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면

국면은 한 가지 문제를 둘러싼 몇 개의 위험요소들로 구성된 플레이의 단위입니다. 국면에 포함된 위험요소들은 PC들, 그리고 PC들이 지키고자 하는 사람, 장소, 물건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들입니다. 위험요소들은 각기 자기들의 동기를 갖고서 행동하며, 주인공들이 개입하지 않으면 급기야는 각각 재앙을 일으킵니다.

던전월드의 다른 부분과 달리, 국면은 실제 플레이에서 다 같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션과 세션 사이에 마스터가 만듭니다. 플레이 도중에 영감을 받아 국면을 수정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전에 준비한 내용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국면의 정확한 내용은 마스터만이 알고 있습니다. 국면은 종이에 정리하고 참고하게 됩니다.

국면은 PC들이 상대하게 되는 것들이 무엇일지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입니다. 적대 세력에 관한 메모, 아이디어,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플레이 도중 뭘 해야 할지 모를 때 참고하는 것이 국면의 용도입니다. 정리정돈을 위한 틀이자, 현재와 미래에 일어날 모험의 힌트를 주는 도구입니다.

위험요소 

위험요소는 PC들이 없으면 세상에 재앙을 일으키고야 말, 국면의 주체들입니다. 플레이에 등장하는 NPC나 괴물들은 많을 수 있지만, 위험요소에 해당할 만큼 중요한 존재들은 소수입니다.

하나의 위험요소에는 흉조가 몇 개씩, 그리고 재앙이 하나씩 정해져 있습니다. 흉조가 차례차례 현실로 일어나면 마지막에 재앙이 찾아 옵니다. 대체로 흉조는 위험요소가 자기의 계획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 재앙은 그 계획의 달성을 의미합니다.

같은 국면의 위험요소들은 서로 협력하고 있을 수도 있고, 서로 적대할 수도 있으며, 같은 모험가들과 상대한다는 점 외에는 공통점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건 간에, 국면의 중심이 되는 문제에 모종의 방식으로 관련되어 있기는 할 것입니다.


캠페인 국면과 모험 국면 

국면들은 위험요소들을 주제별로 모아 놓은 것이라는 점에서는 모두 같지만, 그 규모에 따라 캠페인 국면과 모험 국면으로 나뉩니다.

당장 플레이에 활발하게 등장할 존재들은 모험 국면에 등장합니다. 한 플레이에 모험 국면이 동시에 둘 이상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모험 국면은 주인공들이 던전을 탐험하거나 흉계를 분쇄하는 와중에 해결되거나 무시되거나 할 것입니다. 이에는 2~4세션 정도가 걸립니다. TV 드라마의 에피소드 하나 정도라고 생각하면 적절합니다.

캠페인 국면은 캠페인, 즉 장기적인 플레이를 크게 꿰뚫는 큰 국면입니다. 한 플레이에 하나만 존재합니다. 모험 국면 여러 개가 하나의 캠페인 국면 아래에서 관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캠페인 국면의 위험요소는 많은 경우 모험 국면에 배치된 위험요소들의 배후에서 움직이는 “최종 보스”, 또는 그와 비슷한 거대하고 강력한 존재인 경우가 많습니다. 캠페인 국면의 위험요소들은 진행이 비교적 느리지만, 모험 국면의 위험요소가 일으키는 재앙보다 더욱 강력하고 무서운 재앙을 일으킬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들이 하그로쉬 고개의 오크들과 사투를 벌이는 모험 국면이 있다면, 그 오크들의 약탈 행각을 사주하는 암흑신 그리쉬카르는 캠페인 국면에 존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꾸로, 아직은 감히 모험 국면에서 PC들을 직접 상대할 정도로 강하지 못한 존재가 캠페인 국면에서 힘을 키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같은 위험요소가 캠페인 국면과 모험 국면 사이를 오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험 국면에서 PC들이 끝내 막지 못하는 바람에 늙은 사령술사가 강력한 리치가 되었다면 (재앙이 달성된 것이겠지요) 그때부터는 언데드 군단을 부리는 캠페인 국면의 위험요소로 승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캠페인이 막바지에 이르러 PC들이 리치의 음모를 정면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면, 그때는 모험 요소로 내려와 PC들의 맞상대를 해야 할 것입니다.

국면은 언제 만드는가

캠페인 국면과 첫 모험 국면은 첫 세션이 끝난 뒤에 만듭니다. 캠페인 국면은 처음 만들었을 때 많이 허전하다 싶은 편이 좋습니다. 추후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서 채워 넣을 여유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에 여백을 남겨 놓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첫 세션 직후에 만드는 모험 국면은 1~2개로 충분합니다. 던전월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키워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혹 모험 국면 한두 개에 다 넣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료가 모였더라도, 나머지는 일단 참고용으로 젖혀 놓으십시오.

국면 만들기 

국면을 만들 때는 어떤 적들을 등장시키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편합니다. 고대신의 재림을 노리는 사교도, 문명을 원수 보듯 하는 야만족, 던전 깊은 곳에서 꾸물거리는 괴물 등, 가능성은 많습니다. 처음에는 대략적으로만 생각하십시오. 국면에 위험요소들을 추가해 나가면 그 대략적인 아이디어를 더 구체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캠페인 국면을 제작할 때는 세션에서 세션으로 이어지는 흐름과 경향을, 모험 국면을 제작할 때에는 지금 당장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주로 고려하면 적당합니다.

국면은 이렇게 구성합니다: 

• 캠페인 국면인지 모험 국면인지 정합니다.

• 위험요소를 2~3개 만듭니다.

• 위험요소 하나마다 재앙을 하나씩 정합니다.

• 위험요소 하나마다 흉조를 몇 개씩 정합니다.

• 주제 질문을 1~3개 적습니다.

• 이 국면의 주요 등장인물을 나열합니다.

위험요소 만들기 

위험한 것들이라고 해서 전부 다 국면에 위험요소로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덫, 돌아다니는 괴물들, 그 외 스치고 지나가는 것들은 플레이의 분위기와 맥락을 강화해 주지만, 독립된 요소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국면은 큰 그림을 나타내는 도구이니, 위험요소도 국면 하나에 몇 개 있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위험요소는 몇 가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분류 하나하나마다 이름과 동기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위험요소가 재앙을 향해 나아가는 이유를 여기서는 동기라고 합니다. 동기를 알면 위험요소를 이해하고, 위험요소가 개연성 있는 행동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국면에 위험요소를 넣을 때는 각각의 위험요소가 국면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위험요소가 국면 전체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다른 위험요소와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고려하십시오. 그 위험요소에 속한 사람, 장소, 물건들도 염두에 두십시오. 각 위험요소가 국면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고 있습니까?

국면을 만들 아이디어를 하나 생각해 냈습니다. 얼어붙은 북방에서 고대의 차원문이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이 국면의 이름을 “백색 관문이 열리는 날”로 짓습니다.

우선 사람과 괴물을 위주로 생각을 시작하는 것이 쉽습니다. 사교의 교주, 오거 추장, 마왕 등, 재미있는 위험요소는 많습니다. 위험요소가 된 존재들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하나의 세력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 오른 것입니다. 고블린 부족연맹이나 켄타우로스 유목국가 같은 괴물의 집단도 하나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백색 관문에 관심을 가질 만한 집단들을 몇 고르기로 합니다. 마법대학 같은 곳이 적당하겠지요. 지난 플레이에서 관문을 수호하는 골렘도 있다고 정해졌지만, 골렘은 그냥 장애물에 지나지 않으니 위험요소로 기록하지는 않습니다.

사람과 괴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하면, 위험요소가 될 만한 것들은 세계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황무지, 지성을 가진 마법 물품, 시간의 틈새에 아로새겨진 고대의 주문 등등 . . . 이런 것들도 흉포한 괴물이나 사악한 마법사와 다를 바 없이, 국면의 일부로서 세상을 위협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국면에서는 백색 관문 자체를 위험요소로 추가하기로 합니다.

마지막으로, 더 시야를 넓히면 위험요소를 더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눈에 뻔히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신들, 숨겨진 음모, 곧 실현될 끔찍한 예언 등등, 소재는 많습니다.

백색 관문은 먼 옛날 천사들의 일족이 만들어서 숨긴 것이고, 심판의 날에 열리게 되어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백은의 천사단을 새로운 위험요소로 추가합니다.

국면에 추가할 위험요소는 찾으면 얼마든지 나오지만, 한 번에는 최대 3개까지만 정하여 후에 발견할 여지를 두십시오. 플레이가 진행되면 플레이어의 입력도 들어오고 마스터도 더 좋은 생각을 해 내기 마련입니다. 그런 것들이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면에 빈 자리를 두는 것입니다. 캠페인에 등장할 수 있는 나쁜 것들을 모두 위험요소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위험요소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간단한 기준이 있습니다: 내버려뒀을 때 갈수록 악화되지 않을 만한 것은 위험요소가 아닙니다.

관문 주변의 야만족들, 얼어붙은 툰드라 그 자체, 경쟁하는 모험가 집단 등등은 모두 위험할 수 있지만, 아직은 위험요소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면의 두루뭉술한 개념을 구체적이고 알기 쉬운 조각으로 나눈 것이 위험요소입니다. 위험요소는 국면의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세부 사항을 추가할지를 알려주고, 장기적으로는 국면을 관리하기 편하게 해 줍니다.

마법대학, 백색 관문, 백은의 천사단을 이 국면의 위험요소로 선택했습니다. 각각 당파, 어둠의 문, 천사의 집단에 해당되는 것으로 봅니다.



위험요소의 종류 

• 야심 찬 조직.

• 이계의 세력.

• 마법적 존재.

• 무리.

• 저주 받은 장소.

야심 찬 조직

• 빗나간 선의 세력 (동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옳은 일”을 한다).

• 도둑 길드 (동기: 은밀한 술책으로 원하는 것을 탈취한다).

• 사교 (동기: 내부에서 좀먹는다).

• 종교 조직 (동기: 교리를 확립하고 지킨다).

• 부패한 정부 (동기: 기득권을 유지한다).

• 당파 (동기: 권력자를 포섭한다, 성장한다).

마스터 액션: 야심 찬 조직

• 누군가를 은밀하게 공격한다 (납치 등등).

• 누군가를 직접 공격한다 (무리를 지어서, 또는 한 명이 단독으로).

• 요인을 포섭하거나 매수한다.

• 강력한 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법을 바꾼다거나, 교리를 뒤집는다거나).

• 자기들의 지도부를 교체한다.

• 자원이나 영토를 취한다.

• 거래/협상에 임한다.

• 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개인이나 집단을 면밀히 관찰한다.



이계의 세력

• 신 (동기: 숭배자를 모은다).

• 마왕 (동기: 지옥문을 연다).

• 정령왕 (동기: 세계를 분해하여 원소로 환원한다).

• 혼돈의 세력 (동기: 질서 비슷한 것은 모두 파괴한다).

• 천사의 집단 (동기: 심판을 내린다).

• 질서의 창조물 (동기: 무질서해 보이는 것을 제거한다).

마스터 액션: 이계의 세력

• 조직을 흡수한다 (침투하거나 포섭하거나).

• 예지몽을 꾸게 한다.

• 적에게 저주를 내린다.

• 은혜를 베푸는 대가로 약속을 받아낸다.

• 제3자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공격한다.

• 드물게, 드디어 별들이 제자리를 찾았을 때, 직접 공격한다.

• 다른 비슷한 세력과 경쟁한다.

• 원하건 그렇지 않건, 누군가에게 우주의 진실을 밝힌다.


마법적 존재

• 언데드의 왕 (동기: 진정한 영생을 얻는다).

• 힘에 미친 마법사 (동기: 마법적 힘을 얻는다).

• 지성 있는 마법 물체 (동기: 자기를 가질 자격이 있는 자를 찾는다).

• 고대의 저주 (동기: 누군가에게 걸린다).

• 선택 받은 자 (동기: 자기의 운명을 달성하거나 저주한다).

• 용 (동기: 금은보화를 모은다, 알을 보호한다).

마스터 액션: 마법적 존재

• 금단의 지식을 얻는다.

• 시공을 건너서 마법을 건다.

•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마법을 써서 적을 공격한다.

• 부하나 아첨꾼을 얻는다.

• 약속을 내걸어서 누군가를 유혹한다.

• 제물을 요구한다.



무리

• 떠돌이 야만족 (동기: 강해진다, 적들을 물리친다).

• 부랑 종족 (동기: 번식한다, 늘어나고 먹어치운다).

• 지하 종족 (동기: 외부인으로부터 도시를 지킨다).

• 언데드 떼 (동기: 퍼져 나간다).

마스터 액션: 무리

• 문명 지역을 공격한다.

• 자기들 내부의 혼돈을 받아들이고 즐긴다.

• 갑자기 방향을 바꾼다.

• 약한 세력을 압도한다.

• 자기들이 강함을 과시한다.

• 살던 곳을 버리고 새 집을 찾아 나선다.

• 번식이나 정복을 통해 규모를 키운다. 

• 대표자를 임명한다.

• 선전포고를 하고, 주저 없이, 그리고 생각 없이 전쟁에 임한다.


저주 받은 장소

• 버려진 탑 (동기: 의지력이 약한 자를 끌어들인다).

• 부정한 땅 (동기: 악한 것들을 뿜어낸다).

• 원소의 소용돌이 (동기: 커진다, 현실을 찢어발긴다).

• 어둠의 문 (동기: 악마들을 쏟아낸다).

• 죽음의 땅 (동기: 산 자를 잡아먹거나 오염시킨다).

• 힘이 서린 곳 (동기: 조종되거나 길들여진다).

마스터 액션: 저주 받은 장소

• 약한 괴물을 뱉어낸다.

• 인접한 곳으로 퍼진다.

• 누군가를 끌어들인다.

• 깊이나 강도를 더한다.

• 거주자나 방문자에게 오래 가는 효과를 남긴다.

• 무언가를 숨긴다.

• 누군가에게 힘을 주겠다고 한다.

• 마법을 억제하거나 강화한다.

• 진실 또는 방향을 교란하거나 은폐한다.

• 자연 법칙을 뒤튼다.



요약 및 등장인물 

이 국면에 관해 짧게 요약해서 적어 놓으십시오. 국면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각 위험요소의 흉조와 재앙에서 미루어볼 수 있으니, 여기서의 요약은 간략하게만 하면 됩니다. 중요한 등장인물, 특히 위험요소를 대표하는 인물들에 관해서도 간단하게 묘사해 놓으면 좋습니다. 

커스텀 액션

국면이나 위험요소의 특성상 위 목록에 나온 액션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필요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필요한 액션을 만들어서 국면에 적어 넣으면 됩니다. 이로써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국면과 위험요소에 독특한 색깔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 액션은 마스터용일 수도 있고 플레이어용일 수도 있습니다. 필요한 대로 정하십시오.

플레이어 액션을 만들어 넣을 때는 액션의 기본 구조를 따르십시오. 마스터가 주사위를 굴리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10+이면 완전한 성공이고, 7~9이면 부분적인 성공입니다. 6-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게 할 수도 있지만, 따로 언급을 하지 않으면 마스터가 액션을 취하거나 흉조를 진전시킬 수 있게 됩니다. 기록 양식은 액션마다 다릅니다.

”백색 관문이 열리는 날”에서, 분명 어느 PC인가가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빛을 맞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액션을 짜기로 합니다.

문 저편에서 오는 빛을 맞으면, +혜 판정을 합니다. 10+이면 자신의 성품이 증명되고, 백은의 천사단이 계시를 내리거나 은혜를 줍니다. 7~9가 나오면 마음을 고쳐먹지 않으면 장래에 어떤 험한 꼴을 당하게 되는지 계시를 받습니다. 6-이면 시험에 완전히 실패한 것입니다.


흉조 

흉조는 위험요소를 내버려 두었을 때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PC들이 없는 세상에서 그 위험한 것들이 판을 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무섭지요? 흉조는 위험요소들의 음모와 계획을 정리하는 도구입니다. 흉조는 하나의 사건일 수도 있고 단계별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으면, 위험요소를 움직여 흉조를 하나 달성하게 하십시오.

흉조들은 대개 논리적인 순서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크들이 도시를 공격하는 것은 평화 협상이 결렬된 후라는 식입니다. 단순한 국면에서는 이런 논리적인 순서에 따라 흉조가 하나씩 진행되고, 사태는 악화됩니다. 그러나 하나의 재앙에 관련된 흉조들 사이에 꼭 논리적인 관계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징적인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고, 처음에는 관계가 없어 보이다가 나중에 연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흉조들이 어느 순서로든 모두 달성되기만 하면 재앙이 일어나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국면을 얼마나 복잡하게 꾸밀 것인가는 마스터가 결정합니다. 복잡한 국면에서는 한 위험요소의 흉조가 일어날 때마다 다른 위험요소들의 흉조도 확인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정해 놓은 흉조를 지우거나 고쳐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괜찮습니다. 그래도 됩니다.

규모도 잘 생각하십시오. 흉조가 항상 세상을 뒤흔드는 대사건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위험요소의 행동 방침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는 정도라도 괜찮습니다.

흉조는 발동이 예약되어 있는 액션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때가 되면 세상에 풀어 놓으십시오.

새 국면에 넣을 흉조를 위험요소별로 몇 가지 선택했습니다.

• 마법 대학: 대학이 관문으로 탐사대를 보낸다, 열쇠가 발견된다, 관문의 힘을 이용하는 법이 발견된다, 대학이 패권을 쥔다.

• 백색 관문: 첫 나팔이 울린다, 두 번째 나팔이 울린다, 관문이 열린다.

• 백은의 천사단: 대리인이 선택된다, 강력한 권력 조직이 형성되거나 천사들의 손에 넘어간다, 선견자가 나타난다, 심판이 내려진다.

흉조가 일어나면 표시를 해서 지웁니다. 예언이 실현된 것입니다! 흉조의 발생은 다른 국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플레이가 여유로울 때를 틈타서 한 번 훑어보고, 필요하면 고칠 곳을 고치십시오. 작은 흉조도 캠페인 전체에 은근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흉조는 이야기를 반영할 수도 있고 이야기에 반영될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를 반영한다는 것은, 흉조로 지정해 놓은 일이 플레이에서 실제로 일어나면 국면에도 표시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플레이어들이 고블린 부족연맹과 손을 잡고 도마뱀인간에게 맞서는 바람에 이제 고블린들이 지하 터널을 장악했다고 칩시다. “고블린들이 지하 터널을 장악한다”가 국면에 흉조로 기록되어 있었다면 이제 그 흉조는 일어난 것입니다. 이야기에 반영된다는 것은 플레이어가 액션 판정에 6-를 냈거나 마스터에게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는 바람에 마스터가 강한 액션으로서 흉조를 일으킨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면 그 흉조는 이야기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마스터는 “이제 어떻게 하나요?” 하고 다시 묻게 됩니다.

재앙 

각각의 위험요소가 가는 길의 끝에는 무서운 결말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재앙입니다. 재앙이 닥치는 것은 위험요소에게는 목표의 달성이지만 세계에는, 그리고 주인공들에게는 매우 안 좋은 일입니다. 흉조가 하나씩 실현되어 나가면, 재앙은 세상에 더욱 짙은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다음 목록에서 재앙을 하나 고르고, 국면에 맞게 구체적으로 묘사하십시오. 재앙 역시 PC들의 행동에 의해 변할 수 있습니다.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바꿔야 할 때 바꾸면 됩니다:

• 압제 (강자가 약자를 탄압, 또는 소수가 다수를 지배).

• 질병 (병의 창궐, 건강의 끝).

• 파괴 (세계의 종말, 멸망과 비탄).

• 찬탈 (하극상, 정당한 권위의 전복).

• 궁핍 (노예화, 정의와 선이 버려짐).

• 혼돈의 득세 (자연이나 사회의 법칙, 또는 다른 종류의 질서가 붕괴).

재앙은 관련된 흉조가 모두 일어나면 닥칩니다. 이로써 그 위험요소는 해소되고 세계는 뭔가 의미 있는 변화를 겪게 됩니다. 거의 예외 없이, 국면도 총체적인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이런 변화의 파급효과를 세상에 잘 반영하면 세계는 그만큼 더 생동감을 갖게 됩니다.

주제 질문 

국면의 주제는 마스터가 관심을 가진 사람, 장소, 집단에 관한 질문 1~3개로 표현합니다. 사람에는 PC도 NPC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마스터의 강령 중에 플레이를 해서 알아낸다는 부분이 있었지요? 주제 질문은 대체 무엇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내려는 플레이인지를 잊지 않기 위한 것입니다.

주제 질문은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적으십시오. 점진적인 변화나 추상적인 기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주제 질문은 일단 대답이 되고 나면 좋든 나쁘든 세상이 돌이킬 수 없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주제 질문은 PC들과 세계에 영향을 주는 큰 변화에 관해서 설정하십시오.

주제 질문은 뭐니뭐니해도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정말로 알고 싶은 것, 하지만 플레이를 통해서 결정되게 하고 싶은 것만을 주제 질문으로 설정하십시오. 일단 주제 질문을 적었으면 그것은 마스터의 손을 떠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냥 쓱 만들 수 없습니다. 어떻게 되는지, 플레이를 해서 알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던전월드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재미는 바로, 일이 어떻게 되는지 플레이를 통해서 보는 것입니다. 앞에서 마스터는 이 세계의 요소들을 설정하여 국면에 적어 넣었습니다. 플레이를 하면 그 모든 것이 플레이어들과 어우러져서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고, 이로써 마스터의 주제 질문에 답이 나올 것입니다.

주제 질문을 국면에 써 넣었으면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입니다.

주제 질문은 PC들에 맞춰서 쓰기로 합니다.

• 천사단의 대리인은 누가 될 것인가?

• 룩스는 문 저편에서 오는 빛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 마법대학은 아본을 포섭할 수 있을 것인가?

국면의 해소 

국면이 해소된다는 것은 그곳에서의 모험에 결말이 난다는 뜻입니다. 어떤 국면은 간단하고 직선적으로 해소됩니다. 하나의 던전을 나타내는 국면이라면 위험요소들이 모두 죽거나, 회개하거나, 어떤 영웅적 행적에 의해 극복되는 것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소된 국면은 끝난 이야기이니 나중에 참고용으로 치워 놓으면 됩니다. 한편, 그 국면에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끝장을 보지 못한 위험요소가 있을 수도 있고, PC들에게 격파되었더라도 잔당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이런 것은 필요에 따라 캠페인 국면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캠페인 국면은 해소하려면 노력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캠페인 국면은 한 번에 해결되지 않고, 천천히 점진적으로 진행됩니다. 보통의 모험에서, PC들은 캠페인 국면에 사는 악당 두목의 하수인들과 꾸준히 싸워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때가 되면 암흑신과 결판을 내거나 언데드 무리가 세상을 뒤덮거나 할 것이고, 주인공들은 어려운 싸움 끝에 승리하든지 패배하고 좌절하든지 할 것입니다. 캠페인 국면은 해소에 시간이 들지만, 그만큼 해소되었을 때의 만족도 큽니다.

국면이 해소되면 잠시 멈추고 그 결과를 생각해 보십시오. 재앙이 하나 이상 벌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위험요소가 저지되어 재앙은 면했더라도, 이미 일어난 흉조는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새로운 국면을 짤 때도 이런 변화를 고려하십시오. 해소된 국면에서 다른 국면으로 옮겨갔을 만한 사람이나 세력도 있을 수 있고, 승진을 했거나 지위가 깎인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국면이 해소되는 것은 중요한 사건입니다!

모험 국면이 하나 해소되는 것은 대개 그 모험 자체가 해소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숨 돌리면서 캠페인 국면을 읽어 보고, 다음 번 모험 국면의 아이디어를 얻으십시오. 새 모험 국면을 만들고, 지도를 몇 장 그리고,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면 됩니다.

동시다발적 모험 국면 

캠페인을 시작할 때는 아직 빈 자리가 많은 캠페인 국면 하나, 그리고 모험 국면 한두 개가 있을 것입니다. 캐릭터들은 때때로 모험 도중에 다른 길을 따라 떠나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면 끝내지 않은 국면들이 쌓이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을 뿐만 아니라, 이는 생동감 있고 유기적인 세계를 만드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단, 국면은 캐릭터들이 거기 있건 아니건 간에 진행이 된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때때로 화면 밖도 생각하라는 원칙은 국면을 다룰 때 특히 중요합니다.

국면들이 동시에 둘 이상 등장하더라도 플레이의 운영은 국면 단위로 하십시오. 한 번에 하나의 국면만을 참고해서 진행하지 않으면 혼잡해지기 쉽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능동적으로 다른 국면으로 옮기는 등, 다른 국면이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국면을 전환하십시오.

두 국면이 서로 영향을 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것은 흉조나 재앙이 끼치는 간접적인 효과일 수도 있고, 한 국면의 위험요소가 다른 국면에 개입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양쪽 모두, 국면을 이야기에 맞게 수정해야 할 필요가 생길 것입니다.

동시에 여러 모험 국면이 등장하면 플레이어들은 아마도 우선순위를 매길 것입니다. 오크와의 전쟁은 좀 뒤로 미루고 우선은 도시에 창궐한 사교도 문제를 해결하자거나 하는 식입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방치된 국면도 천천히 진행이 됩니다. 결국 PC들이 미처 처리하지 못하고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모험으로 이어질 뿐이니 괜찮습니다. 한 번에 국면이 3~4개씩 나오면 어지러워질 수 있으니, 천천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