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천고 수학하는 뇌
매천고등학교
매천고 수학하는 뇌
지도교사 우진아, 김규리
'무한'에 대한 자신의 직관을 수학사와 연관지어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수학책이다. '무한'의 탄생과정에서 수 체계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확장을 스스로 경험하고 이러한 과정을 책으로 썼다. 무한에 대한 생각에 투박한 생명력을 불어 넣어 '무한'의 개념에 서사를 담았다.
학남고등학교 교사 김미향
“샘, 국어 수업에서는 읽기를 많이 하지요? 샘은 읽기 수업에서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국어에서 잘 읽는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해요?”
“샘, 국어적 사고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을 잘 하는 것이에요? 그것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어요? 저는 요즘 아이들을 수학적으로 사고하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경험하게 해야할지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게 할 지 고민이 되거든요.”
저는 국어교사입니다. 그리고 여러 교과 선생님들과 오랜 시간 동안 공부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토론하고, 무엇을 왜 어떻게 수업해야 할 지를 고민합니다. 어느 날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수학 선생님이 저에게 제 국어 수업을 묻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수학 수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습니다. 학생들이 더 잘 수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하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조심스레 공부 모임을 소개했고 선생님은 수업 모임에 발을 들이셨습니다. 국어, 사회, 체육. 수학과는 거리가 먼 선생님들로 꾸려진 그 모임에서 선생님은 유독 탐구의 목적과 과정에 귀를 기울이셨습니다. ‘그렇다면 수학은 어때야 할까? 어떻게 아이들에게 수학적 경험을 안겨줄 수 있을까?’ 꾸준히 고민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수학을 인문학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수학이 세상을 보고 그리는 하나의 통로임을 경험하게 하려하는 선생님의 굳은 심지와 시도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그 노력을 수업과 책쓰기를 통해 실천하였습니다. 바로 《무한에 다가가는 법》 책을 엮은 우진아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수학은 깊고 말끔하게 생각하려는 오랜 숙고의 결과이고 그래서 아름답고 강력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수학 독서 활동은 이런 편견을 털어내고 수학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이 독서활동 중 최고 등급은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를 통해 읽은 것을 다시 들여다보고 거듭 생각하고 자료를 찾고 채워 넣거나 빼고 질문을 던지면서 자기만의 이야기로 재구성하기 때문입니다’
《무한에 다가가는 법》 서문에는 박병하 작가가 수학과 수학책쓰기의 가치에 대해 말한 부분이 나옵니다. 어려운 무한의 개념을 비교하고 대조하고 적용하며 자신 만의 언어로 풀어내려 애쓴 일곱 저자의 글을 읽으며 저 역시 이 생각에 동의했습니다.
학생 저자들은 어떻게 무한에 다가가고 있을까요? 책에는 무한을 이해하려 애쓴 다양한 시도와 무한에 대한 분석, 무한의 적용, 무한에 대한 의미탐구가 나타납니다. 서로 다른 학자들이 무한을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였는지, 수와 셈, 선, 좌표로는 무한을 어떻게 나타낼 수 있는지, 무한을 더하고 곱하고 나누고 빼려는 시도와, 직관에 대한 의심, 그림 속에 나타난 무한에 대한 탐구, 무한에 대한 인식의 확인, 다양한 관점에서의 무한에 대한 탐구가 각각 나타납니다. 한 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렵고 직관으로 나타낼 수 없는 무한에 대한 개념을 학생들이 이토록 깊고 다양하게 탐구하여 표현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을 쓴 학생들은 무한의 개념을 아직 학습하지 않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라는 것입니다. 스스로 현상을 탐구하고 의심을 갖고 실험과 수집을 거듭하여 나름의 잠정적 결론을 짓고 자신 만의 언어로 개념화하여 이를 책으로 집필한 것이지요. 모두 의심하고 탐구하여 추론하는 작은 수학자라는 이름을 안겨 주기에 마땅합니다.
수학자의 노력에 다가가게 된 민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탐구를 거듭하는 세희, 타인의 의견을 소중히 받아들이며 자신을 되짚어 보는 민서, 결코 포기를 모르는 라윤, 발견을 위해 무수한 노력을 기울인 진하, 새벽 4시 새로운 사고를 떠올린 정용, 3시간 동안 탐구에 눈을 뗄 수 없던 건, 논문과 책을 오가며 한 명 한 명 아이들을 찾아다닌 김규리 선생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수학이 좋아지는 우진아 선생님을 만나고 싶으신가요? 수학에 대한 관심의 씨앗이 책쓰기로 가꾸어져 무한의 나무로 풍성하게 펼쳐진 과정과 결과를 엿보고 싶으신가요? 유한한 인간이 감히 사고 하기 힘든 무한. 그 무겁고도 깊은 세계에 빠져 다양하게 헤엄치고 찾고 연결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 책과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어떻게 무한에 다가가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