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듯 걸어보기

⑯삼청공원

산책하듯 걷다보니, 만난 공간들 🚶‍♀️🚶‍♂

가족과 삼청공원에 산책하러 갈 때마다 나는 걸으면서 내가 쓰는 글에 대한 상상을 한다. 이야기에 어울리는 배경을 삼청공원에서 얻기도 하고 좋은 소재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래서 삼청공원이 내게 주는 아이디어를 빛이 나는 전구로 표현했다. 흩날리는 나뭇잎은 삼청공원의 사계절을 나타낸다. 나뭇잎이 봄에는 벚꽃으로, 여름에는 장맛비로, 가을에는 낙엽, 겨울에는 눈으로 내린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 가족이 산책을 할 때면 한번 씩 들르는 장소가 있다. 바로 삼청공원이다. 나는 삼청공원에 가기 싫어서 늘 짜증을 낸다. 하지만 처음에는 공원에 ‘가기 싫다’고 느껴질지 몰라도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내 몸과 마음은 힐링이 된다. 겉모습은 지루해보이고 들어가면 재미없을 것 같다고 느끼지만, 안과 밖은 다르다. 꼭 고구마의 어두운 껍질과 노란 속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삼청공원과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삼청공원에서는 사계절의 변화를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여름에 장마 후 삼청공원에 가면 시원한 숲 내음이 우리를 맞이하고, 겨울에 눈이 나뭇가지 위에 쌓이면 삼청공원이 목화솜 밭이 된 것 같다. 사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여기저기로 걸음을 옮기게 되어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나는 홀로 삼청공원에 갈 때면 잡생각을 떨치고 공책에 나만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나의 이야기는 아직까지는 나의 유일한 독자인 도담이의 재미를 책임지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늘 완성도를 100%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상상한다. 삼청공원은 내게 이야기 배경을 말해주기도, 소재를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주인공의 집은 주택으로 할지, 아파트로 할지 정해주기도 하고 주인공과 다른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힌트를 주기도 한다. 꼭 삼청공원이 내게 속삭이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 나에게 삼청공원을 한 문장으로 말해보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삼청공원은 내게 상상의 노트다.’

지금은 나에게 단순한 아이디어에 불과한 이 장소가 언젠가는 나의 상상이 이루어지는 곳이 될지, 어떤 만남의 장소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나는 삼청공원이 참 좋다. 머릿속에 생각이 복잡한 생각이 많거나, 자연으로 힐링이 필요할 때, 꼭 한번 이곳으로 산책을 떠나보았으면 좋겠다.

김태연 ( 1학년 3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