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서재 24
발제일 : 2024.06.09.
발제자 : 현지윤
소현서재 24
발제일 : 2024.06.09.
발제자 : 현지윤
발제작 : 영화 〈빌리 엘리어트〉
사랑
〈빌리 엘리어트〉는 사랑을 담은 영화다. 가족, 선생님, 친구, 이웃, 꿈에 대한 사랑이 모두 담겨있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가끔 넘치는 사랑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챙겨보는 영화라 정말 소중해서 아껴보는 3단 콤보 컷을 소개하고 싶다. 영화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포옹 컷을 따로 모아두곤 했는데, 그중에 가장 많은 포옹 컷을 차지한 영화가 〈빌리 엘리어트〉다. 엄마의 부재 속에서 서로에게 서툴고 투박한 표현밖에 하지 못하는 가족의 진실한 사랑이 느껴지는 장면이라 마음이 뭉클하고 아리다.
상실
빌리는 잠에 들기 전에 형에게 죽음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 (형은 쌀쌀맞게 무시했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삶의 유한함에 대해 자각한다. 발레를 가르치는 윌킨스 선생님이 빌리에게 옛날 기억,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오라고 했을 때 빌리가 가져온 것 중 하나가 엄마의 편지다. 돌아가신 엄마가 18살 때 읽어보라고 남긴 편지를 다 외워버릴 정도로 엄마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곁에서 토닥여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다행히도 빌리의 곁에는 윌킨스 선생님이 계셔서 안심이 된다.
엄마가 남긴 것 중에는 편지 말고도 피아노가 있다.
빌리는 엄마의 피아노를 쳐보기도 하고, 엄마의 잔상을 보기도 한다.
아빠는 어쩔 수 없이 엄마의 피아노를 땔감으로 태운 뒤 눈물을 흘린다.
가족들은 아빠의 눈물을 이해한다.
빌리의 가족들은 힘든 삶 속에서 엄마의 부재를 오롯이 느끼며 상실의 시간을 지난다.
꿈
빌리의 할머니도 꿈이 있었다. 전문 무용수가 되고 싶었던 꿈을 자주 말씀하신다. 결국 할머니의 못다 이룬 꿈을 빌리가 이룬다. 빌리는 우연히 발레 수업을 접하고 발레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발견하지만 아버지의 강경한 반대로 80년대 영국의 탄광 파업으로 어려운 집안 형편과 발레가 여자들만 하는 운동이라는 사회의 편견을 마주하게 된다. 현실의 괴로움을 발레로 격렬하게 표현하는 빌리를 보면서 사회 안에 이미 수많은 편견이 형성되어 있고 개인이 온전한 자유의지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동시에 현실의 장벽을 넘어 결국 빌리의 꿈을 지지해 주는 아버지를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에게도 사회의 편견에 저항하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힘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한 믿게 되었다.
왓챠피디아에서 빌리 엘리어트의 감상 코멘트 중에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이 하나 있다.
‘돈 없는 집안의 재능 많은 자식은 불효자다’
빌리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가족들의 희생이 있었다. 빌리는 날아오르지만, 아빠와 형은 탄광으로 내려가는 장면을 보면서 젊은 형의 꿈과 미래는 결국 빌리로 인해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한편으로는 꿈이 잔인할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빌리의 도약으로 영화는 마무리되는데 가족들의 사랑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빌리가 이뤄낸 꿈이 더 아름다운 것일까?
- 발제자에게 ‘빌리’란?
나에게 빌리는 꿈을 향해갈 때 느끼는 두려움과 좌절감, 그리고 누군가를 잃은 상실감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것을 알려준 친구다. 먼저 겪은 사람의 조용한 위로는 그 자체로 치유가 된다.
추천
그리고 빌리를 사랑하시는 분들께 스티븐 달드리 감독님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라는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 질문
+ 윌킨스 선생님이 빌리에게 요청한 것처럼 자신의 옛날 기억,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이 있다면 무엇이 있으신가요?
+ 윌킨스 선생님은 빌리에게 진심 어린 관심을 가져준 어른이었죠. 윌킨스 선생님 같은 선생님을 만나본 적이 있나요?
+ 누군가를 떠나보냈을 때나 상실감이 찾아올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식이 있다면?
+ 개인의 꿈과 사회적 편견의 대립 속에 굴하지 않고 지켜낸 꿈이 있다면?
+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만 이룰 수 있는 꿈이 있는데, 이런 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 빌리가 오디션을 본 후 춤을 출 때 느끼는 몰입과 전율에 대해 표현하는데, 현재 빌리처럼 몰입하고 있는 일이나 꿈이 있나요? 또는 앞으로 새롭게 꾸는 꿈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