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퀄리브리엄>은 전쟁의 원인을 ‘감정’이라 규정하고, 모든 인간이 감정을 제거당한 미래 사회를 그린 디스토피아 영화다.
감정을 느끼는 것은 범죄로 간주되고, 모두가 ‘프로지움(Prozium)’이라는 약을 주사하며 기쁨도 슬픔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간다.
<영도>의 기본 구상은 이 작품의 감정 억제 사회 구조에서 출발했다. 다만 <이퀄리브리엄>이 감정의 부재가 낳은 무감각한 폭력을 다뤘다면, <영도>는 그 감정이 세계의 생명력 자체였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즉, 감정을 없애면 전쟁은 사라지지만, 그와 함께 빛, 온기, 색, 그리고 생명도 함께 멈춘다는 설정이다.
<이퀄리브리엄>에서 주인공이 감정을 되찾으며 인간성을 회복하듯, <영도>에서도 감정의 복귀는 단순한 ‘자유의 회복’이 아니라 세계의 부활로 이어진다. 감정을 제거했던 사회는 차갑고 완벽하지만, 결국 그 완벽함이 스스로를 얼어붙게 만든다는 역설을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