joel Heck’s Lewis Site, 2010년 2월 25일. http://www.joelheck.com/powerpoint-outlines.php
3/8/56 메리에게 루이스가 한 말
“하나님은 실제 일어난 일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시지, 앞으로 일어날지 모르는 무수한 일들에 우리에게 미리 힘을 주시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 문구는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오용하는 대표적인 루이스의 말 중 하나입니다. 문맥을 확인하지 않고 사용해서 생긴 일이죠. 아래에 이미지 3개로 이 문구가 들어간 전체 편지를 올립니다.)
나머지 사진 하나는 루이스의 편지를 기초로 독일인 작가가 쓴 짧은 루이스 전기의 표지입니다. 흔히 보이는 루이스 관련 표지가 아니라서 마침 편지쓰기에 대한 주제에 맞는 것 같아 공유합니다. 도서정보는 https://amz.run/4mM7
다음 글에서는 이 책의 여러 표지들의 변천사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비아토르(종이책)와 알맹4U(알맹e의 임프린트; 전자책)의 콜라보로 만들었습니다.
종이책 및 전자책 구매 정보는 이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www.rmaeng4u.com
#메리에게루이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