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지에서 출토된 '금동초심지가위'는 초 심지를 자르는 용도의 가위다. 약 8세기경 신라 왕실에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 동아시아 금속공예품의 교류사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2014년 12월 대한민국 보물 제 1844호로 지정되었다.
Q. 보내고 나면 꼼짝 없이 당하는 것?
A. 가위 ✂️
정답 맞추셨나요?
수수께끼로 시작해본 오늘의 주제는 가위입니다.
가위 다들 몇 개 씩 가지고 계시지요? 종이 자르고 음식 자르고, 옷감도 자르고, 머리털, 개털 각종 털 자르고, 나무도 꽃도 자르고, (우리나라는) 음식까지 자르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위는 청동기 시대부터 사용했다는 유물이 발견되고 있으며 지역도 유럽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지역에 걸쳐서 출토되었습니다. 심지어 그 형태가 크게 바뀌지 않은 생활용품이라 하니 예나 지금이나 우리 생활의 필수품 중 필수품인가 봅니다.
역사가 깊고 종류와 쓰임이 많은 만큼 가위는 상상 이상으로 천차만별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도 문구점에서 파는 어린이용 O천원짜리 가위부터 미용 등 특수 목적에 쓰는 O백만원짜리 가위까지 존재합니다.
즉, 우리 주변에 흔히 쓰는 이 가위에도 명품이 있다는 것입니다.
명품이 되려면 뭐가 필요하나요?
명품의 조건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이를테면 명성, 장인정신에서 기반한 최고의 품질, 희소성(가격) 그리고 오랜 시간을 검증 받아 온 '전통'입니다. 가위에도 이 모든 조건을 갖춘 브랜드가 있습니다.
한 때 중국인 가정에는 집집마다 이 가위 한 자루 씩 있었다고 하는 풍문이 있었습니다. 예리한 절삭력, 균형 잡힌 디자인, 무려 100년을 써도 무뎌지지 않는다는 신화 같은 이야기까지 갖춘 가위. 장샤오취안(张小泉) 가위입니다.
Made in China ? 중국산이라고 하면 대량 생산으로 적당한 품질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샤오취안 가위는 무려 3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국 명품 가위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17세기부터 시작된 장샤오취안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예술품' 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지금도 일부 제품은 중국 노동자 평균 월급의 3배 정도를 주어야 구할 수 있다고 하니 확실히 '명품'은 명품인가 봅니다.
그렇다면 장샤오취안은 과연 가위 하나로 어떻게 '명품'의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요?
[사진: ChinaDaily]
350년을 이어온 철학과 도전
장샤오취안의 역사는 1663년 중국 항저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장샤오취안은 손재주가 좋은 대장장이었습니다. 명나라 때부터 대장간을 운영하던 아버지에게서 칼 등 각종 공구를 만들고 철을 다루는 법을 배웠습니다. 또, 항저우는 좋은 철이 생산되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저우 일대는 춘추전국시대부터 '검의 본고장'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환경과 장인의 결합으로 장샤오취안은 우수한 강철과 정밀한 연마 공법을 결합해 남들과 차별화된 날을 만들어냈죠. '량강정제' - 좋은 강철로 정교롭게 제작하자- 라는 철학을 가문 대대로 기업 핵심 이념으로 삼고 지금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장샤오취안의 가위는 중국 황제가 선택한 황실 가위로 유명합니다. "장샤오취안의 가위 없이는 단 한 벌의 비단도 자르지 마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고급 가위' '황실 가위'의 대명사였습니다.
1953년부터 중국 정부는 '장샤오취안'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위 장인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55년까지 가위 장인은 52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장샤오취안 가위 장인들이 항상 가슴에 새기고 다니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3가지 일이 가장 어렵다. 첫째는 강한 철을 다루는 일, 둘째는 물에 뜨는 배를 만드는 일, 셋째는 쉽게 부서지지 않는 부드러운 두부를 만드는 일"
전 후 중국 경제에서 수공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마오쩌둥은 '장샤오취안 브랜드는 만년이 지나도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언급할 만큼 장샤오취안 브랜드를 뒷받침해 주었습니다.
[사진: 바이두]
명품 가위,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앞서 살펴본 명품의 조건에서 보면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명성, 희소성, 시간을 통해 이어지는 전통은 이 조건이 전제 되어야 합니다. 바로 장인정신에 기반한 '품질'입니다.
장샤오취안은 전문 가위 연구소를 설립하여 가위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량강정제'라는 기업의 이념 아래 재료를 구할 때부터 장인 정신을 발휘합니다. 직원들은 좋은 강철을 구하기 위해 여러 강철 회사를 방문해 강도, 순도까지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합니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장샤오취안의 가위가 될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또 총 72가지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가위 하나가 탄생합니다.
명실공히 장인 정신 기반의 장샤오취안은 공정을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금도 연구 개발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연구 개발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 년에 연구 개발비로 쓰는 비용이 2,300만 위안. 현재 환율 기준으로 우리 돈 46억이 넘습니다. (*2021년 기준)
[사진: 바이두]
전통? 400년 전에 살고 있나요?
역사와 전통, 품질의 인정받는 장샤오취안은 박물관에서 파는 굿즈처럼 어쩌다 관광객들이 여행 와서 한 두 자루 씩 기념으로 사가는 제품이 아닙니다. 현재 진행형의 생필품이죠.
불과 몇 년 전에도 120여 종, 규격은 360여 종의 가위를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줄 아세요? 지금은 200여 종의 가위를 만들고 서로 다른 크기의 규격 종류만 700여 종에 달합니다. 장샤오취안에서 만들고 있는 칼 시리즈만 해도 100 종류, 400여 개 이상의 규격 품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샤오취안 가위는 디자인, 규격 등에서 다양성을 추구했습니다. 전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해서 현재에 머물러 있지는 않습니다. 장샤오취안의 회장은 2016년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전 중국에서는 한 가정에 가위 1개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생선 손질하는 것, 옷감 잘라내는 것, 종이 자르는 것 모두 가위 하나로 하면 그만 이라고 생각이 많았습니다. 이제 저희는 소비자들에게 서로 다른 용도에 맞는 가위를 쓰시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장샤오취안의 가위를 쓰신다면 힘도 덜 들고 수고를 아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우리가 소비자들을 잘 설득할 수만 있다면 원래 가위 하나를 판매하던 것을 적어도 3개 이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판매 채널에도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판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여 판매 루트 다양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전체 생산품의 약 35%는 해외로 수출되고 있으며 해외 인기 드라마의 PPL을 통해 인지도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사진: 바이두]
'품질 개선 없이는 전통은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샤오취안의 품질은 지속적으로 도전 받고 있습니다.
2022년 한 소비자는 장샤오취안 칼의 칼날이 마늘을 으깨는데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실망스럽다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했습니다. 흔히 중국 요리사들이 마늘을 으깰 때 사용하는 방법이죠? 넓은 면적으로 마늘을 내리치며 빻는 방법 말입니다. 해당 소비자도 그런 방법으로 마늘을 빻고 있는데 그만 새 칼이 부러져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장샤오취안의 고객센터에서는 '재질이 좋을 수록 경도가 높아서 마늘이나 오이를 으깨는데 쓰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답을 했습니다. 소비자는 이 황당한 대답을 웨이보에 올렸고 순식간에 1억 8천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라이벌 사에서는 자사 칼은 마늘을 으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광고 하였습니다.
회사 측은 물러서지 않았고 '4년 동안 판매한 제품이지만 불만 건 수는 11건'이라며 해당 소비자의 의견을 일축했습니다. 화가 난 중국 네티즌들은 4개월 전 비디오 인터뷰를 찾아 공유했습니다. 인터뷰에서 브랜드 총지배인의 "중국의 야채를 자르는 방식은 틀렸다. 미슐랭 셰프는 그런 식으로 자르지 않는다"는 발언은 중국인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사람들에게 야채를 자르는 방법을 '교육'하고 중국 문화에 대한 무례와 해외 스타일을 숭배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장샤오취안의 총지배인은 결국 해당 발언에 공식 사과하고 회사는 지난 4년 동안 칼이 부러진 고객에게 새로운 칼을 보내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완벽한 품질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수 많은 제품이 더 빠르고, 더 싸게 그리고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품질 최고!'라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가 말하는 품질의 정의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장샤오취안의 경영자라면
어떤 품질은 고수하고 어떤 품질은 변화시켜야 할까요?
어떤 제품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어떤 제품은 스테디셀러가 될까요?
출처가 명시되지 않은 이미지는 AI로 제작하였습니다. 자유롭게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2025년에는 Process Innovation의 중심에서 Quality Excellence를 외쳐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제품, 서비스, 관리 품질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함께 나누면 좋을 생각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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