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2014년 기준 화재로 인해 사망한 장애인의 수는 비장애인에 비해 5배에 육박합니다.
또한 14년 송OO씨처럼 화재가 발생했으나 본인 스스로 화재에서 탈출하지 못해 안타까운 죽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 재난사고 소식을 여기저기서 접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소방재난본부 통계에 따르면 화재발생시 대피에 있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은 43% 에 육박하며, 그 중 도움이 없으면 생명유지가 어려운 장애인은 13.9% 정도로 대부분의 장애인이 재난발생 시 대피에 있어 조력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화재안전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화재발생 시 초기 진압에 대한 안전수칙에 대해 알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많으며, 소방물품 지원 또한 단발성에 그치고 사용법에 대해 모르는 장애인들이 많아 화재사고 발생 시 위급 대처 능력마저 부족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용자 댁내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 상 무용지물이 된 소방안전용품
Good Job 보조공학센터는 이렇듯 화재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장애인의 현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2018년 서울시 NGO 지원사업을 통해 '장애인 안전교육 및 물품지원을 통한 위기탈출'사업을 신청 및 선정되어 장애인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소방안전물품을 신청한 이용자 방문 및 안전물품현황 파악 중
본 사업을 시행하고 5월 14일 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고, 6월 1일까지 신청 접수를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해주셨더라구요.
6월 11일부터 25일까지는 신청한 가정방문 및 상담을 통해 이미 가정에 비치되어 있는 소방안전용품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품목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 방문한 가정은 홀로 거주하고 계시는 시각장애인분이셨는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저는 눈도 안보이고 몸도 불편해서 불이 날까봐 너무 무서워요.
불을 끈다고 하지만 깜박하고 잊을 수도 있고, 그냥 외출하면 불이 나는데....
그리고 내가 불조심을 하고 주의한다고 해도, 우리 같은 집들은 너무 붙어있어서 옆집에서 불이나면 금방 옮겨 붙기 때문에 너무 무서워요.
그래서 가스차단기가 꼭 필요해요. 소리가 나서 위험을 알려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이 분은 전기누전 및 가스누출 등으로 화재가 날까봐 매우 두려워 하셨고, 또한 본인에게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분들도 이와 같은 두려움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지 않을까하고 공감을 가졌습니다.
방문했던 또 다른 가정은 자신도 몸이 불편하지만 아내분도 많이 아프셨고 방문 당일도 병원을 다녀오셔서 피곤하다며 쉬고 계셨습니다.
"우리 같이 서로가 장애인인 가족은 서로 도와야 하는데, 나는 몸이 불편해서 휠체어를 타야 하고 아내는 질병으로 몸도 아프고 시력도 좋지 않아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무조건 예방이 제일이라고 생각해요.
불이 나도 해결할 수도 없고 밖으로 대피하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아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준비를 해서 안전을 지키는 수 밖에 없어요."
이분들은 재난안전물품지원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말씀하시면서 특히 사용법도 잘 알려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비교적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소화기
가가호호 가정을 방문하면서 알게 된 것은 예전과는 달리 많은 분들이 스스로 안전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인식을 갖고 계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무엇을 어떻게 실천하고 어떤 안전물품이 자신에게 필요한지 잘 모르고 계신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가정 내에 안전물품이 비치되어 있어도 그 용도를 명확히 모르거나 사용법을 알지 못한채 애물단지처럼 방치하고만 계신 가정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화재 및 기타 사고는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특히 예방이 중요한데, 가정 방문을 통해서 우리가 시행하려는 재난안전물품지원사업 및 재난안전교육이 정말 필요하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고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서 장애인분들의 위험 노출이 줄어들고 사고를 예방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Good Job 보조공학서비스센터에서는 1차로 '위기탈출 안전물품지원'을 지난 5월 14일부터 6월1일까지 신청을 받고 물품지원을 완료하였는데요, 2차로 '위기탈출 재난안전교육'을 하반기에 시행할 예정입니다.
일자가 확정되면 Good Job 자립생활센터 홈페이지(www.goodil.or.kr)을 통해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안전교육을 필요로 하는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