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듯 걸어보기

④엉클스밥

산책하듯 걷다보니, 만난 공간들 🚶‍♀️🚶‍♂

이 아이콘은 우동을 모티브로 그렸다. 우동은 처음 먹을 땐 뜨거워 먹기 어렵지만 먹다보면 식어서 먹기 쉬워진다. 이처럼 엉클스밥도 처음 갈 땐 조금 불편하지만, 가다보면 다른 음식점에 비해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우동과 비슷하다 생각했다.

‘엉클스밥’은 정문에서 부터 계동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나오는 음식점이다. 엉클스밥이라는 이름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 지은 것 같다. ‘엉클스’는 삼촌들을 뜻하고 ‘밥’은 우리가 아는 밥을 뜻하는데, 정리해보면 삼촌들의 밥이 된다. 삼촌이 차려준 밥은 엄마가 차려주신 밥보다는 조금 아쉽지만 ‘집 밥’같은 느낌이 난다. 그래서인지 더욱 엉클스밥에 정이 가는 것 같다.

이곳을 처음 보았을 때는 허름한게 그저 그런 맛을 가졌을 것 같았다. 하지만 첫인상과는 다르게 음식을 먹었을 때 이 집이 우리 동네의 숨은 맛집이라는 것을 단숨에 알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들이 정말 많지만, 나의 기준으로 가장 맛있는 것은 ‘김치나베’와 ‘알밥’이라고 생각한다. 알밥은 밑에는 누룽지처럼 딱딱하고 고소한 것이 붙어 있는데, 그게 신의 한 수인 것 같다. 방문하면 방문할수록 ‘엉클스밥’이 일반 음식점이 아닌, 진짜 삼촌 집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엉클스밥의 삼촌은 내가 접한 가게 사장님들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착하셨다. 어느 날에는 맛있게 밥을 먹었는데 돈이 부족하여 집에 다녀와야 하는 일이 생겼다. 그런데 심지어 그때 하필이면 학원 시간이 다 되어서 더욱 난감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엉클스밥 삼촌은 내가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 괜찮다며 나를 그냥 보내 주셨다. 나는 그때 사장님이 날개 없는 천사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엉클스밥은 이제 우리 동네에서 찾아볼 수 없다. 왜인지는 몰라도 갑자기 홀연 듯이 사라졌다. 정말 우리 동네 맛집들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는데 없어져서 너무 아쉽다. 가끔씩 생각나면 편하게 먹기 좋은 곳이었는데 왜 없어졌는지 알 수가 없다. 요즘에도 생각나서 마음 속 한곳이 빈 느낌이 난다. 아직 이 동네에 남아 있었다면 관광객들에게 꼭 한번 소개 해주고 싶은 곳이었는데 많이 아쉽다.

신지섭 ( 1학년 2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