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영어 학습법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만,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문법에 집착하지 말라.' 는 것입니다. 학교 영어에서는 이 말이 안 통할 겁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대부분은 영어 시험 문제들은 문법을 물어보니까요.
사실 이것을 문법 공부라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습니다. 문법을 이용해서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어서 시험 문제 내고, 그걸 유형별로 죽어라 외워서 맞추는 것이 지금 학교에서 하는 문법이니까요. 최소한 제 기억에는 그렇고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해보니까 이런 공부 방법이 영어 능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문법은 ‘이런 규칙이 있고, 이렇게 활용되는구나.'를 몸으로 이해하고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거든요. 문법은 영어를 좀 더 잘 하기 위해 배워야 하는 수단이지, 시제 일치와 수동태 능동태 변환의 달인이 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게 문제 많이 풀어서 여러 가지 문법 규칙이 몸에 배어 버린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좀 무식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는 없습니다.
문법은 문법만 따로 공부하면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 문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내 주변에 존재해야 하지요. 예를 들면, 영문 소설을 읽는다거나 편지를 쓴다거나 일기를 쓰는 내가 배운 문법을 활용할 대상이 내 주변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문법책에 나오는 예제는 단문 형식이 많습니다. 그런 단문 몇 개 외운다고 절대로 해당 문법이 내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읽고 있는 책에서 오늘 알게 된 문법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로 인해서 문장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깊어지고 내가 읽는 책을 쓴 작가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성공한 겁니다. 좀 더 나아가서 내가 business letter를 작성하는데 새로이 알게 된 문법을 적용해서 좀 더 세련된 표현을 할 수 있다면 엄청 성공한 거지요.
우리말도 그렇고 영어 문법도 완벽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법책에 나오는 내용이 일반적으로 그렇게 쓰인다는 것과 적어도 이렇게 쓰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니 내가 영어 문법의 달인이 되어서 모든 것을 알겠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문법의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영어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영어가 우리가 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나 애매한 것들을 그냥 넘어가 버릇하면 어느 날 득도하듯이 깨닫지 않는 바에는 재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초가 완성될 때까지는 가까이에 문법책 한 권 정도는 놓고 자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주로 보는 문법책은 "Grammar in use intermediate, Cambridge University Press"인데, 이거 볼 때 마다 새롭더군요. 아는 게 늘어나는 만큼 또 새로운 게 보이는 것은 모든 공부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쓰는 이 글도 이 책을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저는 학생 시절에는 영어를 매우 싫어했습니다만, 지금은 참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영어 소설 한 권 정도는 항상 읽고 있고 사전도 자주 찾아보며 문법책도 자주 열어봅니다. 영어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목적이 생기고, 이에 따른 학습하는 방법이 바뀌니까 재미있어지더군요.
우리 나라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저처럼 영어에 진저리를 치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사이트를 만든 이유는 저와 같이 영어를 다른 시각으로 보고 함께 공부해서 그 즐거움을 최대한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해서 입니다. 모두의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