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단꽃이 지기 전에
제 14회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 특별전시
《목단꽃이 지기 전에》는 나혜석 탄생 129주년을 기념하여 나혜석 생가터가 위치한 행궁동에서 수원과 여성 예술의 궤적을 조명하고, 서로 다른 언어가 섬세하게 어우러지는 연결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연대하는 자리에 찬란하게 드리우는 볕뉘는 ‘숨’을 옮기는 박성아의 회화와 ‘불’을 옮기는 홍근영의 조각을 비추며 여성 서사의 이미지를 살핀다. 전시 제목은 신미나 시인이 쓴 동명의 시에서 빌려와 이 시대 여성이 겪어온 억압과 작별하고 몫 없는 자를 차별하는 사회에 저항을 촉구한다. 더불어 각기 다른 분야의 나혜석 연구자들이 발표한 자료를 책으로 엮는 이야기(조은비)와, 여성 화자를 시적 글쓰기로 드러내는 목소리(신미나)는 이 모든 움직임에 겹쳐 여름날의 다중주를 이룬다.
박성아(1996~)은 그와 그가 마주하는 세계 사이 흐르는 감각을 다성적 언어로 엮는다. 그의 회화는 특히 사람과의 대화에서 억양과 호흡 등 형태 없는 언어가 남기는 흔적을 물질로 부단히 옮긴다. 얇은 물성을 겹겹이 쌓는 회화는 차곡차곡 감정을 적재하고 관계의 결을 드러내는 중이다. 이는 일종의 이음새로, 누군가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서로 적절한 거리를 가능하는 시선에 따라 선명하다. 사려 깊은 태도를 투영하는 천과 천으로 무명의 책을 펴내고 또 다른 섬유를 허공에 드리우는 그는 자신을 돛 삼아 감정의 해변에 다다른다. 때로 퇴적하고 때때로 파식하며 날마다 다른 형태를 내보이는 공간으로, 흰 바닷새의 작은 숨이 어느새 당신을 인도한다.
홍근영 (1984~)은 결혼 이후 수원으로 이주하고 세대와 세대 사이 이어오는 가족 공동체의 오랜 역할을 해학적이고 감성적인 이미지로 반추한다. 딸이자 엄마, 아내이자 며느리의 삶을 돌아보며 가부장제의 여성적 차원이 아닌 보편적 윤리의 여성주의적 차원으로 그 자신을 재편하는 자리에서는 헤스티아의 불꽃이 타오른다. 그의 공간은 불화와 화목 사이 흙과 불이 상상하는 몸 여럿과 마주하는 가마 밖 가마이다. 허공을 향한 눈과 어둠을 삼킨 입은 침묵하는 근육으로 의심과 결심을 전한다.
조은비 연구자는 나혜석 생가터가 위치한 행궁동을 가꾸어 온 주민들과 함께 나혜석 생애 및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918년 『여자계』 2호에서 나혜석이 발표한 단편소설 「경희」를 중심으로 대화한 자리에서는 오늘까지 우리에게 울림을 전하는 근대 여성 연구를 살피며 다함께 '나혜석 다시 보기'를 제안했습니다.
강사 소개
조은비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대학에서 피아노와 미학, 그리고 영화를 공부했으며 현재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이다. 전시, 강연, 크리틱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며 이미지 중심의 '능동적 보기'를 제안해왔다. 영상이론과 부산미술사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단절된 지역미술사 연구의 공백을 메우고자 『나혜석 다시 쓰기』(2021), 『오영재 연구』(2022) 등의 책을 펴냈다.
주최
행궁동 주민자치회
주관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 운영위원회
공동주관
소현문, 누드앤츠
총괄
노영란
전시 기획 및 큐레이팅
백필균(소현문)
사진 기록
정희수
작품 운송
선윤호(뉴아트)
전시 운영
박순자, 신승민, 이미화, 이정자
협찬
스테이 이고
도움 주신 분들
박상연, 조영빈, 이상협
Before Peonies Fall
2025 Rha Hyeseok’s Birthplace Culture and Arts Festival Special Exhibition
Calling
PARK Seonga
SHIN Mina
CHO Eunbee
HONG Geunyoung
Date
20 ―22 June 2025
Venue
Nudeants HQ
2F, 842-16, Jeongjo-ro, Paldal-gu, Suwon-si, Gyeonggi-do, Korea
The exhibition Before the Peony Fall commemorates the 129th anniversary of the Na Hyesok’s birth by tracing the trajectory of women's art in the wake of her legacy, and exploring the possibilities of solidarity through diverse artistic languages sharing a single space. Park Seonga’s paintings carry breath in the warm sunlight that fills the space of solidarity, while Hong Geunyoung’s sculptures bring fire into that place. Together, the two artists explore the imagery of women’s narratives. The exhibition takes its title from an eponymous poem by poet Shin Mina, offering a farewell to the memory of oppression experienced by women and calling for resistance against a society that practices gender discrimination. The program also includes a lecture by critic Cho Eunbi, who brings together interdisciplinary research into a single publication, and a poetry reading by Shin Mina, whose lyrical voice gives resonance to women’s narratives. These layered gestures come together to form a polyphonic chorus of spring.
*No reservation is required for the lecture.
*Visitors arriving by car are advised to use nearby public parking.
Open hours
13:00~19:00
Hosted by
Haenggung Residents Association
Organized by
Rha Hye Seok's Birthplace Culture and Arts Festival Organizing Committee
Co-organized by
Sohyunmun, Nudeants
Produced and curated by
PAIK Philgyun
Photo record
JUNG Heesu
Shipped by
New Arts
Sponcered by
Stay ee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