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Job 자립생활센터는 지난 2014년 11월 부터 2017년 10월 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재가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적 생활지원을 위한 'We-Start 자립생활지원사업'(이하 'We-Start 사업')을 진행해 왔다. We-Start 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인지와 사업이 마무리 되는 현 시점에서 지금까지 We-Start 사업을 통해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를 사업 담당자와 서비스이용자(당사자), 그리고 자립지원인의 인터뷰를 통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We-Start 사업담당자
김민주 주임
Q. 이 사업은 어떤 사업이며 어떤 취지에서 시작하게 되었나요?
A. 김민주 주임
We-Start 사업은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개별 자립지원 프로그램을 통하여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준비 및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발달장애인들은 다른 장애에 비해 일상생활 능력 및 자기결정 등의 역량이 부족하여 상대적으로 자립이 어려워요. 근데, 지금의 장애인 활동보조 등은 신체장애인 위주의 서비스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알고, 올바르게 지원 할 수 있는 지원서비스를 목표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Q. 구체적인 사업의 내용들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요?
A. 김민주 주임
발달장애인의 장애 특성을 고려한 맞춤식 서포터인 ‘자립지원인’을 교육 및 양성하여 1대1로 매칭하였고, 개별 프로그램은 물론 진로탐색, 금융교육 등 단체프로그램도 진행했어요. 발달장애인용 ‘자립생활기술교육 워크북’을 개발하여 배포하기도 했고, 자립지원인 제도화를 추진하는 순회 세미나도 진행했어요.
성과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만족도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참여자가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나, 대인관계에 있어 긍정적인 변화를 느꼈고, 자립지원인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어요. 운전면허를 취득하거나 검정고시에 합격한 참여자도 있고, 11명이 취업하였고, 3명은 자립에 성공하여 현재 지역사회 내에서 독립하여 살고 있습니다.
Q.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떤 때 보람을 느끼셨는지요?
A. 김민주 주임
자기가 말하는 것만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도 않던 참여자가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기다려주거나, 상대방이 불쾌할 정도의 장난을 치던 참여자가 먼저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도 좋았고, 받는 걸 당연히 여기던 참여자가 작은 선물을 들고 와서 고마웠다는 인사를 전할 때도 참 좋았어요. 소소한 것들이 많아서 일일이 다 꼽기가 힘드네요(웃음).
Q. 마지막으로, 3년 간의 사업을 이제 마무리하게 되었는데요. 향후 이와 관련된 어떤 사업들이 구상되고 또한 제도화되었으면 하는지요?
A. 김민주 주임
현재 We-Start 사업과 유사한 서비스로 주간활동바우처가 있는데요, 발달장애인 맞춤식 서비스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나 여가 위주의 사업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의식주는 기본이고 공공기관 이용 등 실제로 자립을 하기 위한 활동을 중점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제도화 되기를 바래봅니다.
당사자 요리교실을 통해서 요리하는 법을 체험하고 있는 서비스이용자들
Q. 자립지원인을 통해서 자립준비나 자립생활에 도움이 되었나요?
A. 박기남씨
예,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We-Start 서비스이용 당사자
박기남씨
Q.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나요?
A. 박기남씨
장애인을 위한 복지혜택이나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모르는데 자립지원인 선생님을 통해 그러한 것들을 알게 되고 많은 혜택을 받게 되었어요. 예를 들면, 초등학교 졸업장을 가지고 싶었는데 초등검정고시에 응시하고 합격하는 것, 장애인을 위한 운전면허시험장을 통해 운전면허증을 딴거, ‘희망키움통장’을 개설해서 돈을 관리하는데도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아~또 요리하는 법을 배워서 도움이 되었어요. 재료가 많이 안 들어가는 된장찌개나 미역국 같은 거 끓이는 법 배워서 혼자서 만들어 먹고는 해요.
Q. 기남씨에게 자립지원선생님은 어떤 존재인가요?
A. 박기남씨
제가 아기 때 시설에 맡겨져서 부모님 없이 자랐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부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저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하나 하나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고 제가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부모님이 자녀들이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고 도와주잖아요? 그것처럼 제가 자립지원인 선생님을 통해서 그런 실제적인 도움을 받았어요. 그래서 저한테 부모님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았어요.
자립지원인(IL Supporter) 양성교육
자립지원인
이상미 선생님
Q. 자립지원인으로 활동하시면서 어떤 때 보람을 느끼셨는지요?
A. 이상미 선생님
3년동안 다양한 참여자분들과 활동을 했어요. 참여자와 지원인으로서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검정고시, 운전면허 등의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도 했고 어떤 참여자와는 작은 일상생활 변화의 목표를 세우고 함께 실행하기도 했어요. 참여자들이 크고 작은 목표들을 달성하며 행복해하는 모습과 목표달성 이후 새로운 목표를 세워 지원 요청을 할 때 지원인으로서 많은 보람을 느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 참여자들과 활동을 하면서 참여자들이 자신들의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지원인을 믿고 활동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공유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
Q.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을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그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A. 이상미 선생님
발달장애인들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 중에 가장 큰 어려움은 자립적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3년 동안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인으로 활동하면서 이분들과의 다양한 일상생활에서의 자립적 의사결정 경험의 반복과 훈련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들을 충분히 극복하는 사례들을 보게 되었어요. 동일한 장애 유형이라도 발달장애인 분들의 성향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했던 We-Start 활동과 같이 일대일 맞춤형 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활동보조인 서비스와는 다른 차원의 서비스 접근이 이루어져야 해요.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서는 단지 몇몇 유관기관이나 사회복지 관련 단체의 소극적 사업으로는 양적 질적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인프라 마련을 위한 제도적 접근이 선행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서비스를 절실하게 원하고 있는 많은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예를 들면 자립지원인 제도화와 같은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 지원방식의 법적 제도화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제도의 어떤 점이 개선되고 보완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A. 이상미 선생님
아직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 영역은 매우 취약하다고 생각을 해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과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지만 We-Start 활동지원과정에서 참여자들과 함께 할 프로그램 연계서비스나 활동 장소를 찾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각 구마다 만들기로 한 발달장애인평생학습교육원이 하루 빨리 마련되어 지역 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또한 발달장애인 지원과정에서 상황별 대처법이나 한계가 명확하지 않아 지원인들의 역량과 서비스 이용자들의 수용자세 등에 의해 지원의 양적, 질적 부분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인, 서비스 이용자들에 대한 정기적인 사례 관리 교육과 좀 더 다양한 지원 매뉴얼이 있었으면 합니다.
지난 10월 27일에 발달장애인 자립생활위한 국제 학술대회 행사에 참여하여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우리나라의 지원 정책에 관한 연구 논문 발표를 들었는데 연구 논문이나 연구 실적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탁상공론식의 연구보다는 좀 더 다양한 시범사업들을 통해 실질적으로 발달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 및 논의가 활발해졌으면 합니다. 끝으로 We-Start활동 자립지원인으로서의 활동은 종료되지만 앞으로의 Good Job 자립생활센터의 자립지원인 제도화 추진의 중심적 역할을 기대하며 적극적으로 응원합니다(웃음).
당사자 사례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