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의 추억' 에 도달한 글룸은 당황했다. 아까 전에 봤던 그 검은 구멍과 흡사하게 생긴 구멍이 마구잡이로 뚫려 있는 것이다.
"듣고 있나? 메모리움이 이상해. 상한 치즈처럼 구멍이 마구 뚫려있어. 아는 게 있나?"
"저희도 처음 보는..."
"한심한 새끼들. 돈이나 쳐 빨아 먹는 거머리 같으니."
글룸은 레고 박스에 난 구멍을 유심히 바라봤다.
그곳에서 청록색의 파편 입자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글룸은 고개를 들어, 입자의 원천을 파악했다. 저기 검은 통로에 푸른빛이 서려 있다.
어린아이의 추억, 공간 방문기 (2091.11.24. 기재)
지금 이 기록을 당신이 보고 있다면, 이건 기적이야!
소문이 사실인 것도 기적인데, 이 흔적을 발견한 걸 내가 기록한 게
온전한 형태로 발굴됐다면, 칼릭스 그룬발트의 심리 상태를 설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자료일 게 분명해.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인물이지만, 알다시피 그에 관해서 알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되잖아?
메모리움을 완전히 자신의 요새로 만들고, 자기 자신을 완전히 가둔 채 세상의 맨 꼭대기에서 살고 있지.
맨 꼭대기에서 칼릭스는 자신이 추구하는 대로 이상향을 만들고, 통제하고, 억압
칼릭스의 어린시절이 담겨 있어. 지금에서야 알리는 건데, 그의 아버지가 호텔을 운영했단 걸 알아?
그런데 그 호텔이 모종의 이유로 망했다는데, 아마도 그게 메모리움의 자동 정보 기록 시스템 때문인가봐.
그게 칼릭스라는 인물의 인생을 완전히 바꿨어. 평화롭던 그는 도굴꾼이 되어 난폭한 뒷세계에서 활동하게 됐대.
그리고 여기 부가적인 기록에 따르면, 학자의 메카가 있던 곳에 칼릭스의 일기를 봤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 소문에 의하면, 칼릭스는 다시 호텔을 운영하고 싶었던 건가봐. 그게 자기 운명이라나 뭐라나.
뭐 결국에는 호텔이 아니라 이 세계 자체를 운영하게 됐지만. 운명 운영은 못…
끊겼나.
"글룸! 지금 당신이 있는 쪽의 가운데 통로에서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쏠리고 있는 것 같아요. 에너지의 흐름이....!"
스토리텔러: 이한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