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듯 걸어보기

⑥아붕

산책하듯 걷다보니, 만난 공간들 🚶‍♀️🚶‍♂

가게 이름도,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메뉴도 아이스크림 붕어빵이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붕어빵’을 그렸다. 또한 내가 이 가게에서 가장 처음 접했던 메뉴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이걸로 하면 효과적으로 ‘아붕’을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붕(아이스크림 붕어빵)은 내 기억 상 재작년 즈음에 생긴 디저트 가게이다. 주황색 건물과, 눈에 띄는 간판, 그리고 메인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아붕’을 본 따서 만든 커다란 조형물이 위치해 있다. 가게의 내부는 하얀 벽지에 여러 가지 포스터 같은 것들, 조그마한 식탁 등이 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고흐가 그린 ‘별이 빛나는 밤’ 속 노랗게 빛나는 달처럼, 노랗게 빛나는 조명에 의해 어우러진 느낌이 든다. 어떻게 보면 옆에 있는 나무나 벽돌 재질의 가게나 한옥 집, 나무 문 등의 것들에 비해서는 조금 튀어 보이기도 하다.

이곳을 처음 접했던 것은 지난 가을이었다. 꽤 쌀쌀한 날이었는데, 원래 쌀쌀할 때 먹는 찬 음식이 맛있다는 것이 내 음식 철학이다. 그날이 바로, 딱 찬 음식이 먹고 싶은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집으로 가다보니 출출하기도 하고, 옆에 아이스크림 붕어빵 가게가 눈에 밟혔다. 마치 나에게 오라며 손짓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주머니에 있던 5천원을 들고 가게로 갔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메인 메뉴가 가장 맛있을 거라는 생각에 아이스크림 붕어빵을 주문했다. 몇 분을 기다리니 메뉴가 나왔다. 겉은 갓 구워진 듯 따뜻한 붕어빵처럼 되어 있었고 그 위엔 하얀 아이스크림과 초코시럽, 과일 꼬치 등이 입맛을 돋우었다. 이번 주문은 성공인 것 같다는 만족스런 기분이 들었다. 지금도 아이스크림과 붕어빵이 어우러진 미묘한 식감을 기억한다.

아붕의 가격은 3000원으로 그 당시 내 용돈이었던 5000원에 비해서는 고가라서 몇 번 먹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로 기억에 남는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아이스크림 붕어빵은 내게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북촌에 놀러오는 사람들은 꼭 이곳에 방문해서 나와 같은 추억을 공유해보았으면 좋겠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나를 시원하게도, 따뜻하게도 해주는 곳이니까.

이윤서 ( 1학년 4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