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가 운영하던 데이터 저장소 리마는 hawking Key에 의해 순식간에 모든 권한을 칼릭스에게로 옮겼다.
에코는 더 이상 윤서의 말을 듣지 않았고, 소피가 예측했던 것처럼, 아니면 그것보다 더 훨씬 심각해진 미래를 향해 모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과거의 칼릭스는 자신 나름대로의 철학과 소신이 있었으나
리마의 위에 서게 된 그에게는 약육강식의 본능만이 남아 있었다.
세종시를 손바닥 위에 거느리게 된 그가 처음 한 일은,
칼릭스는 손가락을 한 번 튕기는 것으로
자신의 눈앞에 기밀처리된 흔적을 불러왔다.
바로 자신의 아버지, 시크샐즈 그룬발트를 죽음으로 몰게 한
호텔 투숙객들의 추악한 민낯이 기록된 그 흔적들이었다.
칼릭스의 뒤에서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글룸에게 지명이 떨어졌다.
이 흔적에 새겨져 있는 인간들의 목을 가져와.
세종시를 넘어 한반도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거대 정보 카르텔 집단 ‘퀘이사(Quasar)’의 첫 활동이자
칼릭스 지시 아래 제작된 블랙우드의 시발점이었다.
그는 여전히 드디어 이 작업을
자신이 원래 있어야 했던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스토리텔러: 황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