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공부하면서 제일 어렵고 힘들었던 부분이 시제인 듯 합니다. 특히 우리처럼 영어를 못하는 영어 선생님들을 통해 시험에 나오는 문법 문제만 열심히 외웠던 세대들에게 시제라는 것은 참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잘 하는 말 중에 "한국말을 끝까지 들어야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용법이 다르긴 하지만 영어의 시제도 그렇습니다. 어떤 시제이던지 문맥에서 주는 의미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완료형 시제는 완료형이 나온 문장보다 앞뒤 문장이 더 중요합니다. "영어를 재대로 알아 들으려면 앞뒤 말을 다 들어봐야 안다." 이게 정답입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영어에는 우리 말에 없는 선 시제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단순 현재 시제만 해도 다양한 방법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오갑니다. 현재 진행형 시제도 현재와 미래를 오갑니다. 특히, 완료형 시제들은 말하는 행위의 시점이 정확히 어디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떤 시제도 문장 앞뒤에서 정확한 시점을 이야기해주지 않는 한 분명한 시간 위치를 알기 어렵고, 대부분 시제들이 대충 어디부터 어디까지 해당하는 시간 선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어는 시제의 이름에 속으면 안 됩니다. 시제 이름에 과거, 현재, 미래가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개념이 우리가 아는 그 개념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는 과거부터 이어온 그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언어 습관에 의해 만들어 진 것으로 우리가 가진 문화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영어의 시제에 대한 개념을 재대로 잡으려면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시간과 그 표현에 대한 개념을 잠시 접어두고 영어로 시간에 대한 개념을 새로 만드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영어를 재대로 배우려면 영어의 시제를 우리 말의 시제에 대입하여 번역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말을 들었을 때나 문장을 읽었을 때 재대로 알아듣는 것입니다. 동시 번역을 잘하고 싶으면 동시 번역을 잘하는 방법을 따로 공부하는 것이 낫습니다. 영어 잘하는 것과 번역 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