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 돌아보는
New Start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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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미국에 GE가 있다면, 일본에는 이 회사가 있다!
미국에 에디슨이 있다면 일본에는 이 사람이 있었습니다.
일본이 러시아에서 들여온 증기기관차를 보고 따라 만들 수 있었다던 '다나카 히사시게'.
각종 전자제품부터 무기, 배까지 만들었다던 다나카 제작소에서 출발하여 '시바우라제작소'로 이름을 바꾸고, 전쟁 중 도쿄전기와 합병하여 만들어진 회사.
도쿄전기 + 시바우라제작소 = 도시바 (TOSHIBA)
도시바, 얼마나 잘나갔나면?
일본 최초의 가전 제품은 모두 '도시바'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냉장고? 세탁기? 컬러TV ? 진공청소기?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가전제품의 일본 최초가 바로 이 회사의 작품입니다. 어린 시절 우리 엄마의 꽉 닫힌 주머니를 열게 했던 일제 전기밥솥을 최초로 만든 회사도 바로 도시바입니다.
이 밖에도 무려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만들었고요. 세계 최초의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하였습니다. 이 기술을 92년에 삼성전자에 라이센싱하기도 하였지요. 1990년, 도시바는 반도체 매출이 48억 달러로 세계 2위의 반도체 매출 기업이었습니다.
기술로 세계를 선도하던 도시바는 일본의 자존심이라고 불렸습니다.
도시바의 위기, 일본 거품 경제 붕괴 때문?
도시바의 위기는 일본 거품 경제의 붕괴로 시작되었습니다.
도시바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했습니다.
90년대 이후 도시바는 반도체와 사회 인프라사업의 양대 축으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내부 기업 제도를 도입하여 각 분야 별로 독립성을 갖고 빠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선택과 집중은 많은 경우에 좋은 결과를 낳습니다. 그러나 도시바는 달랐습니다. 내부 기업 제도는 의사 결정 권한과 함께 성과에 대한 책임이 전제 되었으니 조직은 단기 성과를 내기에 급급했고, 분야 별 파벌이 생겨 내부 경영권 분쟁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거품 경제 붕괴는 모든 일본 기업에게 닥친 위기였습니다. 그러나 모두 도시바처럼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여기 YES를 외치지 않는자 누구?
파벌이 낳은 가장 큰 악은 '예스맨'입니다. GE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대 의견을 수렴 하지 않을 때 결과는 비참합니다.
내가 속한 파벌의 경영진의 의견에 "NO!" 라고 할 수 있는 직원은 없습니다. 의문이나 의견을 내는 것도 어렵습니다. 파벌에서 쫓겨나면 큰 일이니까요.
도시바 관계자들은 도시바 몰락의 원인을 2006년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며 원자력 사업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합니다. 입찰 경쟁 과열로 팔고자 하는 기업이 받고 싶었던 20억 달러의 2배가 넘는 54억 달러라는 거액을 지불하였고 여러 이유로 사실상 실패한 판단이었습니다. 도시바가 원전사업으로 입은 누적 손실이 7조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으니까요.(*2017년 파산) 원전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도시바가 왜 웨스팅하우스를 2배가 넘는 돈을 내면서 인수했을까?
일본 언론은 도시바 몰락의 원인을 '도시바 병'.
바로 파벌주의와 '예스맨'들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평가합니다.
2017년,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은 국내 기업 SK 하이닉스가 참여한 연합 컨소시업에 매각했다. [그래픽 : 비즈워치 김용민기자]
YES라고 외쳐 놓았으니, YES를 만들어라
도시바는 플래시 메모리, 발전소, 철도 인프라 사업을 가지고 있어 다른 전자 회사들이 불황의 늪에 빠져 있을 때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렇게 보이도록 속이고 있었습니다.
2015년에는 2009년부터 7년간 1518억엔 (약 1.5조 원)의 이익이 부풀려져 있다고 밝혀졌고, 이는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장부터 적자일 때 거래처를 대상으로 '납품가 후려치기'로 적자를 메꾸라고 지시했습니다. 삼일 동안 120억 엔의 영업이익을 만들라는 지시에 서류 상 120억 엔을 만들었다는 보고서도 있었습니다.
단기 실적을 위해 분식회계까지 자행하던 도시바는 2017년 감사 의견을 받지 못한 채 실적 발표를 하게 되었고 주요 사업들을 하나 둘 청산하게 되었습니다.
2023.12.20 도시바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 되었다. 상반기 발표된 작년 도시바의 실적은 총 748억 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4000명의 인력을 추가로 감축하고 본사를 도쿄에서 가와사키시로 옮긴다고 밝혔다. [사진: 로이터]
일본의 자존심? 일본의 부끄러움!
일본 언론들은 앞 서 언급한 몇 가지 이유 외에도 일본 특유의 정경유착, 유훈(遺訓) 경영 등도 도시바 몰락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합니다.
소니 창업주가 도시바에 지원했다가 떨어져서 소니를 만들었다는 에피소드는 테크기업 도시바의 자존심과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일본에서 최초의 가전제품을 개발하고,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며 현대 반도체 사업의 부흥을 알렸던 도시바였습니다.
그러나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읽지 않고 과거의 방식과 영광에 묶여 있고,
내 세계 안에서 파벌을 만들어 목표와 목적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불법을 자행했던 글로벌 기업 도시바는 결국 지난 해 12월, 5천 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하며 상장폐지 되었습니다. 상장 된 지 74년만의 일이고, 설립한 지 148년 만이었습니다.
OO님께서 지시하신 사항입니다
'OO님께서 지시하신 사항입니다'
우리가 일 할 때 흔히 하고, 흔히 듣는 말입니다.
이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OO님이 '왜 이 일을 지시했는지' 궁금해 하지 않습니다.
'How Google Works'(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의 작가 조나단 로젠버그는 이를 HIPPO(Highest Paid Peron's Opinion)의 오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은 하마이며, 회의실에서도 그렇다'고 이야기합니다. 수 많은 데이터가 A를 가리키지만 직관과 경험, 내부 관계 때문에 B로 결론이 내려지는 'the Highest Paid Person's Opinion'을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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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의실에도 지금,
HIPPO가 함께하고 있습니까?
출처가 명시되지 않은 이미지는 AI로 제작하였습니다. 자유롭게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우리는 왜 많은 성공 스토리를 들으며 장점을 따라하려고만 할까요?
때로는 타산지석이 무엇보다 큰 가르침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해당 코너를 기획했습니다.
혹시 궁금한 기업이나, 타산지석으로 삼을 나누고 싶은 좋은 사례가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normal@sj.co.kr / 02-2225-0609 (2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