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스네구로치카

비석 : 끝없는 눈보라의 피난처 스네구로치카


<눈보라 속을 걸어가던 중 마녀 쓰러짐>


<눈을 떠보니 누군가의 집>

아저씨 : 드디어 깼구나. 혼자 눈보라 속을 걷는 건 너무 위험해!

마녀 : 아, 여기는……?

아저씨 : 아, 여긴 내 집이야. 우리 대대로 이 산기슭 마을에 살고 있지. 내가 기억하는 한 눈이 그친 적은 없어. 요즘 눈보라가 점점 심해지고 있어. 많은 사람이 얼어 죽었고 식량 찾기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 이 재앙의 중심은 산 정상에 있는 마법진이라고 들었어. 그 잔인한 악마가 이 세계를 빙하기로 만들었다는군. 그 악마는 우리를 적대시하면서 우리의 식량 공급원을 끊어 놓았어. 우릴 산채로 굶겨 죽일 셈이야!

마녀 : 산꼭대기에 가면…… 눈보라를 멈출 수 있을지도 몰라.

아저씨 : 그건 너무 위험해. 악마한테 죽고 말 거야! 꼬마야, 그 생각은 단념하도록 해! 일단 이 가죽옷을 입으렴. 너무 멀리 가지 말고!


털조끼{두꺼운 동물 가죽으로 만든 조끼. 비록 거칠어 보이지만 보온성이 좋아 이것을 입으면 더는 눈밭에서 쓰러질 일은 없을 것 같다.}


분노한 주민 : 정말 짜증 나네. 또 그 여우 녀석들이 식량을 훔쳐 갔잖아. 젠장!

마녀 : 무슨 일이야?

분노한 주민 : 아, 글쎄 들어봐. 저장한 식량을 매번 다른 곳에다 숨겨 놓았는데 그 여우 녀석들은 언제나 찾아낸단 말이야. 내가 눈치채고 쫓아가 보면 교활한 여우 녀석은 이미 도망갔다고. 제기랄!

마녀 : 걱정 마. 내가 찾아볼게.

분노한 주민 : 잘 됐군! 그 여우들의 소굴은 마을 밖 빙야에 있다고 들었어. 찾으면 아주 호되게 혼쭐을 내주라고!

마녀 : 알았어.


<잠긴 상자가 있는 오두막 집>

마을 주민 앤디 : 잠깐만요! 엇, 규칙은 잘 지키시네요. 제 보물을 멋대로 가져가지 않으셨으니.


연약한 헌터 : 거기, 잠깐 기다려! 오, 잠깐. 넌 우리랑은 다르게 마법을 좀 쓸 줄 아는 것 같네?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마녀 : ?

연약한 헌터 : 보는 대로 난 싸우다가 다쳤어. 난 에기로스 님 휘하의 헌터인데, 호숫가 쪽 땅은 원래 우리의 사냥터였어. 최근에 그 녀석들이 그곳에 매복하고 있다가 그 사냥터를 빼앗아버렸어. 이 소식을 에기로스 님께 전해줘.

마녀 : (고개를 끄덕인다)

연약한 헌터 : 오…… 정말 고마워! 꼭 조심하시라고 전해줘. 에기로스 님은 아직 산기슭의 사냥터에 계실 거야. 그분은 항상 거대한 활을 메고 계셔. 활의 이름에 대고 맹세하나니, 무탈한 여정이 되기를.


에기로스 : 거참, 사냥감이 점점 들어들고 있어. 눈보라를 헤치고 산 중턱 위로 올라가서 사냥할 수밖에 없나? 요즘 조직의 젊은 녀석들이 불안해하고 있어. 녀석들을 안정시킬 방법을 찾아야 해…… 이거 참…… 골치 아프게 됐구만…… 여기는 아가씨가 올 곳이 아니야. 눈보라 치니까 어서 집으로 돌아가.

마녀 : 마을의 헌터가 부탁을……

에기로스 : 뭐? 앤디 녀석이 함정에 빠졌다고? 젠장! 귀한 정보를 얻었구만, 고맙다. 그런데 아가씨는 이 근처 사람이 아닌 거 같은데……

마녀 : 이 세계의 혼란이 내 고향에 영향을 미쳐서……

에기로스 : 재밌네. 혼란이라?

마녀 : 그칠 줄 모르는 이 눈보라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에기로스 : …… 생각해 본 적 없다. 대대로 눈보라와 싸워 왔으니까. 산꼭대기에 가서 자초지종을 알아보려는 녀석들도 있었지. 하지만 다신 돌아오지 못했다. 사람들은 산꼭대기의 악신이 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했지.

마녀 : 산꼭대기로 가봐야겠어.

에기로스 : 거참 희한한 녀석이네. 다 그쪽 좋자고 하는 말이야, 포기해! 농담인지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걸 갖고 있도록 해. 이 근방의 녀석들이 이걸 보면 널 도와줄 거다. 이제 산꼭대기에 간다는 바보 같은 말은 하지 말라고. 눈보라가 점점 강해지고 있으니 얼른 마을로 돌아가서 숨어.


수골 반지{단단한 야수의 뼈를 다듬어서 만든 모양이 거친 반지. 어떤 조직에서 사용하는 연락용 증표 같으며, 다른 조직의 구성원과 구분하는 데 쓰인다.}


마녀 : 잠깐……

아기 여우 : 케흥…… 이거 놔!

마녀 : 훔쳐 간 식량을 마을 주민에게 돌려줘.

아기 여우 : 안 돼…… 이걸로 모두를 구할 거야……

마녀 : 모두?

아기 여우 : 응, 우린 원래 산 중턱에서 살았어. 거긴 식량이 충분해. 그런데 늑대 무리가 나타나서 우리 땅을 차지했고, 우린 산기슭의 땅이 얼어붙은 숲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었어. 그런데 요즘 사냥꾼이 그곳을 사냥터로 삼는 바람에 몇몇 동료들이 그들에게 살해당했다고. 흑……

마녀 : 그래서 또 여기로 이사 온 거야?

아기 여우 : 우리도 어쩔 수 없었어. 사냥꾼을 피하기 위해 이곳으로 이사를 올 수밖에 없었는걸. 여긴 식량을 구할 곳이 없어서 인간들도 좀처럼 오지 않아. 그러니까 밤에 근처 마을에서 식량을 훔칠 수밖에 없었어. 그게 우리가 목숨을 부지할 유일한 방법이니까.

마녀 : 하지만 도둑질은 나빠……

아기 여우 : 살아남으려면 필요하단 말이야, 왜 안 된다는 거야? 케흥…… 그러니까, 사냥꾼이 우릴 잡으러 오게 하지 말아 줘. 제발 부탁이야……

마녀 : 너희는 놓아줄 수 있어…… / 하지만 이건 마을 사람들의 소중한 식량이야……

아기 여우 : 케흥…… 고마워…… 고마워……

마녀 : 이 근처는 이미 다른 사람이 활동하고 있어.

아기 여우 : 사냥꾼이 우릴 잡지 못하게만 해주면 다른 곳으로 이사할 수 있어. 이 정도 식량이면 또 한 번 이주할 수 있겠어. 고마워.

<아기 여우 눈속으로 사라짐>

에리나 : 무슨 일이세요, 마스터? 고민이 있으신 것 같아요.

마녀 : (아기 여우에 관한 일을 말해준다)

에리나 : 이미 결정하셨는데 왜 아직도 고민하고 계세요?

마녀 :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

에리나 : 제가 대신 고민을 해드릴 수는 없지만, 전 마스터의 결정을 이해해요. 마스터께는 무수히 많은 선택이 있어요. 하지만 절대적으로 옳은 선택은 없어요. 선택한 후에는 그저 계속 앞으로 나아갈 뿐이죠. 그래도 고민되신다면 제가 그 괴로움을 나누어 드릴게요.

마녀 : 고마워……

에리나 : 저는 마스터를 모시는 시녀잖아요. 영원히 마스터 곁에 있을 거예요. 모험 중에는 몸조심하시고 무리하지 마세요. 그럼, 조심하시고 나중에 봬요.


정열의 젊은이 : 여긴 그 녀석들이 사냥을 할 때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이니까 더 깊이 파야 해. 어이 ! 넌 누구지? 늙은이들이 보낸 첩자인가?

마녀 : (고개를 젓는다)

정열의 젊은이 : 수상한데. 흥! 계획을 들켰으니 영광스러운 에기로스의 일원으로서 쉽게 보내줄 수는 없겠어!

<젊은이 전투 후>

마녀 : (반지를 꺼내 보인다)

정열의 젊은이 : 앗! 이건 에기로스 님의 반지잖아! 미안하군, 내가 실례했어! 영광스러운 에기로스의 일원으로서 진심으로 사과한다!

마녀 : 이 함정은?

정열의 젊은이 : 어이! 너도 눈치챘어? 누가 이 방법을 알려줬어. 그 늙은이들이 분명 여기에 사냥을 하러 올 테니 내 함정에 골탕을 먹겠지. 엇! 저 앞이 바로 그 늙은이들의 구역이야. 요즘 양측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으니 저쪽은 가지 않는 게 좋아.


헌터 : 꼬마야,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말게, 앞엔 눈사태가 발생해 아주 위험하단 말이야.

?? : ……

헌터 : 공중에 떠 있다니, 등에…… 날개가! 당신은 대체 누구지? 혹시 그 기사단의……

??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대들은 점점 더 무례해지는군. 나를 우습게 봤다가는 대가를 치러야 할 거다!

<??가 마법으로 헌터들 얼려버림>

?? : 흥, 나를 화나게 하지 마라. 위대한 마법사를 건드렸다가는…… 큰코다칠 테니깐.


표지판 : 사냥터


?? : 왜 계속 내 뒤를 밟지? 무슨 속셈이냐? 말 하라, 아니면 그대에게 마법의 공포를 알게 해주지.

마녀 : (그녀가 눈보라와 관계가 있는지 묻는다) / (그녀가 눈보라를 조종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파카네 : 흥, 그대도 내 위대한 마법을 알고 있었나? 내가 바로 서리의 마녀 파카네다. 내가 마법을 부려 이 세계를 빙하기에 접어들게 만드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앗, 시간이 없어. 릴리아가 날 기다리고 있으니. 비켜라, 내 앞을 막지 말고!


늙은 헌터 : 벌써 늙은이 몇 명이나 당했어. 에기로스 녀석들, 요즘 점점 도발을 해온단 말이야! 이봐! 더 가지 말고 얼른 네 마을로 돌아가게!

마녀 : 난 산꼭대기로 갈거야.

늙은 헌터 : 너무 위험하네! 눈보라도 강하고 이 근처는 늑대 무리가 자주 출몰한다네! 허! 얼른 돌아가! 난 사냥터에 가서 내일 식량을 찾아봐야겠네.

마녀 : 앞에 함정이 있어……

늙은 헌터 : 뭐? 에기로스 녀석들, 또 함정으로 우리 이 늙은이들을 해코지하려고! 고맙네 친구, 자네가 날 한 번 구했군!

마녀 : 왜 서로를 해치는 거야?

늙은 헌터 : 하, 최근 산 중턱 사냥터의 사냥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네. 게다가 얼음 호수 사냥터 쪽에는 늑대들이 출몰해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산기슭 사냥터로 오게 되었지. 눈보라가 이렇게 몰아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도 사냥감이 없어지겠지.

마녀 : 다들 왜 화해를 하지 않는 거야?

늙은 헌터 : 뭐라고? 화해?

마녀 : 서로 도움을 줘야 혹한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늙은 헌터 : 꼬맹이, 넌 정말 순진하구나. 설마 우리 사이를 중재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건 어려울 거다. 포기하는 게 좋을게야! 식량은 점점 줄어들기만 할 테니 충돌은 피할 수 없네.

마녀 : 서로 도움을 줘야 혹한 속에서 살아갈 수 있어.

늙은 헌터 : 정말 순진하구나. 그건 불가능하네! 식량은 그만큼 밖에 없으니 충돌은 피할 수 없네. 우리의 적은 에기로스네. 그 녀석이 존재하는 한 싸움은 끝나지 않네!


파카네 : 또 그대인가?…… 왜 자꾸 날 따라오는가…… 쓴맛을 좀 보게 해줘야겠어.

<파카네 마법 마녀가 막아버림>

파카네 : 그대, 보통 사람과 달리, 재주가 좀 있는걸? 내게 도전하는 건가?

마녀 : (고개를 젓는다) / 난 단지……

파카네 : 나랑 싸우려는 게 아니라면, 그대는 뭘 하려는 건지? 내게 부탁할 일이 있는가?

마녀 : 눈보라를 멈추는 방법을 찾고 싶을 뿐이야.

파카네 : 나도 모른다, 왜 귀찮게 구는가……

마녀 : 하지만, 네가 얼음 세상이라고…… / 너는 눈보라와 관계가 있어?

파카네 : 그대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내가 비록 범상치 않은 마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난 넓은 아량으로 그런 시시한 일은 하지 않는다. 그대 왜 아직도 날 막지? 내가 말하지 않았나 눈보라는 나랑 상관 없다고. 정말 끈질기군. 릴리아가 날 기다리고 있다고. 같이 축제 구경 가기로 했는데, 더 꾸물거렸다가는 늦을 것 같다고. 산꼭대기의 수호자는 눈보라에 관한 일을 알고 있을 거다. 그대 궁금한 게 있으면 수호자한테 가서 물어봐. 더 이상 날 귀찮게 하지 말고!


습격하는 스노우울프 : 크릉! 인간이 우리 땅에 침입했다. 찢어버려!

<스노우울프 전투 후>

마녀 : 왜 날 공격하는 거야?

습격하는 스노우울프 : 흥, 인간은 좋은 녀석들이 아니지. 우리 늑대족은 원래 인간을 공격하지 않지만, 너흰 감히 수차례 우리 땅을 침입했다.

마녀 : 하지만 그 사람들은 식량을 찾으러 온 건데……

습격하는 스노우울프 : 인간은 식량이 충분해도 검을 들고서 우리 땅을 침입할 녀석들이야. 식량이 부족할 때는 말할 것도 없지.

마녀 :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습격하는 스노우울프 : 오해? 순진하긴. 산 중턱에 우리 두목이 계시니까 용기가 있으면 가서 설득해 보던가! 두목께서 인간과 화해를 하겠다 하시면 우린 복종할 거야.


늙은 헌터 : 오, 또 만났군.

마녀 :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는 어디 있어? / 사이에 어떤 오해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은데……

늙은 헌터 : 뭐?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미쳤나? 늑대족이랑 교섭을 하러 가겠다고? 그건 미친 생각이네…… 놈들이 우리 사냥터에 침입한 거라네.

마녀 : 늑대족이 침입했다고?

늙은 헌터 : 원래 늑대족의 활동 구역은 얼어붙은 호수 근처의 숲이었는데, 요즘 들어 산 중턱으로 옮겨왔지. 산 중턱은 원래 우리 사냥터였다네. 안 그래도 식량이 부족한데 놈들이 우리 식량을 강탈한 거네. 더 생각할 것 없네. 늑대들이 전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우리가 화살로 놈들을 이 땅에서 없애버릴 수밖에 없네.

마녀 : 너무 고집을 부리는 게…… / 서로 싸울 필요 없잖아.

늙은 헌터 : 늑대 무리를 먼저 쫓아내지 않으면, 나도 에기로스 녀석들과 할 말이 없네.


다친 어린 늑대 : 으윽…… (나를 쏘아보고 있다…… 경계심이 강한 것 같다)

마녀 : 걱정 마. 난 널 해치지 않아……

다친 어린 늑대 : 윽……

마녀 : 다친 거야?

다친 어린 늑대 : 음……

마녀 : (어린 늑대의 상처를 싸매준다)

다친 어린 늑대 : 고마워……

마녀 :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

다친 어린 늑대 : 산 중턱 빙야는 우리 늑대족의 집거지야. 하지만 다른 늑대들은 인간을 좋아하지 않아.

마녀 : 괜찮아.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

다친 어린 늑대 : 고마워.


에기로스 : 여기도 사냥감이 없는 건가. 그 녀석들도 못 살겠는 걸. 하지만 이쪽도 정말 곤란한데.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군!

<마녀 등장>

에기로스 : 오! 친구여, 여긴 왜 온 건가? 마을로 돌아가라고 했을 텐데?

마녀 : (늑대족을 찾는다고 이야기한다)

에기로스 : 내 귀를 믿을 수가 없군. 늑대는 흉악한 짐승이다!

마녀 : 그럼 늙은 헌터와 화해할 거야?

에기로스 : 그런 무모한 짓은 그만둬! 정말 못 당해내겠다니까.

마녀 : 상관도 없는 사람을 위험도 무릅쓰고 도와주다니.

에기로스 : 사냥감 자체가 없네. 게다가 조직의 젊은 녀석들은 충돌을 쉽게 잊을 녀석들도 아니고.

마녀 : 하지만 협력하면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 텐데……

에기로스 : 그렇긴 하지, 그때가 오면, 네 제안을 생각해 보마.

마녀 : 산꼭대기에 가서 눈보라를 멈추게 할 거야.

에기로스 : 눈보라만 좀 덜 쳤더라면 사냥감을 꽤 많이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친구, 마법을 좀 쓰는 것 같긴 하지만 산꼭대기는 장난이 아니다.


표지판 : 위험 거대 곰 출몰


정열의 젊은이 : 오지 마! 살려주세요! 날 잡아먹지 마!

<마녀 등장>

마녀 : 멈춰!

흉악한 흰곰 : 크어어어! 너도 죽고 싶은 거냐!

<흰곰 전투 후>

정열의 젊은이 : 전에 그런 실례를 했는데도 구해줘서 고마워.

마녀 : 괜찮아. 방금 그 흰곰은 뭐야?

정열의 젊은이 : 아, 요즘 근처의 숲에 자주 출몰하는 놈이야. 녀석은 아무 이유 없이 숲속에 들어온 사람을 공격하는데, 사냥을 하던 많은 형제들이 당했어. 나도 방금 습격을 받았는데, 네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그 후의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거야. 젠장, 놈을 숲에서 쫓아낼 방법을 생각해내야 해.

마녀 : 내가 도와줄게……

정열의 젊은이 : 잘 됐다. 놈은 몬스터니까 정말 조심해야 해!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 크릉, 인간이 눈보라를 뚫고 여기까지 오다니. 용감한 인간의 아이여, 무슨 일인가?

마녀 : (갈등 해결에 관해 이야기한다)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 크릉! 하지만 인간들은 계속 우리 늑대족의 땅을 침입한다고. 이 갈등은 이미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마녀 : 원래 이곳은 너희들의 땅이 아니었다고 들었다.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 그래. 우리 일족이 대대로 살아온 땅은 얼어붙은 호수의 호숫가 숲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흰곰 한 마리가 나타났다. 아마 산 정상에 있는 성녀의 수하겠지. 놈이 우리의 거주지를 파괴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산 중턱으로 옮겨온 것이다.

마녀 : 여긴 원래 사냥꾼들의 사냥터였어……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 우리의 선조께서는 강자만이 눈보라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가르침을 주셨지.

마녀 : 어떻게 하면 인간과 화해할 거야?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 흰곰이 우리 땅에서 사라진다면 생각해 보겠다. 그러지 않으면 우린 이곳을 점거할 수밖에 없어. 누가 와서 설득한다고 해도 소용없다고.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 인간의 아이여, 잠깐 기다려라.

마녀 : ?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 저건…… 불쌍한 녀석, 다친 거냐?

다친 어린 늑대 : 네, 저 사람이 절 구해줬어요.

스노우울프 펜리르 : 인간의 아이여, 미안하구나.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인 나 펜리르는 일족의 수장으로서 네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녀석을 구해준 건 감사를 표해야겠지.

마녀 : 난 흰곰을 얼어붙은 호수에서 쫓아 낼거야.

스노우울프 펜리르 : 용감한 늑대족이 놈을 공격한 적이 있었지. 하지만 돌아온 건 나의 충성스러운 부하의 죽음이었다. 우린 어쩔 수 없이 이곳까지 떠밀려 온 거야. 넌 그 검을 든 인간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난 네가 목숨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네 마을로 돌아가라. 자연의 법칙은 그 누구도 바꿀 수 없지.

마녀 : 그래도 해보고 싶어.

스노우울프 펜리르 : 네 눈빛…… 맑고 결의에 가득찬 눈이구나.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겠지. …… 내가 이 아이를 어미에게 데려다주도록 하지. 다시 한번 도와줘서 고맙구나. 이건 내 작은 성의다. 전에 사냥터에서 찾은 것이다. 사양하지 말라, 넌 받을 자격이 있다.


에기로스 : 친구여, 또 만났네. 정말 늑대 무리 우두머리를 찾아갔군! 무사해서 다행이구만!

마녀 : (그에게 펜리르의 말을 전한다)

에기로스 : 흰곰을 내쫓는 게 조건인가? 젊은이한테 네가 구해줬다고 들었다. 넌 우리의 생각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군. 하지만 그 곰은 산 정상에 있는 악신의 수하야. 조심하는 게 좋을 게야!

마녀 : 곰이 어디로 도망쳤는지 알아?

에기로스 : 아직은 흔적을 찾지 못했다. 듣기로는 종종 발바닥으로 호수의 두꺼운 얼음을 내리친다고 하더군. 아마 발톱을 단련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 그 몬스터들의 사냥 본능이겠지. 도움이 필요하면 날 찾아와도 좋다. 이건 우리의 생존과도 관계가 있으니까 말이다.


<동굴 속>

검은 고양이 : 다 얼어죽었다 이건가. 이간이란 참 나약한 생물이란 말이지.

마녀 : 아직 살아있는 기척이 느껴져……

(어둠 속에 미약한 숨소리가 남아있다. 숨소리에 이끌려 흰색 증기를 바라보니 약한 빛 속에서 무언가가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어렴풋한 달빛 아래, 동굴 구석에서 빛을 내뿜고 있는 것은 자그만 별 두 개였다……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검은색의 물기가 그렁 그렁 한 커다란 눈이었다. 인간 아이였다. 그런데 아이는 상당히 쇠약해져 있는 듯, 여린 숨소리만 내고 있었다.)

검은 고양이 : 이런 겨울에는 많은 사람이 죽어. 어쩔 수 없지.

마녀 : (고개를 젓는다)

<아이에게 다가감>

마녀 : (여자아이의 뺨을 어루만진다)

검은 고양이 : 왜?

마녀 : 따뜻하게 해줘야 해……

(그리고 불에 나뭇가지를 던져 넣었다. 타닥타닥 마른 나뭇가지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불길이 세졌다. 그 눈부시고 따스한 빛이 동굴을 밝게 비추었다. 인간 아니는 그 눈 부신 빛에 겁을 먹고는 입으로는 미약한 숨소리를 토해냈다.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몸은 따스함에 대한 갈망으로 공포를 이겨내었고, 천천히 그곳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마녀 : 무서워 말고 가까이 와.

(인간 아이는 행복한 듯한 소리를 내었다. 얼어붙었던 몸이 점점 편안하게 풀렸다.)

검은 고양이 : 이 세계에서 불은 금기야! 만약 네가 이곳의 인간에게 불의 사용법을 알려준 걸 스반흐비트가 알게 된다면, 가만히 넘어가려 하진 않겠지.

마녀 : 무조건 죽을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야?

검은 고양이 : 난 너무 복잡한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냥. 하지만 동사라는 운명은 바꿀 수 없을 것이지. 스반흐비트 녀석은 이 세계를 빙하기로 만들어 놓았으니까.

마녀 : 저 죽은 사람들 좀 봐……

검은 고양이 : 냥.

(강한 사람은 가장 바깥쪽에, 중간에는 다른 어른들이, 약한 어린아이들은 안쪽에서 보호받고 있었어…… 게다가 아이들조차도 가장 어린아이를 더 따뜻한 안쪽에다 두고 둘러싼 채로 죽었어……)

마녀 : 모든 사람이 그녀가 정한 운명에 따라야 한다는 거야?

검은 고양이 : 냥…… 너……

마녀 : 난 반드시 이 끝없는 눈보라를 끝내야 해.

검은 고양이 : 크로노 타워에서 나한테 했던 말 기억나?

마녀 : 내가 누군지 알고 있다는 거? / …… 스반흐비트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을지도?

검은 고양이 : 이젠 물어볼 필요가 없겠어. 네 눈빛이 점점 굳건해지고 있으니 어쩌면 이번에……

마녀 : ?

검은 고양이 : 아, 아무것도 아니야. 조심해. 스반흐비트 녀석은 압도적인 실력을 갖췄으니. 수호자 전쟁에서 계속 선봉에 서기도 했고. 여긴 너무 추우니까 돌아가서 자야겠어…… 그럼……


<동굴 바깥>

(눈보라가 점점 강해진다)

<마녀가 불을 피우고 여자아이가 옆에 앉아있음>

얼음 기사단 보초병 : 이건 뭐야! 인간이 열을 내는 물건을 쓰다니! 이건 이 세계를 파괴하는 이단이다!

마녀 :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얼음 기사단 보초병 : 성녀님께서는 불을 사용하는 걸 엄격하게 금지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불의 비밀을 알게 된 거지?

마녀 : 성녀님?

얼음 기사단 보초병 : 이 세계의 수호자, 숭고한 성녀님은 우리의 위대한 지배자시지.

마녀 : 눈보라를 멈춰야 해. 성녀를 만나야겠어.

얼음 기사단 보초병 : 터무니없는 소리! 어떻게 불의 비밀을 안 거냐? 성녀님, 이 두 이단자를 심판해 주십시오! 저들은 이 세계에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겁니다!

<보초병 전투 후>

얼음 기사단 보초병 : 넌 대체 뭐 하는 놈이냐! 불의 비밀을 아는 것도 모자라 이단자 심판까지 저지하다니……

마녀 : 나를 스반흐비트에게 데려가 줘.

얼음 기사단 보초병 : 너 따위가? 성녀님을 만나고 싶다고? 꿈 깨라! 너흰 금기를 어겼으니 모든 기사의 적이 된 것이다. 너희에게 희망은 없어!


얼음 기사단 위병 : 산 중턱의 늑대 무리가 모여 사는 곳에 갔는데, 그 녀석들은 여전히 경계하면서 제 말은 전혀 듣지를 않습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말만 가지고는 놈들이랑 인간 사이를 이간질할 수 없습니다. 밤에 놈들의 집거지의 수원지에 함정을 파 뒀으니 놈들이 걸려들기를 기다리죠.

얼음 기사단 기사 : 잘 됐군. 그러면 늑대들이 더 인간을 증오하겠지! 아주 잘했다. 성녀님의 임무를 아주 잘 완수했구나. 에기로스의 젊은이들을 시켜서 그 늙은이들을 처리할 함정을 파게 했는데, 걸려들지 않았어.

<마녀 등장>

마녀 : 너희들이 몰래 이간질을 한거야?

얼음 기사단 기사 : 큭! 전에 그 애송이잖아! 애송이, 이건 높으신 성녀님꼐서 우리에게 내리신 사명이다. 산을 오리는 녀석들은 모두 위협이야. 이 세계에 상상도 못 할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놈들을 산기슭까지 쫓아내야 해. 절대로 놈들이 산꼭대기로 가서 성녀님을 모독하게 둘 순 없지!

얼음 기사단 위병 : 기사님, 이 애송이가 우리 대화를 엿듣고 우리 계획을 알아버렸습니다. 절대 살아서 산을 내려가게 해서는 안 됩니다! 위대한 성녀님, 신을 모독하는 저자들을 심판할 힘을 주십시오!

<기사 전투 후>

얼음 기사단 기사 : 이런 애송이에게 질 줄이야, 수치스럽군!

얼음 기사단 위병 : 기사님, 성녀님께서 하달하신 임무를 망쳤는데 무슨 낯으로 성에 돌아가죠?


얼음 기사단의 장창{어느 광신도 기사단의 표준 장비. 신의 제재를 상징한다. 사용자 감정을 봉인할 수 있는 듯, 이 창을 쥔 사람들은 차갑고 냉혹해진다.}


비석 : 얼음 기사단 주둔지


습격하는 스노우울프 : 걱정 마라. 또 널 습격하지는 않을 테니. 네가 한 일은 이미 두목께 들었다. 그 흉악한 흰곰을 내쫓겠다니, 정말 용감한 녀식이군!

마녀 : 그러면 늑대족도 원래 땅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

습격하는 스노우울프 : 그렇지. 거긴 우리가 대대로 살던 곳이야. 우리도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 맞다. 갑옷을 입은 놈들을 본 적 있어? 그 놈들 엄청 빨리 도망치네. 여기까지 쫓아왔는데 또 놓쳤어.

마녀 : 그 사람들은 수원지에 함정을 설치하고 있어……

습격하는 스노우울프 : 오! 그랬군, 어쩐지 수상하다 했더니 그런 무시무시한 일을 꾸미고 있었단 말이야? 정말 중요한 정보야. 어서 두목께 알려야겠어. 넌 정말 다른 인간이랑은 다른 것 같구나. 우리 두목처럼 용기와 지혜가 넘쳐. 전에 실례했던 건 사과할게. 나도 그 인간들을 오해했어. 맞다, 부탁 좀 들어줄 수 있어?

마녀 : (고개를 끄덕인다)

습격하는 스노우울프 : 이 험한 산길의 깊은 곳에는 거대한 활을 쓰는 녀석이 있는데, 놈이 우리 늑대족에게 위협이 될까 봐 걱정했거든. 녀석이 기사단 놈들과 전투를 하는 틈에 몰래 녀석의 짐을 훔쳤어. 그런데 내가 오해한 것 같네. 난 얼른 돌아가서 두목님께 알려야 하니까 나 대신에 짐을 돌려줄 수 있겠어?

마녀 : 물론이지.

습격하는 스노우울프 : 정말 고마워. 기사단 놈들 조심하고, 잘 가.


?? : 파카네는 왜 아직 안 와? 혹시 길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마녀 지나감>

?? : 잠깐만요. 실례하겠습니다. 뭐 좀 물어볼게요.

마녀 : ?

릴리아 : 저는 홀름가드의 릴리아라고 해요. 친구와 축제에 놀러 가기로 했는데, 한참 기다렸는데도 친구가 오지 않아서요. 혹시, 손엔 마법 지팡이를 쥐고 등엔 마력의 날개가 달린 마법사를 보셨나요?

마녀 : 본 것 같은데…… / 혹시 파카네를 말하는 건가……

<파카네 등장>

파카네 : 릴리아…… 릴리아, 미안해, 그게…… 으악, 그대…… 그대가 어떻게 여기에 있지!

릴리아 : 파카네, 저 여자 알아?

파카네 : 내가 저런 사람을 어떻게 알겠어? 됐어, 릴리아, 우리 같이 축제 구경하러 가자.

릴리아 : 앗? 잠시만……

<릴리아, 파카네 사라짐>


?? : 산꼭대기에 가서 수호자를 처치한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래도 이 세계는 멸망할 겁니다.

마녀 : 그래도 산꼭대기에 갈 거야. / 난 눈보라의 원인을 찾으러 가야 해.

?? : 무슨 말을 해도 듣지를 않으니…… 어쩔 수 없죠. 직접 막을 수밖에!

<?? 전투 후>

?? : 역시 당신을 막을 수 없는 건가요…… 하지만 곧 알게 되실 겁니다.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요!

<?? 사라짐>


거대 화살{일반 화살보다 다섯 배 이상은 큰 거대 화살. 이 화살을 쏘려면 반드시 거대한 활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거대한 활을 잡아당길 수 있는 호걸은 몇몇 안 될 것 같다.}


에기로스 : 오오, 아가씨 아닌가! 무사해서 다행이구만. 어때? 흰곰은 찾았나?

마녀 : (고개를 젓는다)

에기로스 : 전에도 이야기했었지만, 그 녀석은 언 호수에서 발톱으로 얼음을 내리찍으며 발톱을 단련하는 걸 좋아한다. 이 앞은 얼어붙은 호수야. 지금이라면 녀석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마녀 : 고마워.

에기로스 : 네 용기와 의지에 감탄했다. 네가 정말 이 끝없는 눈보라를 멈출 수 있을지도…… 아, 그 가방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내 짐 아닌가?

마녀 : (늑대가 짐을 훔친 일을 이야기한다)

에기로스 : 아, 그랬군. 나도 인간과 늑대 무리의 대립이 얼음 기사단의 이간질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어. 그 녀석들에게는 확실히 벌을 줬지.

마녀 : 어쩌면 당신들과 늙은 헌터들의 갈등도……

에기로스 : 친구여……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믿을만한 증거를 찾아야 한다. 그게 없으면 젊은 부하들은 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다. 내 짐을 찾아 준 보수로 이걸 가져가도록 하라. 그럼, 꼬마 아가씨, 또 만나자고.


릴리아 : 우리 고향에는 이런 축제가 없거든, 정말로 진귀한 경험이었어.

파카네 : 나도 이렇게 번화한 곳은 오랜만이야, 역시 인간이 사는 마을이 재밌어. 이따가 얼음 조각 보러 가자.

<마녀 등장>

파카네 : 엇, 또 그대야? 눈보라에 관한 단서는 이미 알려줬잖아, 더 이상 날 괴롭히지 말라고!

마녀 : 눈보라를 멈추는 방법을 알고 싶어……

파카네 : 말했잖아, 산꼭대기의 얼음의 성에 가면 알 수 있다고, 귀찮아 죽겠네, 내 흥을 깨지 말라고! 얼음 조각전이 곧 시작돼. 릴리아, 가자.

<파카네 가버림>

릴리아 : 미안해요, 파카네는 악의가 없는데,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은 처음이네요.

마녀 : …… / 정말 이상한 취향이야……

릴리아 : 미안해, 파카네가 너무 귀여워서 놀려주고 싶었어…… 죄송해요. 제 고향은 사실 이곳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들이 말하는 얼음의 성이 많이 궁금했어요. 산 정상에 계신가요? 얼음 조각전에 같이 가고 싶어요!


흉악한 흰곰 : 드디어 며칠 푹 쉴 수 있겠어. 성녀님과 넘치는 지열을 처리하느라 피곤해 죽겠어. 몸이 둔해졌구나. 저쪽에 있는 얼음을 부숴서, 이 몸의 발톱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한 번 시험해볼까……

<마녀 발견>

흰곰 헤르뵈르아르타 : 쳇, 또 너냐! 이 빌어먹을 꼬맹이가! 이 헤르뵈르아르타 님을 얕보는 짓을 해놓고, 뻔뻔하게도 또 왔구나!

마녀 : 여기서 떠나라. / 여긴 늑대들이 대대로 살던 곳이다.

흰곰 헤르뵈르아르타 : 크크큭…… 꼬맹아, 어디서 그런 헛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헤르뵈르아르타 님께 싸움을 걸다니 정말 간이 부었나 보구나! 성녀님이 

놈들을 없애라고 하시면, 이 헤르뵈르아르타 님께서 놈들을 밟아버린다 이 말이야!

마녀 : 성녀님?

흰곰 헤르뵈르아르타 : 크어어어!! 그분은 이 헤르뵈르아르타 님의 마스터, 위대한 수호자님이시다. 저번에는 방심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안 될 거다! 크어어어!

<헤르뵈르아르타 전투 후>

흰곰 헤르뵈르아르타 : 젠장, 대체 왜! 이런 꼬맹이한테 지는 건데!

마녀 : 다시는 숲에서 인간들을 해치지 마……

흰곰 헤르뵈르아르타 : 말도 안 돼… 이 헤르뵈르아르타 님께서 인간 꼬맹이에게 지다니…… 기억해 두라고! 자신 있으면 산꼭대기에 있는 얼음의 성으로 와라. 성녀님께서 복수해주실 거니까! 기억해 두라고!


스노우울프 펜리르 : 용감한 인간의 아이여, 정말로 해낼 줄이야! 나의 자손에게 모두 들었다. 네가 흰 곰을 처치해준 덕분에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어. 계속 약속을 이행하고 있었군. 대단해! 크릉!

마녀 : 성녀 스반흐비트에 대해 알고 있어?

스노우울프 펜리르 : 사실 성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인간들은 성녀보다도 악신이라고 부르는 걸 좋아하더군. 나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어쨌든, 우리 늑대들이 이곳에서 살 때부터 이곳은 성녀님이 관리하셨다. 얼음 기사단은 성녀님의 신도들이다. 성녀님에게 해가 되는 녀석들은 모두 제거하지. 내가 아는 건 성녀는 산 정상에 있는 얼음의 성에 거처를 두고 있어, 기사단밖에 들어갈 수 없을 거다.

마녀 : 그럼 눈보라는 언제부터 시작 된거야?

스노우울프 펜리르 : 하하, 그건 더 모르겠다. 내가 기억이 있을 때부터 눈보라가 그친 적이 없었지. 아마 우리 늑대족이 이곳에서 살 때부터 그친 적 없을 거다. 그런데 요즘 눈보라가 강해지고 있어서 식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우리 늑대족은 이 눈보라를 빌어 지금까지 살아남았지. 우리는 훌륭한 사냥꾼인데다 악천후에도 적응을 잘하기 때문이지. 다만 이 눈보라가 우리와 인간의 마찰을 심화시켰지. 하지만 이 모든 건 기사단이 배후에서 꾸몄던 것 같군.

마녀 : 그들은 당신들을 산기슭으로 쫓아내려고 해.

스노우울프 펜리르 : 인간의 아이여, 네 용기와 지혜에 감탄했다. 저 앞이 바로 산꼭대기다. 성녀와 그녀의 부하들이 장애물을 잔뜩 설치해뒀을 테니 조심하도록! 눈보라의 의지여, 그녀에게 가호를!


마녀 :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

릴리아 : 우리가 얼음 조각전에 도착했을 땐 축제가 이미 끝나 있었어요. 파카네는 크게 실망한 듯 랜드나마로 돌아갔어요. 전 여기서 좀 더 놀다 가려고요.

마녀 : 산꼭대기의 성은……

릴리아 : 네, 산꼭대기에는 이미 가봤어요. 정말 멋진 성이었어요. 우리나라에도 성이 있긴 하지만, 그것과는 비교가 안 돼요. 이루 형언할 수 없어요. 성이 바로 앞에 있어요. 얼른 가보세요~~


기사단 단장 : 큭!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니다!

마녀 : 난 눈보라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어. 성녀 스반흐비트를 만나고 싶은데.

기사단 단장 : 감히 성녀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 누차 우리 계획을 망친 것이 네 녀석이군! 넌 이미 불의 금기를 어겼으니 죄가 무거울 것이야! 설마 아직도 성녀님의 의지에 반하려는 건가?

마녀 : 난 그저 눈보라를 멈춰서 사람들의 고통을 줄여주고 싶을 뿐이야.

기사단 단장 : 웃기는군! 이 끝없는 눈보라는 성녀님의 의지다. 눈보라가 그치면 이 세계는 파멸할거야!

마녀 : 이 세계를 파괴하는 게 눈보라겠지.

기사단 단장 : 무지한 녀석! 감히 성녀님의 의지에 저항하다니. 더 말할 것 없다. 네 피로서 성녀님을 모욕한 죄를 씻어라!

<단장 전투 후>

스노우울프 펜리르 : 여기가 성녀의 성인가…… 정말 장관이군!

<스반흐비트 등장>

성녀 스반흐비트 : 당신은…… 인간이군요. 인간이 그 눈보라를 뚫고 오다니, 제법이군요.

마녀 : 당신이…… 성녀?

성녀 스반흐비트 : 인간들은 그렇게 부르곤 하죠. 제가 바로 스네구로치카의 수호자인 스반흐비트입니다. 이곳의 수위들은 다 당신이 쓰러뜨린 것인가요?

마녀 : 네가 눈보라를 만들어낸 거야?

성녀 스반흐비트 : 이 세계의 파멸을 막기 위해서 마법으로 끝없는 눈보라를 만들어냈죠. 이게 만물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거기에 있는 스노우울프여, 언제부터 인간에게 꼬리를 흔들게 되었습니까?

스노우울프 펜리르 : 네 수하가 우리와 인간의 대립을 부추겼다. 비겁한 수단을 써서 말이지. 이 아이는 너와는 다르다. 우리의 슬픔에 공감하고, 우리의 행복을 위해 힘을 쏟아주었다.

성녀 스반흐비트 : 따분한 변명이네요. 당신 일족은 줄곧 내게 반항해왔었죠. 보아하니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 같군요.

마녀 : 이 세계는 당신의 눈보라 때문에 혼란스러워졌어. / 그 많은 생명이 그것 때문에 죽어갔다고요.

성녀 스반흐비트 : 모든 건 세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힘없는 존재여, 구차하게 살고 싶다면, 발악해 보도록 하세요. 누구도 제가 이 세계를 구하는 걸 막을 수는 없습니다.

<스반흐비트 사라짐>

스노우울프 펜리르 : 저 고집스러운 녀석을 처치해야 눈보라가 멈출 것 같군.

마녀 : (고개를 끄덕인다)

스노우울프 펜리르 : 혼자 성에 들어가려는 건가?

마녀 : 이 아이를 구했는데, 좀 돌봐줄 수 있겠어?

스노우울프 펜리르 : 이 아이는 내게 맡겨. 가라! 눈보라의 의지여, 그녀의 앞길을 살펴주시옵소서!


비석 : 얼음의 성


검은 고양이 : 이게 성녀 스반흐비트의 성이고, 스네구로치카 산 정상이야. 수호자 전쟁이 벌어진 후, 그 여자는 마법진을 설치해 이 세계에 영원한 겨울을 가져왔지. 눈보라로 인해 쌓인 눈은 어느새 빙하가 되어 버렸고 말이야. 그야말로, 빙하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지.

마녀 : 눈보라를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해?

검은 고양이 : 그건 성녀님께 여쭤봐야 할 거다냥…… 하지만 설득하는 게 쉽지 않을걸.

마녀 : (성 앞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한다)

검은 고양이 : 그래…… 그 여자는 워낙 고집이 세서 말이야. 에리시키갈의 모든 것에 반대했었지.

마녀 : 사람들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는 처치하는 수밖에……

검은 고양이 : …… 인도가 없었는데도, 선택을 한 건가……

마녀 : ?

검은 고양이 : 이미 너무 많은 걸 말했어. 스반흐비트 녀석은 널 눈엣가시처럼 여길 거야. 그 녀석은 에리시키갈 님을 정말 싫어하니까. 냐아암~ 어쨌든 조심해. 난 피곤하니까 돌아가서 잘래.

<마녀 지나가고 에?리나 등장>

검은 고양이 : 넌?…… 그랬나. 그래서 계속 저 사람을 쫓은 거고?

?? : 아직도 방관하나?

검은 고양이 : 난 널 도울 이유가 없지.

?? : ……

검은 고양이 : 또 무슨 말을 할 자격도 없겠지. 냥, 가서 쉬어야겠어. 안녕.

<검은 고양이 사라짐>

?? : 이런 착오는 의미 없이 계속 반복될 뿐……


<성꼭대기>

마녀 : 눈보라를 멈춰 줘.

성녀 스반흐비트 : 그럴 순 없습니다.

마녀 : 이 세계의 혼란을 없애는 건 내 사명이야.

성녀 스반흐비트 :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러면 이 세계는 파멸할 겁니다.

<성녀 내려옴>

성녀 스반흐비트 : 다, 당…… 당신은…… 재앙의 마녀, 어째서 살아 있는 거지!

마녀 : ?

성녀 스반흐비트 : 수호자 전쟁에서 봉인되었을 터인데, 어째서…… 말도 안 돼! 불결한 마녀가 이 세계에 존재하다니!

<스반흐비트 전투 후>

마녀 : (마법진을 해제한다)

성녀 스반흐비트 : 용서 못 해! 이 증오스러운 마녀! 내 세계를 망가뜨리게 두진 않겠어! 재앙의 근원을 없애고, 세계를 구해내겠습니다!

<마녀가 성녀 힘 흡수하고 성녀 얼음에 얼려서 잠?듬>


녹지 않는 얼음{영원히 녹지 않는 얼음 결정.}


<곳곳에 싱?크홀 생기고 용암분출>

스노우울프 펜리르 : 우워어어어! 잘했다! 아무래도 이긴 것 같군. 그런데 이 분출은 뭐지? 위험하구나! 걱정 마라, 약속은 지킬 테니. 우리는 원래 있던 숲으로 돌아가 인간들과도 공존할거다. 그런데 너는 이곳에 오래 머물 것 같지는 않군.

마녀 : 그 여자아이를 산기슭의 마을에 데려다줘.

스노우울프 펜리르 : 점점 재미있어지는걸! 걱정 말라고. 반드시 해낼 테니까. 크르릉, 이걸 받아라! 우린 이것의 마력을 사용할 수 없어. 하지만 너한테는 도움이 될 것 같군. 그럼 잘 가라고. 눈보라의 의지여, 그녀에게 가호를!


늑대 이빨{아직 마력이 남아 있는 흉악한 늑대의 이빨. 어느 존귀한 존재를 물어서 벌을 받았다고 한다.}


<이공간>

신비한 목소리 : 숙명의 봉인이… 약해지고 있다……


<로비>

딜루카 :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는데, 들어 볼래?

마녀 : (고개를 끄덕인다)

딜루카 : 상투스 교회 녀석들도 와 있나 봐. 자칭 상투스 교회 집행자라던데.

마녀 : 상투스 교회?

딜루카 : 맞아. 절대 신을 믿는 교회인데 다른 신을 믿는 노부스 교회를 이단으로 간주하지. 그들은 부패한 귀족들과 손을 잡고 속세의 권력을 장악했어. 이 타워에서 나갈 방법은 찾았어?

마녀 : (고개를 젓는다)

딜루카 : 내 고용주도 타워에 들어오고 나가지 못하고 있어서, 나갈 방법을 찾는 중이야. 나랑 달리, 그 여자는 품격 있고 기품 있는 사람이야. 만날 기회가 있다면, 분명 좋은 친구가 될 거야. 어쨌든 상투스 교회 녀석들은 조심해. 녀석들이 여기 나타난 건 아마 보물과 연관이 있을 테니까.

마녀 : 난 보물에는 관심 없는데……


에리나 : 마스터,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마녀 : 어떤 일들이 생각났는데 전부 슬픈 거야.

에리나 : 슬픈…… 일이요?

마녀 : (말해준다) 스네구로치카의 수호자 스반흐비트는 날 엄청 싫어하는 것 같아. 날 재앙을 몰고 오는 마녀라고 하더라. 마치 난 수호자 전쟁에서 소멸해야 했던 것처럼, 이 세계에 존재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야.

에리나 : 마스터, 당신의 슬픔을 제가 이해할 순 없겠죠. 슬픈 기억이나 즐거운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죠. 슬픔 또한 기억의 일부랍니다.

마녀 : 하지만 기억의 공백은…… / 슬픔만 남았어.

에리나 : 당신은 다른 세계에서 거듭된 고난에 맞서 싸워 왔어요. 그래서 고난의 기억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거겠죠. 다정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주는 고통에 민감한 거예요. 하지만 부디 믿어 주세요. 당신에게는 운명을 바꿀 힘이 있어요. 이미 이르민술과 스네구로치카의 운명을 바꿨으니까요. 예전 기억을 잃었다곤 하지만, 당신은 서서히 기억을 되찾고 있어요. 처음에는 조금 괴로울지 모르지만, 마지막에는 분명 모든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마녀 : 고마워……

에리나 : 저는 당신을 모시는 시녀입니다. 제게 있어선, 당신이 세상의 전부예요. 계속 당신 곁에서, 당신을 도울게요. 당연한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