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는 기억을 잃은 사람들이 정체불명의 미로에 갇혀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통제된 실험 환경’의 본질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폐쇄 공간, 제한된 자유, 외부와 단절, 그리고 괴물의 존재는 인간을 관찰하기 위한 거대한 실험 구조를 그린다.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어디서 왔는지 모른 채 주어진 규칙 속에서 살아가며, ‘탈출’이 곧 정체성을 되찾는 행위가 된다.
<영도>의 세계관은 폐쇄 공간의 개념을 단순 생존 실험에서 ‘감정의 통제와 관찰’이라는 방향으로 확장했다. <메이즈 러너>가 인간 행동의 극한을 시험했다면, <영도>는 감정 자체를 데이터·온도·색채로 읽어내는 감정 물리학 실험 도시를 구축한다.
즉, 실험의 목적이 생존이 아니라 ‘감정을 제거했을 때 인간 사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더 근원적인 질문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