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대체로 노후하고 사람이 없는 지역을 시골이라고 하지만 태어날때부터 할머니 집을 봐 온 나한테는 그런 곳도 도시라고 생각이 든다.
차 한대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좁고 구불한 길, 논과 밭 너머로 성벽과도 같이 둘러 싸고 있는 산들 무엇보다 '가로등'과 전깃줄이 제일 눈에 띄는 점이 뭐라 말할 수 없는 시골 느낌을 만든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돌이 깔린 마당을 걸어가니, 작은 이모와 삼촌이 나와서 맞아준다.
"엄마! 누나랑 손주 왔다~"
열린 현관문으로 앉아 계신 할머니가 보인다. 보아하니 우리가 온다는 소식에 손수 국수를 만들고 있으신듯 하다.
"바쁜데 여기까지 오고 피곤했겠다"
푸른색의 풍경보다 외가 친척들의 호쾌한 말투를 들을때 강원도에 왔다는 체감이 강하게 든다.
할머니집에 온 1시간은 인사하고 밥 먹느라 정신 없었지만 , 금세 밤의 시골 답게 순식간에 지루함이 몰려왔다.
도시에서 온 이방인을 경계하는지 처음 올때부터 짖고 있던 개 짖는 소리가 아직도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