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도 예술공동체 공간섬알 《한 발은 밭에 한 발은 바다에》
2024.11.14.-11. 26.
전시 <한 발은 밭에 한 발은 바다에>는 아차도 주민 창작자 작품에서 파생된 에코페미니즘적 시각을 주제로 5명의 예술가가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여성 주민들의 삶의 태도를 탐색하면서 이들과 협업을 통해 산출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예술가들은 지역의 여성 주민들의 일상을 함께 경험하고 공유하며 작업하였고, 주민 창작자들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생산자와 창작자로서 연대하고자 한다.
아차도 주민 창작자들 작품의 소재는 주로 자신들의 생활을 둘러싼 자연이다. ‘이들은 자연에서 한평생 또는 반평생 고단하게 일을 하면서도, 자연이 지긋지긋하지 않은지 왜 또 자연을 그릴까’란 질문에서 이 전시가 시작되었다. 이들은 갯벌에서 채집하고 밭에서는 작물을 재배하며 자급자족의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오랜 시간 공들인 돌봄과 손질을 거친 생산물로 식사를 차리며 공동체를 건사한다. 매일 봐도 좋다는 자연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먹여 살려주는 곳이자 가르침을 주는 선생이다. 자연에 감사하고 자연 앞에 겸손하다.
자연과 밀착된 관계를 맺고 협력하며 사는 아차도 여성 주민들은 자연을 전유하되 지배하지 않고 노년인 현재까지 자신의 몸을 통해 삶을 생산하는 행위에 몰입하고 있다.
재즈 댄서 권예진은 나비 한 마리가 마을 곳곳을 날아다니듯 지역의 풍경과 일상을 춤으로 탐색하고 자연과 협력하는 주민들의 몸과 호흡하며 이들과 일터에서 노동무를 추고 댄스 필름으로 기록함으로써 지역의 자연과 노동의 현장을 영상으로 담았다. 댄스 필름에 삽입되는 음악을 작곡한 박효진은 음악을 매개로 한 소통을 통해 자연의 소리, 주민들의 목소리, 장구의 리듬이나 장단을 입으로 부르는 구음, 악기를 두드리는 소리 등 여러 다양한 소리를 채집하고 엮어내는 사운드스케이프 작업으로 오직 소리에 집중하여 지역의 삶과 자연을 경험하게 한다. 김나래는 아차도의 논밭과 식물을 관찰하고 이를 채집, 드로잉으로 기록하며 주민들이 각자의 밭에서 키워 나눈 채소와 작물로 요리하고 주민들을 초대하여 비건 밥상을 함께 나누는 커뮤니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프로젝트를 아카이브한 영상 외에 주민과의 소통 과정과 지역의 탐색을 통해 비인간 존재와 순환의 삶을 상징하는 바닷가의 돌들을 주워 와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윤결은 일평생 자연에서 노동으로 인해 굽어진 주민들 몸의 형태와 발달한 관절 형태를 주목한다. 또 작가는 모든 생활 전반에 스며 있는 돌봄의 행위와 풍경 속 깨진 사물을 복원한 모습에서조차 돌봄의 흔적과 관절과 유사한 형상을 발견하고 이와 비슷한 형태인 유목을 주요 재료로 설치 작업을 하고 작가의 시선으로 관찰한 지역을 영상으로 담는다. 홍유경은 주민들이 채집활동을 하는 주요 생계 현장이자 매일 급진적으로 형상이 달라지는 갯벌의 흙으로 오브제를 만들고 한 자리에서 고고하고 치열하게 일궈온 주민 한 사람의 삶의 조각 일부를 함께 보여준다. 일러스트레이터 주정민은 채집하고 돌보고 생산하는 모든 일을 주관하는 마디 굵은 손을 소재로 색연필을 사용하여 기획의 의도를 압축하는 전시 포스터의 그림을 그렸다.
아차도 여성 공동체와의 관계 형성으로, 그리고 오랜 시간 이들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개입하는 과정에서 생긴 시점의 전환과 밀도 있는 관찰이 이번 프로젝트와 전시로 이어졌다. 역사 속에서 우리가 기대어 왔던 땅과 바다와 밀접한 유대관계를 가지며 모든 유무 생물을 돌보았던 여성의 삶의 관점을 이들의 행적을 쫓아가며, 이들과 협업 창작으로 재조명해 보고자 했다.
-홍유경
기간: 2024.11.14.-11.26.
장소: shhh (인천 중구 제물량로 166번길 5, 2층)
본 전시는 사전 관람 예약제로 진행됩니다. 예약하기
기획 | 홍유경
작가 | 권예진 김나래 박효진 윤결 홍유경
김순환 김정희 김혜경 송동순 송복자 여정숙 이승희 이정숙 조영분
포스터 일러스트 | 주정민
주최 주관 | 아차도 예술공동체 공간섬알
후원 |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 본 전시는 인천광역시와 (재)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024 문화기획프로젝트 <시민X> 사업으로 선정되어 개최되었습니다
아차도 예술공동체 공간섬알
강화군 서도면 내 민통선 근처 작은 섬 아차도의 창작하는 주민과 시각예술 작가 홍유경으로 구성된 예술공동체 공간섬알은 2018년 주민과 예술가의 공생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따로 또는 함께 다발적인 예술 활동을 하며 정체되지 않고 변주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예술의 섬이라는 방향성을 지속하기 위해 범주를 규정할 수 없는 실험적 방식을 실천하고 있다. <수평선 라이브 2022>, <수평선 걸어가기 2023>, <우리가 만나는 기적 같은 날들 2024> 등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너는 이쁘다> (부평아트센터, 2022), <섬에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부연, 2023) 등 전시를 열었다.
One Foot in the Field, The Other Foot in the Sea
By Achado Art Community Space-Seomal
2024.11.14.-11. 26.
In this exhibition, “One Foot in the Field, The Other Foot in the Sea,” five artists collaborate with women residents of Achado island to explore ecofeminist perspectives through their daily lives intertwined with nature. The participating artists create works reflecting the residents' self-sufficient lifestyles, capturing their gratitude and humility towards nature. Highlights include dance films by Kwon Ye-jin, soundscapes by Park Hyo-jin, community performances by Kim Na-rae, installations by Yoon Gyeol and Hong Yoo-kyung, and posters by Joo Jung-min. Through deep engagement, the exhibition reexamines the perspectives of these women, emphasizing their historical connection to land and sea.
Curated by: Hong Yoo-kyung
Participating Artists: Kwon Ye-jin, Kim Na-rae, Park Hyo-jin, Yoon Gyeol, Hong Yoo-kyung, Kim Soon-hwan, Kim Jeong-hee, Kim Hye-kyung, Song Dong-soon, Song Bok-ja, Yeo Jeong-sook, Lee Seung-hee, Lee Jeong-sook, Jo Young-boon
Venue: shhh (5, Jemulryang-ro 166beon-gil, Jung-gu, Incheon, 2nd floor)
Organized by Achado Art Community Space-Seomal
Supported by Incheon Metropolitan City, Incheon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