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집에 가는건 늘 어렵다. 특히 영월 신림 IC를 빠져나오면서부터 도로의 가로등이 점점 사라지다보니 운전할때 시야가 어둡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둠 속에서 혼자 운전하고 있는건 많이 무섭다. 남편이 운전할 때는 버틸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이가 사고로 죽은 뒤 혼자 이 길을 운전해보니,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계속 바라보는 무서움이 느껴졌다. 다행히도 할머니 집에 갈 때면 동현이가 별말없이 같이 가주는 덕에 가족이 타고 있다는 책임감이 커져서일까, 이제는 옛날만큼의 무서움이 사라졌다.
엄마 집에 가까워지는 만큼 길이 길이 험해졌지만 익숙한 길이 보여서 그런지 편안해졌다.
내비게이션의 안내 취소를 누르고 가는데, 조용하던 동현이가 놀라는 듯한 목소리를 냈다. 동현이도 익숙한 길이어서 그런지 주변을 보려고 창문을 보는것 같지만 어두워서 그런지 이내 포기한 것 같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