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희 인턴의 취업도전기
김준희 인턴의 취업도전기
제가 이렇게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어요.
Good Job 센터의 김재익 소장님, 국장님, 대리님, 주임님 그리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취업이 너무 하고 싶어서 100번이나 이력서를 내고 취업에 도전했어요..(울먹)
마지막 한 곳에서는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면접을 나오라고 해서 갔는데..
......(울음)
제가..장애인인줄 몰랐다며.. 미안하다고..돌아가라고 했어요..
이런 저였는데..이렇게.. 인턴으로 취업도 하게되고..
일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어요..(울음)
우수수기 수상자 소감발표하는 김준희 인턴
2017년 11월 20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는 '2017 서울시 중증장애인 인턴제 설명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그곳에서 '인턴 우수수기' 수상자로 선정된 김준희양의 소감발표가 있었다. 장내에는 서울시 공무원 및 관계자를 비롯해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안진환 대표, 여러 자립생활센터의 관계자 및 동료 인턴분들, 그 외 많은 분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준희양의 흐느낌을 참으며 끊어지다 이어진 소감발표에 장내의 많은 분들이 자신이 또한 겪었을 공감의 눈물로, 그 간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도 여기까지 온 준희양에 대한 격려의 눈물로 함께 울며 기뻐하는 잔잔한 감동의 시간을 보냈다.
올 해 갓 28살이 된 김준희양은 '서울시 중증장애인인턴제'를 통하여 Good Job 자립생활센터에서 2017년 4월부터 12월까지 인턴으로 취업하여 활동하였다. 그녀는 자립생활과에서 '장애인식개선캠페인', '코웨이 네오클라우드와 함께하는 미용강좌', '당사자리더(취업자적응지원) 자조모임' 및 그 외 여러분야의 업무를 함께하며 맡겨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그리고 올 해 Good Job 자립생활센터에서 다시 한 번 인턴으로 함께 할 예정이다.
한 해 동안 인턴으로 일 해온 김준희양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턴제'에 대해, '중증장애인 인턴분들이 바라는 것들'에 대해, 나아가 '중증장애인의 취업'이라는 주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준희 양
[인터뷰 내용]
Q. 지난 1년 동안 인턴으로 일 해본 소감은 어떠세요?
자립생활팀의 자조모임 진행도 하고, 자조모임 업무지원도 하며, 외근도 가고, 권익옹호도 하고..다양한 업무경험을 하면서 정말 "내가 일하고 있구나"라는 것이 실감이 났어요. 그리고 일을 해 보니 제가 잘 할 수 있는 부분과 부족한 부분이 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웃음).
김준희 인턴의 다양한 활동사진
Q. 인턴으로 일하시면서 부족함을 느낀 부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인가요?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총괄하는 것이 어려웠고, 사업계획서, 결과보고서 작성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담당자'라는 부담감도 있었고요..
담당하는 업무 서류에 능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인턴으로 일 하시기 전에 다른 일을 해보신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어디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지금은 오래되어서 경력도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방 주민센터에서 장애인행정도우미를 했었어요.
주로 복사와 간단한 민원서류 출력, 전화응대 등을 했었어요.
실무가 간단해서 제 스스로가 그렇게 유능한 사람인지도, 꼭 필요한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 당시 휠체어 탄 장애인에게 일을 많이 안 준다는 이야기를 어깨너머로 들은 적 있는데 진짜 그렇더라고요.
일하면서도 무언가 무기력 했었어요.. 벌써 7년 전 일이라 지금은 많이 좋아졌겠죠?(웃음)
Q.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업무가 있나요? 꿈이나 비전이 있다면 함께 이야기해주셔도 됩니다.^^
홍보 마케팅을 배워보고 싶어요.
자립생활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참여자 모집이 중요한데 그럴 때 필요한 모집 전략, 센터 홍보 마케팅 등을 배워보고 싶어요.^^
이외 다양한 업무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할 수 있다면요..
비전은, 장애계열에서 일하고 싶긴 해요. 원래 전공은 상담쪽인데 아직은 경험이 더 쌓였으면 좋겠어요. 경험이 쌓이고 자신이 생기면 상담을 하고 싶어요.
상담을 하고 싶은 이유는요, 전공인 심리 상담을 배우면서 저 자신도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역량이 된다면 마음이 힘든 사람을 도우며 상담을 하고 싶어요.
Q. 인턴으로 일하시면서 느낀 인턴제의 아쉬운 부분이 있나요? 다른 기관에서 일하는 많은 인턴 분들을 만나셨을 텐데 선생님이 생각하는 아쉬운 부분과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처음 인턴으로 일할 때, 다음에도 또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간도 1년 미만이고, 이후를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그 부분이 아쉬웠는데 다른 인턴 분들도 많이 만나진 않았지만, 같은 이야기를 하셨어요.
‘인턴’이라는 자리가 인턴이 끝나면 정규직이 될 것이란 희망을 품게 하는 자리 같아요. 인턴으로만 끝나지 않는 것... 모든 인턴 분들의 바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비록 인턴이지만 일을 할 수 있었던 '1년' 이라는 기간이 준희선생님께 가지는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저를 채용해준 Good Job 자립생활센터에 감사를 전해요.
오랜 기간동안 취업준비생으로 지내면서 취업이 간절했고, 간절한 만큼 열심히 한거 같아요. 부모님께서도 제 취업을 기뻐하셨고요. 다양한 업무를 해나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저도 부모님도 뿌듯해 하셨어요. 감사한 선물처럼 서울시 인턴 수기공모에 선정되어 수상하기도 했고요..^^ 열심히 해서 보상도 받은 귀중한 경험 그자체 였어요.
지난 1년은요.. 정리하자면, 저의 20대를 통틀어 가장 열심히 살았고, 저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세요?
좀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인턴으로만 끝나지 않는 것, 이 경험이 바탕이 돼서 사회에서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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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들의 자조모임(당사자리더 자조모임)
Good Job 자립생활센터에서는 각 기관에 취업된 인턴들을 중심으로 한 자조모임을 진행중이다. 함께 문화활동도 하고 인턴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을 나누기도 하고 당연히 겪게 되는 고충에 대해서 듣기도 한다.
그러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모든 인턴분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취업을 열망하고 지원해서 인턴이 되었지만, 인턴기간이 끝난 후 정규직으로의 고용승계가 이루어질까 불안해 하는 것이다.
현재 '인턴제'는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서 진행중이다. 두 기관에서 시행중인 '인턴제'는 아래와 같다.
*2018년 현재
서울시 인턴기간은 10개월(3월~12월)로 변경됨
취업을 희망하며 자신에게도 기회가 닿기를 기다리고 있는 수 많은 중증장애인들을 생각하면 모집인원수에 있어서도, 급여에 있어서도, 기간이나 기회의 평등 부분에 있어서도 아직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다행스러운 점은 '서울시'가 매년 '인턴간담회'를 통해 인턴제 참여기관 및 인턴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를 계속해서 개선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 제도개선의 행보가 지자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서울시 인턴제'를 통해 인턴을 고용하고 있는 기관은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대부분이고 기타 장애인단체 등 모두 비영리기관들이다. 대체로 이들 기관은 사업수행에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에 '인턴제'는 이러한 점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수 있는 기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턴을 고용하고 있는 우리 기관들은 이들을 단지 '인력(人力)'으로만 생각하면 안 될 것이다. 중증장애인을 위해서 일하는 장애인당사자기관으로서, 우리 기관에 맡겨진 인턴이 일을 하며 역량강화를 통해 한 사람의 실무자로서 갖추어지고 고용을 통한 자립생활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곧 우리가 하는 일과 다르지 않음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김준희 양의 101번의 취업도전과 그 가운데 겪었던 어려움들, 그리고 아픔들이 다만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제의 '나'의 이야기였고 '우리'의 이야기였음을 기억하고 그들을 더욱 배려하는 데 앞장서는 우리 IL센터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도 취업에 있어서 큰 제약이 되는 '장애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서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있는 김준희양과 같은 수 많은 장애인들이 쉽게 열리지 않는 '취업의 문'을 향한 두드림(Do Dream)을 통해서 그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Do Dream) 모두가 응원하고 힘을 보태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