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초 글샘
대구옥산초등학교
옥산초 글샘
지도교사 이진아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도 자세히 보게 되고 매일 보던 것도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 책 속에는 어린 시인들의 꾸밈없는 눈과 마음을 통하여 그려진 또 다른 세상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대구팔공초등학교 교사 안현주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무엇을 이루는 데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
‘세상에 공짜는 있다’ - 도O서
벌은 돈 안 주고 꿀 먹고/개는 돈 안 주고 밥 먹고/나무는 돈 안 주고 물 먹고// 세상에 공짜는 있다
이 시를 만나고 나니 세상이 다시 보인다. 주변을 둘러보니 무엇인가를 바라지 않고, 나의 정성과 마음을 다하는 꽃(꿀)과 가족과 자연이 있었다. 어른들이 살아온 세월 속에서 세상을 자신만의 두꺼운 렌즈로 걸러 보는 동안, 우리 아이들은 투명하게 세상 그대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책쓰기 동아리 ‘글샘’ 친구들이 만든 『동시꽃 필 무렵』을 읽어보면 투명하게 그려지는 세상을 볼 수 있다.
2020년 겨울, 전무후무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교실은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하고 꽁꽁 얼어버렸다. 학생들의 활기찬 열기로 가득 차야 할 교실은 텅 빈 책상만이 그 자리를 지켜야 했고, 서로의 웃는 얼굴만 봐도 즐거웠던 친구들의 얼굴은 마스크 속으로 숨어 버렸다. 하지만 ‘시’를 통하여 친구들의 내면과 만나고 싶었고 마음을 나누고 싶었던 이진아 선생님의 노력과 학생들의 열정이 얼어붙었던 교실과 우리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주었다.
이 시집은 초등학교 3학년인 글샘 친구들이 각자 좋아하는 동시를 옮겨 쓰고, 다른 작가의 시 일부를 바꾸어 쓰고, 생활 속에서 글감을 찾아 쓴 시로 구성되어 있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사소한 이야기가 멋진 시로 새 옷을 입었다. 무엇보다 이 시집을 읽으면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이 그대로 내 눈 앞에 펼쳐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땅을 갈라지게 하는 엄마의 잔소리’, ‘용암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콜라’ ‘빨간 비가 내리는 시험지’ 등 여러 가지 표현을 읽다 보면 시에서 표현하는 장면이 마치 3D 아니 4D로 나타나는 듯하다. 아이들이 보는 시선이, 그리고 그 속에 품은 마음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세상에 공짜는 있다’라는 시처럼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열정을 다해 학교와 교실을 지키고, 친구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이 책을 읽으며,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따뜻한 동시꽃을 우리 모두의 마음에 피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