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혜 개인전 《아들의 시간 2/2》

입체, 설치를 중심으로 작업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박지혜 작가는 일상적 갈등을 관찰하고 보편성이라는 명분 아래 배제된 인간성을 탐구해 왔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고, 가끔씩 맹목적이기까지 한 삶의 조각들을 바라보며 작가는 타인의 기준에 따라 규정되는 성공 앞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며 그것은 무엇을 위한 판단이었는지를 질문한다. 알면서도 반복하는 실패, 닿을 듯 닿지 않는 용서의 역사를 통틀어 그는 현재를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인간의 불완전성을 꼽는다. 그리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실수와 모순이 관계 안에서 다양하게 소화되는 모양을 추적한다.

2022-23 ⟪아들의 시간⟫은 그의 이러한 관심을 지극히 평범한 가족 서사로 풀어낸 것이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두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대를 향한 의식-마음씀-을 드러낸다. 특히 대도시의 시간성과 확연한 차이를 가진 도서 지역 리서치를 바탕으로, 제한된 환경을 개척하고야 마는 작은 공동체의 잠재력에 주목한다. 2022년 12월 한국근대문학관에서 개최한 개인전 ⟪아들의 시간 1/2⟫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인 ⟪아들의 시간 2/2⟫(스페이스 빔, 쉬)에서 작가는 부모, 바꿔 말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좌절을 경험했을 기성세대의 입장으로 망령된 것들을 대면하는 자세를 다룬다. 막연한 거리감에 채워진 전통과 권위를 걷어 낸 자리에는 여느 누구와 다를 바 없는 불안과 더불어 원죄와도 같은 미안함이 스며 있다.


쉬(shhh)
주소: 인천 중구 신생동 2-11, 2층
전시기간: 2023년 11월 3일 - 19일 (월요일 휴관 / 예약제 운영)
작가와의 대화: 2023년 11월 19일 오후 3시
관람 예약: https://forms.gle/USzZtgLu8VbPvyLe8

스페이스 빔 우각홀
주소: 인천광역시 동구 창영동 7, 1층
운영시간: 2023년 10월 20일 - 11월 8일 11:00 - 18:00 (월요일 휴관)
퍼포먼스: 10/21, 10/22, 11/4, 11/5 17:00~ (약 15분)

지원: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작가 소개

박지혜는 정상 사회인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개별 존재의 불안에 관심을 가지고, 보편성을 상위 가치에 둘 수밖에 없는 암묵적 합의(규칙, 약속, 형식, 질서 등)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는다. 텍스트부터 입체, 설치, 영상 작업에 이르기까지 주로 담담하게 서술하는 자전적 이야기의 형식을 띈다. 마치 남일 말하듯 건조하고 단정한 표면 아래에 치열하게 생존하는 개인의 미시사와 짙게 녹아있는 시대상을 기록하고 공동의 공포 앞에 연대의 가능성을 파종한다.

개인전 ⟪아들의 시간 1/2⟫(2022, 한국근대문학관), ⟪증발⟫(2021, shhh) 및 기획전 ⟪미술관, 우리와 우리 사이⟫(2021,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아티스트로 살아가기⟫(2020, 세화미술관)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였으며,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777레지던스(2017),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19)를 거쳐 인천아트플랫폼(2023) 입주작가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