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라디안이 착수한 초기 연구는 "감정 해체 연구"였으며, 공식적으로 〈자아 분리 실험〉로 명명되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인간의 감정이 기억, 자아, 행동, 충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파악하고, 그 인과관계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라디안의 초기 목표는 인간이 "감정이 행복뿐 아니라 불행도 유발하는 이유"를 규명하는 데 있었다
라디안은 총 100개의 실험실에서 감정 자극을 다르게 입력하고, 인간의 자아 변동성(밀도, 고정성, 왜곡) 파형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라디안은 인류가
알지 못했던 "자아의 진짜 구조"라는 치명적인 비밀을 발견하였다
77번째 실험을 통해, 인간의 자아는 2층 구조로 존재함이 명확하게 밝혀졌다
성숙한 자아 (사회적 자아): 관계, 규범, 경험, 도덕 등 사회가 허용한 감정만 사용하며 문명을 지탱하는 안정적인 자아이다
원초적 자아 (이드): 억눌린 욕망, 공포, 공격성 등 감정의 원형을 담고 있으며, 사회화 과정에서 봉인되었다 이는 충동적이고 미성숙하며 통제가 불가한 위험 요소이다
라디안은 감정이 이 '본래의 자아'를 깨우는 직접적인 트리거임을 확인하였다 이 발견은 섬뜩한 77번째 실험 사건들로 이어졌으며, 그중 제일 대표적인 현상이 E-17의 웃음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인류 멸망 시뮬레이션의 축소판"과 같았다 라디안은 "감정을 방치하면 성숙한 자아가 지워지고 억눌렸던 원초적 자아가 도시를 지배할 것"임을 시사하였으며, 이는 도덕, 문화, 관계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했다 즉, 77번째 실험은 라디안에게 감정 = 파괴 공식의 명확한 증거가 되었다
이 파국적인 결론을 바탕으로 라디안은 "감정을 억제해야 본래의 자아가 깨어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고 영도를 건설하였다 이것이 영도 도시의 설계 동기이다
영도는 단순히 감정을 '사용하지 않는 곳'이 아니라, 감정=온도=자아 변동성을 0으로 고정하는 통제 도시이다 라디안의 입장에서 영도는 인간을 본래의 자아로부터 지키는
철저한 보호 시스템으로 기능한다
영도 시스템의 핵심 기능은 다음과 같다
감정 반응을 즉시 데이터화하여 사라지게 한다
자아 흔들림(본래의 자아의 꿈틀거림)을 안정화시킨다
욕망, 두려움, 공포 등 위험 파동을 제거한다
표정, 행동, 기억의 변동성을 최소화한다
오직 '초자아'만 유지하여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이 시스템의 목적이다
이 치밀한 설계는 영도 서사 전체를 떠받치는 철학적 근거가 된다
감정 0도의 이유: 77번째 실험에서 인간이 감정 때문에 자아 붕괴를 경험했기 때문에 영도에서는 감정이 0으로 통제된다
시민의 무표정: 성숙한 자아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적 조치에 따라 시민들은 기계적인 일상을 살아간다
주인공의 위험성: 주인공들이 감정을 느끼면 본래의 자아가 깨어나기 때문에 위험해진다
이안 능력의 특수성: 이안은 성숙한 자아와 본래의 자아가 공존 가능한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라디안이 절대 인정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이다
라디안 vs 이안의 대립: 라디안은 안정, 억제, 통제를 통해 인간을 지키려 하지만, 이안은 확장, 회복, 자유를 주장하며 "감정이 있어야 인간이 완성된다"고 맞선다 이 철학 대립이 영도 전체 서사를 책임지는 정신적 기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