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기

선전한다 

플레이를 시작하기 전에 새 플레이어들에게 설명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 말도 없이 막무가내로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것이 “선전”입니다. 왜 던전월드를 하고 싶은지, 왜 다들 재미있어할 것 같은지를 설명하는 과정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심을 말하라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정확히 어떤 소리를 하라고 정해 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은 당사자의 솔직한 기대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언급할 만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RPG를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인 경우, 던전월드의 롤플레잉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 무엇을 하게 될 지를 우선 설명하십시오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마스터는 그 주변 세계를 표현한다). 그리고 일반적인 분위기를 이야기합니다 (모험가들이 모험을 떠난다). 룰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간단히 얘기하면 좋습니다 (이야기를 재미있는 방향으로 끌어 간다).

RPG를 이미 해 본 사람들, 특히 다른 판타지 모험 RPG를 해 본 사람들이 상대라면 던전월드가 다른 RPG들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십시오. 플레이하기 쉽다는 점, 룰이 딱 필요할 때 개입해 준다는 점, 그리고 템포가 빠르다는 점은 경험자들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상대가 누구건 간에, 던전월드라는 시스템만을 선전하지는 마십시오. 함께 플레이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야기하십시오. 도시의 하수도를 헤매는 여행이 될 것 같으면 그것부터 이야기하십시오. 사교도들과 혈투를 벌여야 한다면 그것도 선전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마스터와 플레이어와 룰의 상호작용에 따라서, 지금은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나중에 자연히 벌어질 것입니다. 일단 지금은 자신이 품은 계획과 포부를 말하십시오.

직업을 소개한다 

사람이 다 모였고, 다들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면 이제 캐릭터 시트를 꺼낼 때입니다. 직업 하나마다 간단한 설명을 하십시오. 각각 무엇을 할 줄 알고 세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전달합니다. 직업별 설명에는 그 두 가지 정보가 다 들어 있으니, 그쪽을 소리 내어 읽어도 좋습니다.

당장은 각 직업을 룰 대신 일상어로 설명할 것을 권합니다. 그래도 룰에 관해 질문이 나오면 대답하십시오. 누가 전사에 대해서 물어보면, 자기만의 특별한 무기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는 쪽이 고유병기의 룰을 상세히 이야기하는 것보다 유용합니다.

캐릭터를 만든다 

캐릭터 제작 룰을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나갑니다.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기본적인 개념을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에게 능력치, 액션, HP, 피해 등을 이해하기 쉬운 순서로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룰에 관한 설명을 미리부터 다 해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던전월드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은 간단한 선택의 연속이고, 거기에 틀린 선택은 없습니다.

각 직업을 플레이하기 위해 필요한 룰은 캐릭터 시트에 간단히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사를 맡은 플레이어라면, 무기의 거리라거나 관통 같은 개념이 무엇인지 물어볼 것입니다. 그때 대답하십시오. 안 물어본다는 것은 룰이 아닌 전사의 “이야기”에 기반해서 선택을 하고 있다는 뜻이고, 어차피 태그와 수치는 이야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 그것은 그대로 좋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캐릭터를 “잘못” 만들지 않을까 걱정을 하면, 나중에 원할 때 바꾸게 해 주겠다고 하십시오. 처음부터 모든 룰을 다 고려해서 캐릭터를 만들어 봤자 시간만 더 걸릴 뿐입니다. 특히, 아직 기본 액션은 자세히 설명하지 마십시오. 나중에 읽고서 물어볼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마스터가 먼저 나서서 설명해 봤자 플레이어들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됩니다.

플레이어들이 캐릭터를 소개하고 인연을 설정하기 시작하면, 마스터도 질문에 대답하는 입장에서 질문을 하는 입장으로 선회하십시오. 왜 그것을 골랐으며 그게 캐릭터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주로 묻고, 그 와중에 나온 세부 사항들을 기록합니다. 플레이어들의 선택으로부터 나온 정보가 세상을 형성하게 하십시오. 특히, 마스터가 나중에 액션으로 꾸밀 수 있을 것 같은 사항은 꼭 따로 메모를 해 놓습니다 (사이가 틀어진 옛 스승, 전쟁의 조짐 등등).

플레이를 시작한다 

플레이의 시작은 캐릭터들이 바로 주변을 묘사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간단하고 생생하게 하고, 세부 사항을 많이 넣으십시오. 묘사는 항상 주인공들이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맺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들에게 이제 무엇을 할 것인지 물으십시오.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끝맺는 것은 중요합니다. 던전월드의 초보 플레이어들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직 감이 안 잡혔을 것입니다. 바로 반응할 거리를 주면 즉시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는 캐릭터들이 스스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투도 좋고, 긴장이 가득한 협상 장면도 좋습니다 (이쪽도 일이 꼬이면 바로 전투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작은 간단하게 하고, 플레이를 통해 자연히 복잡해지도록 하십시오.

최초의 전투에서도 간단한 괴물을 등장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평범한 무기로 때리면 다치는, 장갑이 낮고 관통은 없는 적이 좋습니다. 피해를 주고 장갑을 적용하는 연습을 한 다음에 관통이니 장갑 무시니 하는 예외가 나오는 편이 덜 헛갈리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야기의 내용상 관통이나 장갑 무시가 등장할 수 밖에 없다면 사용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쪽으로 마음을 먹지는 마십시오.

신규 플레이어를 대상으로는 다가오는 위험의 징조를 보인다 액션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RPG에 익숙하지 않거나 다른 종류의 판타지 RPG에 익숙한 사람들은 어떤 것이 생명에 위협이 되고 어떤 상황이 위험한지 감을 잘 잡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위험한 상황이 위험하다는 것은 잘 드러나게 표시하십시오. 플레이에 익숙해지고 눈치가 빨라지면 이런 예고를 좀 덜 해도 좋습니다.

처음으로 마스터링을 할 때는 몇 가지 액션에 초점을 두십시오. 다가오는 위험의 징조를 보인다, 피해를 준다, 누군가를 곤경에 빠뜨린다, 이 세 가지가 가장 유용할 것입니다. 이 셋 중 어느 것도 쓸 만하지 않을 때에만 액션 목록을 훑어 보십시오. 경험이 쌓이면 마스터의 액션들 전부에 익숙해져서, 수족처럼 부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플레이를 계속한다 

한두 시간 플레이를 하고 나면 플레이어들도 충분히 익숙해져 있을 것입니다. 초보 마스터라면 아직 액션을 모두 꿰고 있지는 못할 테지만, 그것도 한두 세션이면 익숙해집니다. 그때까지는 무리하지 말고, 상황이 일어나는 대로 적당히 대처하십시오.

첫 세션이 잘 풀리지 않아도 걱정하지 말고, 연습을 겸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질 것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도 되고, 지나간 일을 바꾸어도 좋습니다. 고른 직업이 마음에 안 드는 플레이어가 있으면 바꾸라고 하십시오 (같은 캐릭터를 다른 직업으로 만들어도 좋고, 아예 새로 만들어도 됩니다). 첫 모험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플레이를 안 한 셈 치고 새로 시작해도 됩니다.

던전월드는 단편으로도 재미있게 할 수 있지만, 인연이나 레벨 같은 부분은 어느 정도 기간에 걸쳐서 플레이를 해야 진가를 드러냅니다. 그러니 첫 한두 세션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5~10회 정도 더 시간을 내 보는 것도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면 국면도 좀 여유 있게 꾸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