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전선이 널브러진 공간의 구석으로 소피가 몸을 뉘였다.
소피는 리마 속 폐업한 PC방의 흔적들이 저장되어 있는 장소에 '도굴자'들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과거의 정보들 또한 항상 수요가 있으니까 그럴 것이다. PC방 로고가 새겨진 반투명한 창문 너머로 어떤 남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소피는 깨진 컴퓨터 모니터 파편을 집어 들었다. 처음부터 그녀의 손에 고려하여 만들어진 것처럼, 딱 맞았다. 턱 관절과 목을 잇는 그 지점. 그 지점을 찌르는 거야. 소피는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찌그러진 문고리가 덜그럭거렸다.
나는 미래로 돌아갈 수 있는 건가? 소피는 계속해서 불어나는 근심에 침식되는 듯했다. 날카로운 파편에 찢어진 현수막 같은 것을 둘러서 손에 꼭 쥐었다. 문 밖에서 한 남자의 한숨이 들려왔다. 문틈 사이가 벌어졌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이 문은 집으로 돌아가는 문인가, 지옥으로 가는 문인가. 검은 다리가 보였다. 구식 전투화를신고 있었다. 소피가 든 파편에 과거의 그녀 모습이 비쳐 보였다. 이것은 현재의 흔적인가, 미래의 흔적인가. 남자가 힘을 쓰는 듯 앓는 소리를 내자, 마침내 철문이 열렸다. 소피는 여린 손으로 흉기가 된 흔적을 꼭 쥐었다.
스토리텔러: 팜티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