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벽발산

은봉암 隱鳳庵

은봉암 隱鳳庵
주소_경남 통영시 광도면, 벽발산 시기_미상조사 및 집필_2009.08.04. 이재수, 김보현참고문헌김영태 조사, 한국사찰전서

벽발산 안정사 산내암자이다. 원효대사가 654년 안정사와 함께 창건하였다. 산 아래로 안정사와 남해바다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파른 언덕의 계단을 오르면 입구에 요사채 승방이 있고, 울창한 대나무 숲을 뒤로 하고 있는 세 칸짜리 극락보전과 바로 옆으로 은봉성석 바위가 서있다.은봉암에 올라, 주지스님께 인사하니, 산내 암자에는 ‘주지’라는 호칭은 맞지 않고 사찰 소임을 보는 ‘원주’스님처럼 ‘감원(監院)’이라 호칭해야 맞는 것이라 일러주신다. 암자와 관련된 원효대사 관련 사항을 여쭈어보니, 이야기를 한없이 풀어놓으신다. 간략히 인터뷰 내용을 메모한다.원효대사 나이 37세 때에 안정사를 창건하였다. 천개산(524m)은 벽발산 뒤에 능선으로 이어진 봉우리이다. 간혹 천개산 은봉암이라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벽발산이 맞다. 벽방산(碧芳山)은 일제가 벽발산의 의미를 왜곡 축소시키고자 널리 사용한 이름이다. 일제 강점기인 1919년 토지개혁시 벽발산 안정사 소유의 사찰지를 임의로 분배하였고, 이때에 안정사 관련 사지(寺誌)까지 거의 파기되거나 소실되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맞서 승병으로 활동한 스님들에 대한 기록이나 전적비 등, 승군관련기록도 모두 파기하였다. 일본은 안정사 산내의 스님들로 하여금, 절에 머물려면 결혼하여 대처승이 되도록 강제하였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은 비구 대처 분쟁을 촉발시켜 법난을 일으켰다. 스님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으며, 이 와중에 많은 기록, 전승, 문화가 또다시 소실되었다.선사(禪師)들이 수행하여 원만히 공부를 성취한 뒤에는 은근히 은봉암에 올라와 머물곤 했다. 성철스님도 여기에서 수행하셨던 적이 있다. 또한 은봉암에는 은봉성석이라는 바위가 유명하다. 넓적하고 얇은 자연석 바위 세개가 비석처럼 극락보전 옆에 차례로 서 있었는데, 그 중 두개는 반으로 넘어져고 지금은 하나만 남아있다. 이 바위들을 은봉암 성석(隱鳳聖石)이라 부르는데, 바위가 넘어질 때마다 큰 도인이 출현한다는 전설이 전한다. 첫번째 바위가 넘어질 때 혜월선사(慧月禪師)가 출현하였고, 두번째 바위가 넘어지자 종열선사(宗悅禪師)가 출현하여 한국의 선맥을 이어나갔다는 것이다. 세 번째 바위는 살짝 금이 간 상태로 아직 넘어지지 않은 채, 극락보전 옆에서 큰 스승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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