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느리게 달리기

#달리기를 위한 변호

달리는 사이,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

  • 안녕하세요, 달리기 변호사입니다. 장산 (1학년 2반)

  • 피고인 달리기 이시원 (1학년 4반)


안녕하세요, 달리기 변호사입니다.


달리기 변호사 장산입니다. 저는 달리기를 싫어하고, 증오하는 분들께 달리기를 변호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자, 그럼 달리기를 위한 변호를 시작하겠습니다.

달리기의 가장 큰 매력은 함께하는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고, 각자의 아픔을 공유하며 공감할 수 있다는 것 같습니다. 함께 달리며 온갖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의 마음 속 상처가 치유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최근 제 절친한 친구들과 거의 매주 만나서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매번 전보다 더 먼 거리의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을 도전하고 있지요. 그런데 달리고 집에 오면 항상 ‘순수한 행복’이 느껴집니다. 제 몸은 먼 거리를 다녀오느라 사경을 헤매는 듯이 힘들지만, 어찌된 것인지 기분은 구름 위가 있다면 여길까 싶도록 좋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나서 집에 돌아와서 의자에 앉아도 제 몸의 피로 따위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음 번 친구들과 만날 때는 어디로 갈지, 어떻게 갈지 즐거운 고민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런데이 배지’를 받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목적지를 기준으로 잡고, 카톡 단톡방에서 다음 약속장소와 시간을 정하며 행복한 대화를 시작합니다.

저와 제 친구들은 지난주 토요일, 걸어서 ‘이촌 한강’까지 가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보조배터리 3개를 챙기며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약속장소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만남 장소에 도착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한강에서 치킨을 먹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웃다보니 금방 한강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환호성을 지르며 벤치로 달려가 행복을 만끽 했습니다.

먼저 편의점으로 가서 돗자리 4개를 산 후 베이스캠프인 벤치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로망이었던 치킨을 시켜 먹었습니다. 비가 오는 운치 있는 한강의 풍경과 치킨의 맛이 어우러지는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자전거를 빌려서 1시간 동안이나 자전거를 탔습니다. 매번 날씨가 좋은 날에만 자전거를 탔는데 비를 맞으며 타니 의외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나서 저희는 악천후를 뚫고 다시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집 근처에 도착하자 다들 너무 힘들고 지친상태라서 말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집에 들어와 바닥에 누우면서, 다음은 ‘여의도한강 공원’을 가기로 친구들과 약속했습니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만큼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했습니다.

어떠십니까? 이 글을 보고나서 조금이라도, 정말 조금이라도 ‘아, 지금 나도 나가서 조금이라도 뛰어봐야지!’하는 마음이 드십니까? 그거면 됩니다. 지금까지 달리기 변호사 장산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산 ( 1학년 2반)


피고인 달리기


숨 막히는 재판소. 모두들 숨죽인 채 판사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판사가 드디어 입장했다. 모두 엄숙한 목소리로 선언문을 읽었다. 판사가 말했다. “피고인 달리기에 대한 변호를 시작하세요.” 변호사는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변호를 시작했다. 모든 사람의 관심은 오로지 변호사에게 집중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달리기를 귀찮아합니다. 사실 저도 예전에는 달리기하는 것을 귀찮아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바쁜 와중에도 왜 달리기를 하는지, 왜 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해보면 충분히 달리기를 납득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먼저 제가 달리기를 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인 건강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전 예전에 바쁘고 귀찮아서 운동을 안 하다가 병원에서 종종 근육을 좀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 진단을 받았음에도 실천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의 이런 생각이 한순간에 바뀐 일이 있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 된 때였습니다. 저는 동생 때문에 잠시 농구를 배우는 곳을 들렸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는 중 좀 마른 여자아이가 지나갔습니다. 그러고는 높은 골대에 바로 골을 넣었습니다. 전 그때부터 놀라서 계속 그 아이를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남자아이들을 다 제치고 3번이나 골을 넣은 여자아이를 보며 운동에 반해버리게 되었습니다.

‘잉, 이런 일이 있었으면 농구에 반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사실 저는 농구를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전 어떤 운동을 해봐야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학교에서 아침마다 달리기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앞서 달리기를 하던 친구들과 함께 달리다보니 곧 달리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수다도 떨고 맛있는 음료를 먹으며 즐겁게 뛰다보니 원래 좀 소심했던 성격도 많이 웃는, 활발한 성격으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또 근육량도 이전보다 많아졌습니다. 무려 ‘3kg’이나! 지방은 빠지고 근육은 많아져서 건강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므로 달리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달리기는 무죄입니다."

배심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사람을 귀찮게 해서 유죄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아니면 사람을 건강하고 활발하게 만드는 달리기가 무죄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신의 결과는 무엇인가요?

이시원 ( 1학년 4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