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듯 걸어보기

⑭북촌한옥마을

산책하듯 걷다보니, 만난 공간들 🚶‍♀️🚶‍♂

북촌 한옥마을의 고즈넉함, 맑고 시원한 느낌이 ‘풍경(風磬)’ 같다. 선선한 바람에 흔들리며 청아한 소리를 내는 모습과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내가 생각하는 북촌한옥마을과 비슷하기 때문에 풍경을 그렸다.

북촌 한옥마을은 종로구 가회동, 재동, 삼청동 일대의 한옥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가회동 주민센터에서 쭉 올라가다 보면 한옥마을로 들어가는 골목이 나오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그런지 확실히 입구에서부터 한복 대여점이나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금 걸어 들어가다 보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옥들과 만날 수 있다. 마치 골목을 중심으로 한옥들이 줄 맞춰 나란히 서 있는 듯한 느낌이다.

본격적으로 마을에 들어서면 노란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옷에는 ‘조용히 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고,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준다. 나 또한 친구들과 떠들며 올라가다 주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 북촌 한옥마을이 아무리 관광지라도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조용히 하며 마을을 구경해야 한다.

골목을 걸으며 천천히 한옥들을 눈에 담아본다. 때마침 화창한 봄이라 한옥 길 위로 펼쳐진 하늘이 한눈에 들어온다. 푸르른 하늘과, 봄 특유의 포근함이 한옥들과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새긴다. 한옥의 매력에 푹 빠질 때쯤이면 어느새 꽤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된다. 멀리 남산 타워와 여러 높은 건물들이 걸려 있는데, 어쩐지 한옥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오늘은 낮에 갔지만 저녁에 보는 한옥마을의 풍경은 사뭇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저녁은 건물들에 불이 들어와 더욱 반짝거린다. 또 낮의 시끌시끌하면서도 포근한 느낌과는 달리, 해가 지고 낮아진 기온 때문인지 서늘하고 고요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른 저녁을 먹은 후, 마실 삼아 나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내가 느낀 북촌 한옥마을은 ‘풍경(風磬)’이다. 한옥들의 고즈넉함과 선선한 바람의 맑고 시원한 느낌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청아한 소리를 내는 ‘풍경’같다. 어떤 가게들은 문에 풍경을 달아 손님을 맞이하는데, 그 딸랑거리는 소리가 나를 반겨주는 것 같다. 한옥마을도 문에 달린 풍경처럼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북촌 한옥마을을 방문할 사람들에게 이곳에 있는 한옥카페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카페에서 한옥의 분위기를 느끼며 시간을 보낸다면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윤재 ( 1학년 4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