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조기기 수리 실태 결과 및 수리 전문가 자격제도 도입 방안

2018 하반기 보조공학세미나

11월 23일, 경기도 장애인 복지 종합 지원센터에서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에서 주최·주관하는 보조공학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 김재익 소장님께서 좌장으로 참석해주셨습니다.

2019년부터 보조공학사가 국가면허로 전환됨에 따라, 보조기기 수리 전문가 자격 제도 도입에 관한 문제는 화두가 되었습니다. 그 화두에 따라 이번 세미나는 현재 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보조기기 수리 실태를 확인하고 수리 전문가 자격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방안을 나누고자 하는 목적으로 열렸습니다. 가장 먼저 나사렛대학교 재활공학과 공진용 교수님의 '국내 보조기기 수리 실태 결과 및 수리 전문가 자격 제도 도입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로 세미나가 시작되었습니다.

주제발표

나사렛대학교 재활공학과 공진용 교수

보조기기 수리/정비 전문가 자격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보조공학사 자격증이 있으나 수리 전문적 역량이 부족하며 현재 국내 수리서비스에서 전문인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음으로 인해 처음 제시되었습니다.

다양한 법률에 의해 보조기기 수리/정비와 관련한 내용이 제시되어 있고 , 작년에 새로 제정된 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및 활용 촉진법에 포함된 보조공학사의 업무 내용에는 '수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주제발표 내용에 포함된 보조기기 수리 현장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제 업무에서 수리를 하는 경우는 특히 이동보조기기에 제한이 되어있으며 단순한 기기 정비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현장전문가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수리/정비 업무 자체에 대한 어려움을 얘기하기도 하였는데, 제품별로 수리할 수 있는 매뉴얼이 부재하고 또 상이하며 수리전문기술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설문조사에 참여한 많은 응답자들이 보조기기 수리전문가 자격연수 과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해주었습니다.

자격연수 교육과정이 시행되고 자격증이 발급되게 된다면, 장애인 당사자가 수리/정비기사가 되고자 하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습니다. 실제적으로 지금도 현장에서 일하고 계시는 장애인 당사자가 많아 더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교육과정이 진행되었을 때, 장애인 당사자 수리 전문 인력이 양성되어 장애인의 일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토론1_ 현장기관 측면

한국이동보조기기기능인협회 김인호 회장

주제 발표 후, 좌장이신 김재익 소장님의 진행을 따라, 첫 번째로 현장기관의 측면에서 이동보조기기 수리/정비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의 김인호 회장님의 의견으로 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인호 회장님은 장애인 당사자이시면서 현장에서 수리/정비 업무를 지금도 하고 계시는 기능인이셨습니다. 토론에 대한 의견 제시 전, 먼저는 주제 발표에서 진행된 연구에 너무 보조공학사 위주로 설문조사가 진행되어 실제 현장과는 거리가 있음을 지적하셨습니다.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이동보조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에게 이동보조기기는 신체의 일부와 같습니다. 무면허 의사에게 환자가 수술을 받지 않는 것처럼, 숙달된 전문가가 아닌 비전문가에게 수리 또는 개조를 받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수리/정비가 보조공학사의 업무 중 일부로만 포함되기엔 직접적인 수리 교육이 운영이 저조하며, 현재 국내에서 수리업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를 통해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없음을 함께 제시하셨습니다.

토론2_ 현장(광역)기관 측면

대구광역시 보조기기센터 이진현 실장

다음으로는 대구광역시 보조기기센터에서 보조공학사로 근무하고 계시는 이진현 실장님께서 광역 기관의 측면으로 보조공학사 속에 수리 전문 영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일차적으로 수리와 정비는 광역센터가 아닌 보조기기 수리업체에서 맡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 외 의견에 다른 보충설명보다는, 과거에 보조공학사를 민간 자격증으로 도입할 때 도입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셨었던 경험을 공유해주시면서, 수리/정비 전문가의 필요성과는 다른 시각에서, 실제적으로 '보조기기 수리/정비 전문가 자격증'이 국가적으로 등록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을 것을 지적해주셨습니다. 수리/정비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앞에 의견을 제시하셨던 김인호 회장님의 말에 동의하시면서 제도적으로 새로운 자격증이 도입되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현존하는 보조공학사 자격 내에서 더 전문성을 띄는 자격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 제시하셨습니다.

토론3_ 중앙기관 측면

중앙보조기기센터 유성문 연구원

마지막으로 국립재활원 중앙보조기기센터에 근무하고 계시는 유성문 연구원께서 앞서 제시된 방안들과는 다르게, 보다 더 포괄적으로 볼 수 있는 관점의 의견들을 새롭게 제시해주셨습니다.

최근에는 이동보조기기 중에서 전동휠체어보다 전동스쿠터 수리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로 말문을 트셨습니다. 점점 노령화가 되어가는 국내 사회에서 이동보조기기 수리/정비 전문가의 필요성이 장애인에게만 국한되어있지 않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전문가 자격 도입 이전에, 보조기기에 대한 용어 정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시면서 다양한 법률에서 보조기기를 언급하고 있는만큼, '보조기기, 보조기구, 보장구, 보철구 등' 다양한 용어로 한 가지를 표현하고 있음을 지적하셨습니다. 더불어서 제공자의 입장에서 정해진 용어인 '보조기기'에 대한 개념이 여전히 장애인에게 모호한 것처럼, 용어를 선택하는 기준은 서비스 제공자 뿐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고려 되어야함을 제시하셨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리/정비와 관련된 프로그램에 대하여서는 통합과 개선이 필요함을 언급하셨습니다. 국립재활원과 경기도, 성동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서로 통합된다면 더 나아진 전문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을 제시하면서 중앙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함을 이야기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제 보조공학사 국가자격증 제도가 막 도입되는 과정에서 수리/정비 전문가 자격증에 대한 제도적 논의는 보조공학사 자격에 대한 뚜렷한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담겨져있었습니다.

보조공학세미나를 마무리하며

Good Job 자립생활센터 김재익 소장

각 토론자들이 제시하는 의견을 수렴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면서, 좌장으로 참석하셨던 김재익 소장님께서는 각 의견들을 요약하시고 중립적인 의견을 통해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열린 결말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실제로 긴급 상황 시 겪으셨던 전동 보조기기 수리/정비의 어려움과 평상시에도 수리/정비를 받고 계시는 실제 사례들을 공유해주시면서 보조기기 수리/정비에 대한 현 실태를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장애인 당사자로서 발이 되어주는 이동 보조기기 수리/정비를 전문가에게 맡기고 싶은 마음을 표하심과 함께 더불어 유성문 연구원이 얘기하셨던 바와 동일하게 너무 이르게 새로운 자격 도입을 이야기하면서 보조공학사의 전문성을 낮추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염려하는 마음도 표하시며 세미나를 마무리 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