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월드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아주 구체적인 종류의 판타지 모험입니다. 엘프와 드워프가 나오고, 영웅과 악당이 있고, 주인공들이 부와 명예를 위해 위험한 세상을 누비는 것이 던전월드의 표준입니다. 하지만 이것과 조금 다른 것을 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식인종들이 들끓고 거만한 초능력자들이 지배하는 황폐한 사막 행성에서 플레이를 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엘프나 드워프가 없고 인간만이 존재하지만 가문이나 혈족의 구별이 있는 세계를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약간의 수고를 들이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이 장에서는 던전월드를 자기에게 딱 맞게 고치는 법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던전월드를 뜯어 고치는 작업은 액션에서 시작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국면이나 위험요소 등 플레이에 등장할 요소들에 커스텀 액션을 넣는 일이 어차피 많으니, 그쪽이 자연스럽고 쉽습니다. 어느 특정한 요소의 효과를 반영하는 액션도 좋고 (“부정의 전당에 혼자 들어가면 . . .”), 세계 설정에 중요한 무언가를 나타내는 액션도 좋습니다 (“보름달이 뜬 밤 강에 들어가면 . . .”). 그렇게 경험을 쌓으면, 나중에는 직업에 액션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액션의 디자인은 다양한 지점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단은 발동 조건부터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척 봤을 때 이 행동은 따로 액션을 만드는 게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것입니다. 캐릭터가 뭔가 재미있고 중요한 것을 하는데, 기존의 액션으로는 표현하기가 어려운 경우입니다. 새로운 액션을 만드는 가장 흔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효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직업 액션을 만들 때 특히 유효한 방법입니다. 드루이드에게 죽은 동물을 살려내는 액션을 주겠다고 결정을 했다면, 그 다음에는 발동 조건만 생각하면 됩니다.
룰과 수치 같은 기계적인 부분에서 시작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길들인 악마에게 호감도라는 수치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하고, 나머지를 거기에 맞추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기계적인 아이디어에는 주의하십시오. 액션은 항상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이야기로 끝나야 하기 때문에, 기계적인 부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액션에 어떤 역할을 부여하고 싶은지 생각하십시오.
플레이에서 세계에 추가된 요소를 다루는 액션은 특수 액션이라고 합니다. 이 액션은 대개 마스터가 세계의 특정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설정합니다. 액션은 항상 플레이어에 의해 발동되므로, 이런 액션들은 모두가 보기 좋게 써서 공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PC들이 전혀 모르고 있을 법한 내용이라면, 마스터가 액션을 혼자 갖고 있다가 상황이 닥쳤을 때 터뜨려도 됩니다.
특별한 능력이나 재주를 나타내는 액션, 또는 PC들이 하는 행동에 관한 액션은 대체로 직업 액션입니다. 특정 직업에 관련된 액션이라면 그 직업의 액션 목록에 추가하십시오. 여러 직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액션, 예를 들어 황천의 흑관문을 지나갔다 온 사람은 누구나 택할 수 있는 액션이라면 그런 액션들을 모아서 부가 직업으로 만드십시오. 부가 직업은 말하자면 기존 캐릭터에 덧댈 수 있는, 하나의 테마를 중심으로 액션들을 모아 놓은 “미니 직업”입니다.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PC가 하는 행동을 나타내지만 특별히 어떤 직업이나 주제와 관련이 없는 액션은 아마 기본 액션이나 특수 액션일 것입니다. 자주 사용되면 기본 액션, 가끔씩만 나오면 특수 액션으로 분류하십시오.
괴물에 설정되어 있지만 발동은 PC가 하는 액션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질병의 효과라거나, 공기의 정령이 뿜어내는 바람을 맞으며 전진한다거나 할 때 사용되는 액션입니다. 이런 액션들은 꽤 드뭅니다. 괴물과 PC가 만났을 때는 어지간하면 기본 액션과 직업 액션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괴물이 PC에 대해서 사용하는 액션은 PC 액션이 아닙니다. 이것은 괴물 액션이며, 단순히 그 괴물이 무엇을 하는지 서술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괴물의 행동을 전부 PC 액션으로 표현하려고 하면 창의력이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되니 피하십시오.
던전월드는 판타지인 만큼, 세상에 신기한 것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러다 보면 이런 신기한 것들이 무엇을 하는지를 커스텀 액션으로 표현하지 않고는 못 배길 상황이 나올 것입니다. 다음은 크리스 베넷이 만든 액션입니다:
하수도 천장의 뚜껑을 열면 +근 판정을 합니다. 10+이면 둘을 고르십시오. 7~9이면 하나만 고릅니다:
• 배설물과 썩은 동물 시체를 뒤집어쓰지 않습니다.
• 머리 위에 상자 젤리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 상인의 딸이 갇혀 있는 곳으로 가는 뒷길을 발견합니다.
이 액션이 재미있는 이유는 특정한 장소와 상황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액션은 제이슨 모닝스타가 주최하는 던전월드 플레이에 쓰려고 만든 것입니다. 주인공들은 하수도를 뒤지며 어느 권세 있는 상인의 딸을 찾고 있었습니다. 위의 선택지 셋 중 둘은 그 상황에 직접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냥 위험 돌파를 쓰지 왜 따로 액션을 만드느냐고요? 압력이 센 하수관 뚜껑을 여는 것은 분명 위험하니, 위험 돌파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별도의 액션을 설정하면, 구체적인 변화의 양상을 미리 준비해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유용한 기법입니다. 위험 돌파가 유발될 가능성이 높은 지점에는 미리 커스텀 액션을 만들어 두십시오. 그러면 상황이 닥쳤을 때 즉석에서 해야 할 생각이 하나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런 액션을 설정하면 특정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발동 조건을 “하수도 천장의 뚜껑을 열면”으로 해 놓는 쪽이 “즉각적인 위험을 감수하고 행동하는 경우”보다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입니다. 이로써 하수도가 항상 위험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
모든 직업에는 10레벨까지 가기에 충분한 수의 액션들이 갖추어져 있지만, 거기에 더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직업에 액션을 추가하면 자기의 세계를 더 강화할 수 있습니다. 다음의 예를 참고하십시오:
출입구에 표시를 하고 신에게 방을 봉헌하면 +혜로 판정합니다. 10+이면 그 방은 평화의 장막이 드리워져, 아무도 서로의 몸에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7~9이면 평화의 장막은 드리워지지만 신의 힘이 노출되어 주변의 주의를 끌게 됩니다. 원하면 언제든 장막을 걷을 수 있습니다.
이 액션은 던전월드의 분위기를 조금 바꿉니다. 원래 던전월드에서는 PC들이 모험 도중 안전과 평화를 보장 받는 일이 드뭅니다. 그러나 저 액션은 PC의 행동으로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모든 던전월드 플레이에 적합하지는 않겠지만, 자기가 플레이하는 세계가 그런 곳이라면 그 모습을 캐릭터에 반영하는 방법으로는 매우 적절합니다.
직업에 액션을 추가할 때에는 어느 직업에 줄지를 잘 생각하십시오. 한 직업의 전문 분야를 다른 직업에 주어버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도적이 마법사만큼 주문을 잘 쓸 수 있다면, 마법사는 쓸모 없다는 기분이 들 것입니다. 다중직업을 할 때 한 레벨 낮은 것으로 따지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각 직업이 고유한 틈새를 지킬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발동 조건만 다르고 효과가 같은 액션도 주의하십시오. 어지간하면 피해를 높이는 액션은 피하고, 꼭 넣고 싶다면 재미있는 발동 조건을 만들어서 조심스럽게 디자인하십시오. 장갑에 보너스를 주는 액션도 그렇습니다. 지금의 직업들은 던전월드의 표준 위험 수준에 맞는 정도의 피해 및 장갑 강화 액션을 갖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주는 것은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새로운 액션을 만들고 기존의 직업에 변화를 주어 보았다면 아마 한 가지 사실을 눈치챘을 것입니다. 던전월드의 직업이라는 것은 액션들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액션을 통해 다양한 능력과 성격을 구성하여 하나의 테마를 이루는 것이 바로 직업인 셈입니다. 내키면 직업을 하나 새로 만들어도 좋습니다.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기존의 직업들과 새 직업 사이의 관계입니다. 허공 속에 혼자 존재하는 직업은 없습니다. 이 직업이 다른 직업과 어떻게 다른지 잘 생각하십시오.
새 직업을 만들 때는 기존의 소설이나 영화, 게임 등에 존재하는 등장인물을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있는 그대로 흉내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재미있는 부분만 뽑아서 던전월드에 맞게 재구성하면 됩니다.
이 책에 나온 직업들도 대개 특정한 가상의 인물을 참고하여 만들어졌지만, 꼭 일대일로 대응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마법사는 디스크월드의 마법사들을 참고했지만, 능력은 그보다 훨씬 뛰어나고 주문은 잭 밴스의 Dying Earth 시리즈에 나오는 마법사처럼 사용합니다. 핵심은 특정한 인물이 특정한 책에서 할 줄 아는 것을 모두 베끼는 것이 아니라, 그 기분과 스타일을 살리는 데에 있습니다.
액션을 만들 때에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던 HP, 인연, 외모, 장비, 가치관, 종족 같은 것을 이제는 생각해야 합니다.
직업의 최대 HP는 기준치 +체력입니다. 기준 HP는 거의 예외 없이 4, 6, 8, 10 중 하나입니다. 전사나 성기사보다 HP가 높으면, 특별히 조심하지 않는 한 그 캐릭터들로부터 조명을 빼앗을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마법사보다 HP가 낮은 것은 아마도 자살행위일 것입니다. 기본 HP를 4로 설정하면, 싸움이 벌어졌을 때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도록 일부러 연약하게 만든 것이 됩니다. 기본 HP가 6인 것은 전방에 나서지는 못해도 한 번 정도는 맞고 버틸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본 HP가 8이면 전방에서 꽤 싸울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기본 HP가 10이면 전투에 이골이 난 것입니다.
피해 주사위는 d4, d6, d8, d10 중에서 고릅니다. 여기 나온 직업들은 이 중 하나만을 사용하지만, 2d4나 1d6+2 같은 식으로 변화를 주어서 안 될 것은 없습니다. HP가 높으면 대개 피해도 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피해는 별로 주지 못하지만 공격에 잘 버티는 직업도, 강한 타격력을 가졌지만 공격에 잘 버티지는 못하는 직업도 가능합니다.
가치관은 직업의 초기 태도를 나타냅니다. 대의를 향한 헌신이나 관념에 대한 집착이 있어야만 성립하는 직업이 아닌 한, 중립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가치관 액션은 발동될 기회가 드물지 않게 찾아오도록 하고, 그러면서 플레이어가 쉽게 생각하지 못할 행동 방식을 제시하도록 만들면 좋습니다. 플레이를 하면 어차피 나오게 되는 상황은 캐릭터의 이상을 나타내지 못하므로 가치관 액션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조건을 추가하십시오. 예를 들어 그냥 “보물을 얻는다“가 아니라 “거짓말과 속임수로 보물을 얻는다”가 더 적절합니다. 이렇게 하면 가치관 액션이 그 캐릭터를 어느 정도 규정하게 되고, 플레이어도 그만큼 생각을 해서 캐릭터를 플레이하게 됩니다. 가치관은 세상이 그 직업을 어떤 눈으로 보는지도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성기사가 선 아니면 질서의 수호자라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인연은 그 직업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특히 많이 반영합니다. 인연이야말로 직업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캐릭터 제작 단계에서 플레이어와 왕래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특별히 사교적이거나 비사교적인 직업이 아니면 인연을 4개 적으십시오. 남들과 교류가 활발하면 하나 더 적고, 타인과 단절되어 있다면 하나 줄입니다.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입장을 규정하는 인연은 피하십시오. 그보다는 이 직업이 모험 동료들과 어떤 식으로 교류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적은 물건을 훔치지만 일행을 덫으로부터 보호합니다. 전사는 우리 편을 지키고 전방에서 괴물을 죽입니다. 마법사는 비밀스러운 지식들을 갖고 있고, 이를 동료들과 나누거나 몰래 감춥니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 때의 룰을 참고해도 좋지만, 직업의 기본 인연에는 고유명사를 쓰지 않는 쪽이 좋습니다.
외모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십시오. 이 직업의 영감이 된 모델을 떠올리면 좋습니다. 어떻게 생겼습니까?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습니까? 옷에 관한 선택지를 하나 이상 주면, 플레이어는 따로 돈을 주고 옷을 사는 부담 없이 자기 스타일을 정할 수 있게 됩니다.
아예 전투 능력이 없는 캐릭터가 아닌 한, 갑옷과 무기를 적어도 하나씩은 주어야 합니다. 처음 시작하는 캐릭터가 음식도 없이 위험 지역에 가는 것은 자살이나 다름 없으니, 던전용 식량도 필수입니다.
부가 직업은 경험을 어느 정도 쌓은 캐릭터들이 특정한 조건을 맞추었을 때 택할 수 있는 특별한 직업입니다. 부가 직업은 기본 직업에 특정한 개념을 “덧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부가 직업의 기본 구조는, 특정한 경험을 한 캐릭터만이 택할 수 있는 핵심 액션을 하나 설정하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다음은 한 가지 예입니다:
신이나 신의 현신과 만났으면, 다음 번에 레벨이 오를 때 자기 직업 액션 대신 아래의 액션을 택할 수 있습니다.
신과의 인연: 다른 캐릭터가 아니라 자기가 만난 신의 이름을 넣어서 인연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신에 대해 가진 인연에 해당되는 상황이 일어나면 인연을 지우고 (마치 해소된 것처럼) 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이 어떻게 돕는지는 마스터가 정하지만, 확실하고 뚜렷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션이 끝나면 지운 인연을 새로운 인연으로 대체하십시오. 다른 PC여도 되고 신이어도 됩니다.
이 액션은 캐릭터가 특정한 일을 겪어야만, 그리고 다음 레벨이 되어야만 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십시오. 부가 직업의 조건은 캐릭터의 행동과 경험에 의거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캐릭터의 행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예컨대 능력치 같은 것에 결부시키지 않을 것을 권합니다. 5레벨이 되면 누구나 택할 수 있는 부가 직업보다, 황천의 흑관문 저편을 보고 돌아온 사람만이 택할 수 있는 부가 직업이 더 재미있습니다.
부가 직업에는 핵심 액션을 택하고 나서 택할 수 있는 액션이 보통 2~3개 정도 더 설정됩니다. 이것도 보통의 직업 액션과 똑같은 방식으로 선택하지만, 부가 직업의 핵심 액션을 이미 갖고 있어야만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하나의 온전한 직업으로 구현하기에 좀 부족해 보이는 개념은 부가 직업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경우가 많습니다. 만들고 싶은 직업이 있는데 외모, HP의 양, 기존 직업들과의 관계 등을 생각하기 어려우면 부가 직업으로 꾸며 보십시오.
모험 액션은 현재 진행 중인 모험과 직접 작용합니다. 이야기를 진전시키거나, 모험의 보상을 바꾸거나, 진행을 한 모험에서 다른 모험으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던전월드에서는 원래 처음에 뜸을 들이면서 캐릭터를 탐구하고 이야기 재료를 만들어 내는 쪽을 선호하지만, 예컨대 행사에서의 단편 플레이라면 시간 여유가 없는 일이 많을 것입니다. 이럴 때 아래와 같은 “도입 액션”을 사용하면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본편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나는 멈추지 않는다: 산적들만 해도 버거웠는데! 옷은 찢어지고 살은 멍들었는데! 그걸로 부족해서 이제는 동료들과 함께 땅 밑에 갇혔습니다. 모험으로 번 돈을 마을에서 펑펑 쓰기만 기다렸는데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이릅니다.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일단 칼부터 갈아야 합니다. 당신이 정신을 못 차리면 누가 친구들을 지키겠습니까? 한 번 더 힘을 낼 때입니다. 지금까지 당신이 해 준 게 있으니, 친구들도 말을 들을 것입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매 판정을 합니다. 10+이면 모험 동료 둘을 고릅니다. 7~9이면 하나만 고릅니다. 6-이면 배은망덕한 자들만 있는 것입니다.
필요할 때가 되면, 상대에게 전에 베푼 은혜를 갚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상대가 원래 하려던 행동을 그만두고 이쪽의 제안에 따르는 것을 뜻합니다 (한 사람당 한 번). 즉시 해를 입을 행동을 시킬 수는 없고, 이미 갖고 있는 마법 물품을 내놓게 할 수도 없습니다. 상대를 자기와 동의하게 만들고 싶을 때, 전리품 추첨권을 자기가 받고 싶을 때, 식량이 필요할 때 사용하십시오.
이 액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판정도 아니요 효과도 아닙니다. 제공되는 정보와 분위기입니다. 곧바로 위급한 상황에 처하게 하여 모험을 개시하고, 이 액션을 읽는 플레이어에게는 출발점을 제공합니다. 판정과 결과는 흥미롭지만 플레이의 흐름을 크게 바꾸지는 않습니다. 이런 것을 플레이어마다 하나씩 만들어서 캐릭터시트와 함께 나누어 주면 단편 플레이에 그만입니다.
세션 종료 액션 또한 지금 진행 중인 모험에 맞게 고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바꿀 때에는 미리 플레이어들에게 보여 주십시오. 이 모험에서 경험치를 얻을 방법을 미리 알지 못하면, 그에 어울리는 행동을 하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한 가지 예입니다:
세션이 끝나면 통상적인 질문 대신 다음 질문을 합니다:
• 비늘 덮인 신의 교단에 대해 무언가를 배웠는가?
• 납치된 마을 주민을 구출하거나 세코르 마을의 수비를 도왔는가?
• 비늘 덮인 신의 중요한 부하와 싸워 이겼는가?
액션은 다들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두 부분은 발동 조건과 효과입니다 (“~하면 ~합니다”). 모든 액션은 이 기본 형식을 따릅니다.
발동 조건
발동 조건은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이야기 속에서 하는 행동인 경우가 많지만, 캐릭터 제작의 특정 단계일 수도 있고 세션의 시작이나 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발동 조건에는 구체적인 시간 단위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용에게 인접한 곳에서 라운드를 시작하면” 같은 것은 던전월드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우선 라운드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더불어 코와 입에서 연기와 불을 마구 내뿜고 부리부리한 빨간 눈으로 이쪽을 노려보는 그런 용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고작 “인접했다”라면 시시합니다). 마찬가지로, 주문 준비는 “한 시간을 들여 주문서를 읽으면”이 아닙니다. 영화에서 시간의 흐름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듯, 던전월드에서도 시간의 흐름은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테이블 위에서도 (턴, 라운드) 이야기 속에서도 (초, 분, 일) 구체적인 단위에 의존하지 마십시오.
다음은 발동 조건들을 크게 몇 가지로 분류한 것입니다:
• 캐릭터가 행동을 할 때. 예: 상황 파악, 마법의 곡조 (음유시인), 명령 (사냥꾼).
• 캐릭터가 특정 상황에서 행동을 할 때. 예: 접근전, 전사의 눈 (전사), 암습 (도적).
• 캐릭터의 행동에 관계 없이 특정 상황이 일어날 때. 예: 무리한 명령, 세션 종료.
• 캐릭터가 무언가를 사용할 때. 예: 마법 물품, 병기의 영 (전사).
• 이제부터 계속. 예: 독의 기술 (도적), 평정 (사제).
효과
액션의 효과는 완전히 상상하기 나름입니다. 어떠한 제한도 받지 마십시오. 판정을 하거나 +1 보너스를 주거나 수치를 교체하거나 하는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액션은 이야기에서 시작되고 이야기에서 끝나기 때문에, “적이 이쪽을 자기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도 “다음 판정에 +1” 이상으로 강력할 것입니다.
다음은 효과를 몇 가지로 분류한 것입니다. 하나의 액션에 둘 이상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 판정. 예: 위험 돌파, 주문 시전 (마법사), 정조준 (사냥꾼).
• 수치 대체: 예: 드워프 (전사).
• 피해 무효화: 예: 헌신적인 친구.
• 다음 번에, 또는 계속, 보너스나 페널티. 예: 오기 (도적).
• 피해 또는 치유. 예: 사격, 암습 (도적), 마법의 곡조 (음유시인).
• 예비의 취득과 소비. 예: 정신 조종 (마법사 주문), 덫 전문가.
• 질문과 대답. 예: 진솔한 대화 (음유시인), 지식 더듬기.
• 상황의 전환. 예: 유명인 (음유시인).
• 경험치 취득. 예: 세션 종료.
• 추가 정보의 발생. 예: 협상, 마법 의식 (마법사).
• 선택지 추가. 예: 정조준 (사냥꾼).
액션으로 던전월드의 기본 구조를 건드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은 피해 주사위를 사용하지 않게 하는 액션입니다.
피해를 줄 때, 주사위를 굴리지 말고 다음 수치를 대입하십시오. d4는 2, d6은 3, d8은 4, d10은 5, d12는 6.
이런 액션은 던전월드의 기초적인 특징들을 변화시킵니다. 근본적인 것에 영향을 주는 액션은 조심해서 사용하십시오. 액션이 마스터의 강령과 원칙에 어긋나서도 안 되고, 이야기 내에서 행동을 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본 법칙을 어겨서도 안 됩니다.
고치기 쉬운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의 양은 늘려도 줄여도 다른 부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경험치를 얻는 조건도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세션 종료 액션은 플레이가 탐험, 전투, 보물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 중점을 두고 싶으면 그렇게 바꾸십시오. 이런 것은 플레이어의 행동 방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플레이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공개해 두어야 합니다.
특정 괴물과 싸우는 과정을 어렵게 바꾸고 싶다는 의견도 때때로 나옵니다. 예를 들어 용을 더 강하게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제일 적절한 대답은, 용이 강한 것은 이야기 속에서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보통 칼로 용을 찔러봤자 통하지 않기 때문에 접근전이 발동되지 않는다고 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부족하다면, Apocalypse World에서 빈센트 베이커가 제시하는 액션을 사용해 보십시오 (던전월드에 맞게 말을 약간 바꾸었습니다).
캐릭터가 취한 액션이 마스터가 보기에 아주 어려우면 판정에 -1이 붙습니다. 캐릭터가 취한 액션이 마스터가 보기에 불가능에 가깝다면, 판정에 -2가 붙습니다.
이 액션의 문제는 이야기 속의 구체적인 무언가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신 뚜렷한 기준 없이 마스터가 임의적 판단을 하게 됩니다. 이 액션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정확히 이야기 속에서 어떤 어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해당되는 커스텀 액션을 만드는 것이 적절합니다. 물론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써서 안 될 것은 없습니다.
던전월드의 개발 과정에서 접근전이 어떤 식으로 발달했는지 살펴 봅시다. 최초로 만든 사람은 토니 다울러였고, 다음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적을 공격하면서 싸움에 들어가면 적에게 피해를 주고 적이 가하는 피해를 입은 뒤 +근 판정을 합니다. 10+이면 다음 중에서 두 가지를 고릅니다. 7-9이면 한 가지를 고릅니다.
• 우리 편 한 명이 이번 라운드에 피해를 입지 않게 합니다.
• 자기보다 레벨이 하나 낮은 적을 하나 바로 죽입니다. 적의 레벨이 자신과 같거나 그보다 높으면 가능한 최대의 피해를 줍니다.
• 자기가 원하는 상황에 적을 몰아 넣습니다 (몰아낸다, 도망치지 못하게 한다).
• 무기가 닿는 범위 내에 있는 적 둘 이상에게 피해를 나누어서 줍니다.
이 액션의 문제는 피해를 면하게 하는 선택지가 다른 것들보다 훨씬 쓸모가 없다는 데 있었습니다. 적을 하나 바로 죽이는 쪽이 거의 항상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첫 수정 사항은 그 옵션을 빼는 것이었습니다.
적을 공격하면서 싸움에 들어가면 적에게 피해를 주고 적이 가하는 피해를 입은 뒤 +근 판정을 합니다. 10+이면 다음 중에서 두 가지를 고릅니다. 7-9이면 한 가지를 고릅니다.
• 자기보다 레벨이 하나 낮은 적을 하나 바로 죽입니다. 적의 레벨이 자신과 같거나 그보다 높으면 가능한 최대의 피해를 줍니다.
• 자기가 원하는 상황에 적을 몰아 넣습니다 (몰아낸다, 도망치지 못하게 한다).
• 무기가 닿는 범위 내에 있는 적 둘 이상에게 피해를 나누어서 줍니다.
이제 선택지가 셋 남았는데, 10+가 나와서 두 개를 골라야 할 때 재미있습니다 셋 다 분명 유용한데, 어느 하나는 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래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야기 속의 행동이 결과와 잘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그레고르가 대왕수리를 도끼로 공격합니다. 그리고 그 행동을 묘사하기를 “도끼를 높이 치켜들어 날개를 내리찍습니다”라고 합니다. 판정을 하고, 10이 나오고, 선택을 합니다. 최대 피해를 주는 것은 유용하기도 하고 이야기에 잘 부합합니다. 그러나 다른 옵션들은 딱히 말이 되지 않습니다. 피해를 나누어 주기로 하는 경우, 아까의 묘사와 연결이 잘 되지 않습니까? 그 한 번의 공격이 어떻게 등 뒤의 트리엔트에게까지 맞았는지?
그래서 수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적을 공격하면 +근 판정을 합니다. 10+이면 피해를 주지만 적은 이쪽에 피해를 주지 못합니다. 원하면 적의 피해를 받고, 주는 피해를 두 배로 할 수 있습니다. 7~9이면 적의 피해를 받고 자기 피해를 줍니다.
이 액션에는 한 번의 공격으로 설명될 수 있는 효과만이 있습니다. 반격이 가능하지 않은 행동은 접근전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이제 발동 조건과 효과도 일치합니다. 그러나 피해가 두 배가 되는 것은 너무 강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고쳤습니다.
근거리 전투에서 적을 공격하면 +근 판정을 합니다. 7~9이면 적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도 상대의 피해를 입습니다. 10+이면 적에게 피해를 주고 자기는 피해를 면합니다. 원하면 적이 가하는 피해를 입고, 대신에 피해를 +2 더 줄 수도 있습니다.
+2는 분명 유리하지만 너무 강할 정도는 아닙니다. 한편 여기서의 문제는 적의 공격을 피해를 가하는 것으로만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괴물은 HP를 깎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 저편으로 던지기도 하고 서 있는 땅을 꺼뜨리기도 합니다. 그런 점도 반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근거리 전투에서 적을 공격하면 +근 판정을 합니다. 10+이면 적에게 피해를 주고 자기는 공격을 피합니다. 원하면 적에게 빈틈을 보이고, 대신에 피해를 1d6 더 줄 수도 있습니다. 7~9이면 적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도 상대의 공격을 받습니다.
이 버전은 괴물이 그저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공격”을 하게 합니다. 이로써 훨씬 다양한 괴물 액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2을 +1d6으로 바꾸어 좀 더 흥미롭고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스터의 룰을 바꾸는 것은 플레이어용 커스텀 액션을 만드는 것과 개념이 다릅니다. 마스터 액션을 제작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냥 이야기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선언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것을 얼마든지 만들어도 관계 없습니다. 직접 만드는 마스터 액션들은 따지고 보면 기존 마스터 액션의 하위 분류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때때로 아예 새로운 것도 나올 것입니다. 약한 액션과 강한 액션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강령과 원칙을 잊지 않으면 아무 문제 없을 것입니다.
강령이나 원칙을 고치는 것은 던전월드에 가할 수 있는 최대의 변화에 속합니다. 이것을 바꾸면 따라서 바꿔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을 것이고, 그 많은 변경점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을 하려면 시험 플레이도 많이 해야 할 것입니다.
플레이를 해서 알아낸다. 마스터의 강령 중 제일 바꾸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걸 바꾼다고 하면 “마스터가 정한 줄거리를 따라 플레이를 한다” 아니면 “플레이를 해서 플레이어들의 솜씨를 본다”가 될 터인데, 이 책의 다른 룰들이 여기에 완강하게 저항할 것입니다. 액션들은 플레이어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된 줄거리에서 벗어나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마스터가 플레이를 해서 알아낼 생각이 없다면, 액션이 사용될 때마다 결과를 고치거나, 당초에 액션의 내용을 새로 써야 할 것입니다.
캐릭터들의 삶을 모험으로 채운다. 말을 바꿀 수는 있지만 본질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캐릭터들의 삶을 음모와 계략으로 채운다” 같은 것도 가능하지만, 음모와 계략도 어차피 일종의 모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예 이 강령을 제거하면 액션 구조도 통째로 들어내야 합니다. 판정에 6-가 나왔을 때의 효과, 그리고 마스터가 취하는 약한 액션들이 모두 모험 가득한 삶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환상적인 세계를 표현한다. 그나마 고치기 쉬운 강령이지만, 그래도 직업 액션을 상당 부분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역사적인 세계, 음침한 세계, 유토피아 세계도 모두 가능은 하지만, 그런 세계에 필요한 액션은 검과 마법과 모험의 세계에 필요한 액션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인 세계라면 마법과 장비를 비롯한 많은 부분을 새로 쓰거나 제거해야 합니다. 음침한 세계가 되려면 플레이어들의 액션에 더 암울한 대가가 따라야 할 것입니다. 유토피아 세계에는 아마 여기 나온 액션들의 상당수가 불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던전월드의 기본 구조가 아니라 액션의 내용만 고치면 되니, 다른 강령을 고치는 것보다 그나마 쉽습니다.
원칙은 강령보다 바꾸기 쉽지만, 약간의 차이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입니다. 플레이어가 아니라 캐릭터와 대화한다, 앞에서부터 이어지는 액션을 한다, 액션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끝낸다, 주인공들의 팬이 된다, 이 다섯 가지는 던전월드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플레이의 대화와 액션 시스템 자체가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상적인 것들을 받아들인다, 모든 괴물에게 생동감을 준다, 모든 사람에게 이름을 준다, 주저 없이 파괴한다, 이 네 가지는 던전월드와 판타지 탐험의 혼입니다. 바꿀 수는 있지만, 그러면 분위기는 크게 변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바꾸면 나머지도 다 바꿔야 할 수 있습니다.
지도를 그리되 여백을 남긴다, 질문을 하고 답변을 활용한다, 때때로 화면 밖의 일도 생각한다, 이 세 가지는 던전월드를 잘 운영하는 데 중요한 원칙입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다른 RPG에서도 그렇습니다. 이 세 가지가 없으면 플레이에 힘이 좀 빠지겠지만, 그래도 플레이의 대화는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원칙들은 다른 RPG에 적용하기에도 좋습니다. 아예 스타일이 판이한 RPG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주인공들의 인연을 시험한다”를 새로운 원칙으로 추가하기도 합니다. 이 원칙은 다른 원칙과도 호환이 되고, 액션도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의 초점은 조금 변합니다. 국면을 만들 때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인연에 관계된 액션도 만들어 넣어야 할 것입니다.
괴물을 바꾸기 가장 좋은 방법은 괴물의 제작에 사용되는 질문들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질문에 나온 수치를 자기 기호에 맞게 고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그보다 재미있는 변화는 질문을 아예 바꿈으로써 괴물을 보는 관점을 달리하는 것입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괴물 제작 시스템은 판타지의 괴물들이 다른 생물들과 대체로 비슷하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고, PC들과 항상 적대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편 악한 괴물들을 PC들이 추적하여 물리치는 RPG를 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추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괴물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악합니다. 왜 악한지 하나를 선택하십시오:
• 세계의 벽 저편에서 침입한 고대종이다: 이계, 피해 +5.
• 붉은 탑의 노마법사들이 만든 괴물이다: 인공물, HP +5.
• 인간의 역사보다 훨씬 전부터 있던 존재다: 원초적, 피해 +5, HP +5.
새로 만든 괴물 질문은 기존의 괴물들에게까지 적용해도 좋고, 그 뒤에 만드는 새 괴물들에게만 적용해도 좋습니다. 새로 추가하거나 변경한 질문들이 그 플레이의 특징을 살리는 데 필수적이라면, 사용할 괴물 모두에게 적용하는 것이 옳습니다. 단지 일부 괴물들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질문일 뿐이라면 그 괴물들에게만 적용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