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국립공원 주차장에서 또는 북한산 아래서 원효봉을 이루는 산을 올려다보면, 부처님이 앉아계신 모습이 보인다. 그 위로 원효봉의 봉우리는 닷집처럼 지붕을 이루었고, 아래쪽으로 치마바위는 좌대를 형성하였다. 치마바위는 원래 원효암의 여산신의 치마였는데, 이것으로 자리를 만들어 부처님께 공양하여 연화좌(蓮華座)를 이루었다고 한다. 연화좌는 불ㆍ보살이 앉는 연꽃모양의 대좌(臺座)로 연화대(蓮華臺)라고도 부른다. 연꽃은 진흙 속에 나서도 그것에 물들지 않는 덕이 있으므로, 불ㆍ보살의 앉는 자리를 가리킨다. 그 오른편 상단에 원효암이 있다.원효암은 661년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수행한 곳에 세운 암자이다. 1713년(숙종 39) 북한산성을 축성하고 산성 수비를 위해 승대장(僧大將) 성능(性能)에 의해 12칸(間) 규모의 암자로 중창하였다. 한국전쟁 때 부분 소실된 것을 1955년 월해(月海) 스님이 중건하였다.전각으로는 대웅전, 산신각, 승방이 전부인 조그마한 암자이다. 그러나 원효 스님이 수행터로 관련 이야기가 곳곳에 배어 있다. 사찰에 들어서는 입구의 문각 옆으로 바로 대웅전이 붙어 있고, 바위능선 사이 길게 형성된 절개지를 따라 산신각까지 길이 이어진다. 이곳은 위아래로 바위능선이 가파르게 이어지는 틈새 공간이어서, 비록 낭떠러지이지만 앉아서 좌선할 만한 자리가 여럿 눈에 띈다. 대웅전에 상단에는 석가모니불상 양옆으로 보현, 문수 양대 보살상이 있고, 그 양 옆으로는 기둥에는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을 주렴으로 써 붙여 놓았다. 대웅전 한 켠에는 원효대사 진영이 있다. 화면을 구성하는 진영의 색채와 존영은 낯설지만, 펴놓은 경책의 글자는 이미 텅 비어있고, 염주를 잡고 있는 모습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풍긴다. 대웅전 양옆 벽면에는 척판구중의 설화를 그린 벽화와, 버드나무 가지를 꽂은 정병과 파랑새가 함께 그려진 관세음보살 벽화가 있다. 대웅전에서 산신각으로 이어지는 암벽에는 원효대사가 지팡이로 뚫었다는 약수물이 나온다. 그 물이 맑고 달다. 산신각 내부에는 바위가 있는데, 원효대사가 앉아 수행하던 바위라고 한다. 그 바위벽에 여산신, 그리고 대숲의 호랑이와 소나무를 그려 놓았다. 산신은 대게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여산신이 모셔져 있다.연신내에서 송추로 이어지는 39번 국도 중간, 북한산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백운길이 있고, 백운길을 지나 100여 m 직진하면 신둔2로가 나온다. 신둔2로에 진입하여 170여 m 골목으로 들어가면, 2층 건물의 원효암 포교원이 나온다. 여기서 원효봉까지는 북한산성을 따라 도보로 40여분에서 1시간 가량 산행해야 한다. 북한산성 길을 따라 원효봉으로 올라가는 8부 능선의 등산길 옆에 있다. 북한산의 주요 등반코스에서 떨어져 있고, 태고종 사찰로 아직 전통사찰에 등재되어 있지 않아 잘 알려져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