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 언덕의 기분

2024. 4. 13. 5. 26.


*조용한 찻잔 나눔 :  4. 13.(토) 14:00-16:00

*안희연 시 낭독회 : 4. 14.(일) 16:00-18:00


접힌 시간을 펼치는 움직임으로, 전시는 이미 오고 있다. 어느 나날, 하늘이 다르기에 기분도 다른지, 기분이 달라 하늘도 달리 보이는지 살피는 여름 언덕에서 최은영은 잠시 어머니를 부른다. 영애 씨, 하늘을 옮기는 회화에 이름이 붙는다. 구름과 이름은 그림과 그리움이 빚은 모양으로 흐르기에, 새삼 오늘은 어제와 다른 움직임이다.


그날 바람이 다시 분다. 최은영은 그 옆을 지나는 바람과 함께 어느 바다에 잠긴 의자를 하늘로 또 하늘로 떠 올린다. 비가 내린 자리로 돌아온 의자가 비로소 햇빛을 입은 오늘, 당신을 기억하는 꽃과 돌은 그 옆에 함께 있다. 먼길 돌아 스승이자 ‘나’였던 당신이 제자이자 작가인 스스로를 다시 만나는 걸음으로, 새로운 옆에서 함께.(글 백필균)

※ 전시 제목과 서문에서 안희연의 시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일부 구절을 인용했다. 


참여 작가

최은영


시 낭독

안희연


주최

소현문


주관

최은영, 마음랩, 백림기획


전시기획 및 큐레이팅

백필균


전경사진

양이언


후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화예술재단

네 아빠 요양원에 있을 때,
의식이 없으니 보호자가 딱히 할 일이 없잖니

밖에 이렇게 앉아 있으면 구름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장례식 때도 구름이 멋있었지

오늘처럼 뻥 뚫린 파란 하늘에
구름을 보고 있으면 네 아빠 생각이 난다.

- 영애 씨의 구름


잠재우고 잠재워도

떠올라라 떠 올라라

멈출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되어버린 기억은

흔한 사물 속에 담겨

또 한 사람의 모든 것이 되었다

- 모든 것이 된 사물


숨이 막히도록 울고 나면
이내 가슴에 단단한 돌멩이가 자란다

그리고 이제야 소망한다

잘게 부서져

바람에 날리는 꽃잎처럼

‘가벼워지기를’

- 돌, 꽃으로


최은영 : instagram@choi.eunyoung_art

CHOI Eunyoung_Mood of a Hill

13 April - 26 May 2024


Calling

CHOI Eunyoung


Poem recited by

AN Heeyeon


Hosted by

Sohyunmun


Organized by

CHOI Eunyoung, Maum Lab, White Forest Agency


Produced and curated by

PAIK Philyun


Photo recorded by

YANG Yian


Supported by

Jeju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Jeju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