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름
2025 소현문 · 갤러리 아울 국제 문화예술 교류 전시
구지언, 김대유, 김민주, 김예령, 문지영, 박성아, 성지연, 우수빈, 임윤묵, 장보윤, 정희수, 조정환, 최원서, 현승의
때
2025. 8. 19.(화) ― 30.(토)
곳
갤러리 아울
후쿠오카시 히가시구 나타 2초메 3-30
느린 여름
2025 소현문 · 갤러리 아울 국제 문화예술 교류 전시
구지언, 김대유, 김민주, 김예령, 문지영, 박성아, 성지연, 우수빈, 임윤묵, 장보윤, 정희수, 조정환, 최원서, 현승의
때
2025. 8. 19.(화) ― 30.(토)
곳
갤러리 아울
후쿠오카시 히가시구 나타 2초메 3-30
서시
작열하는 태양 아래 실로 명확한 휴일이었다. 오직 GPS에 의존해 외지의 화랑에 도착하고 운영자 J를 만났다. 그는 K에게 가까운 해변의 이야기가 들려주었다. 웅장한 협곡이 있는 후쿠오카 해변. 흰 집에서 J는 미래에게 그 해변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화랑을 나오는 길로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골목을 지났다. 차로를 건넜고, 인적 없는 숲길을 찾다가 시지키 신사를 마주했다. 조용히 방문자를 마중하는 곳. 나뭇가지와 풀을 흔드는 바람이 살갗을 스쳤다. 피부에 나무의 언어를 새겼다.
내리막을 내려가다 울타리 너머 선명한 파랑이 보였다. 오랜 바다였다. 모래사장에 밭이 패였다. 문득 발 아래 흰 깃털을 보고 J의 화랑에서 날아오른 부엉이를 생각했다. 우정을 나누는 느린 여름의 약속이 밀려왔다.
K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대신 후쿠오카 화랑에서 친구를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밀린 대화를 풀어가는 세계에 다다르기까지.
운영시간
갤러리 아울 : 11:00~18:00, 매주 일요일, 월요일은 쉽니다.
주최
갤러리 아울
주관
소현문
기획 및 큐레이팅
백필균
감사한 분들
다무라 마사쓰구, 이케마쓰 유리
소현문과 갤러리 아울은 2025년 공동기획으로 한일 문화예술 교류 전시를 개최합니다. 양국의 문화공간은 수원과 후쿠오카, 가깝고도 먼 두 도시에서 여름과 가을, 두 차례 양국의 작가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8월 후쿠오카의 갤러리 아울에서 열리는 《느린 여름》은 제 2차 세계대전 종전과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이자, 한국와 일본이 수교를 정상화한 지 60주년에 다다른 동아시아 역사를 딛고 '밀린' 대화를 이어가며 미래 세대를 예비하는 현재 세대의 몫을 묻습니다.
구지언은 아시아의 시각 문화 유산과 현대 대중문화를 퀴어링(queering)으로 결합하는 회화에서 이미지의 계보와 정치성을 재맥락화시킨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불멸하는 돌과 필멸하는 꽃을 한 화면에 담는 장르가 내재하는 유구한 주제 의식을 비틀어 새 시대의 도래를 알린다.
김대유는 일상에서 발견하는 운율을 특별한 움직임으로 번역하여 단조로운 일상을 해석하는 서정적인 회화 언어를 구축한다. 재료의 질감와 공간의 질서가 형성하는 그의 독자적인 언어는 세계를 인식하는 또 다른 접근으로 회화 본연의 신비로운 향연을 펼친다.
김민주는 자신과 그림이 서로에게 묻고 답하는 상황을 전제하며 현실과 이상이 본래 불가역적인 요소를 서로에게 전이하는 실마리를 찾는다. 그 실마리는 그림(작업)이 그림(전통회화)을 그림(장르)으로 한정하지 않고 무언가 잡히기를 묵묵히 기다리는 그물로서 회화에 던저진다.
김예령은 구름의 이동을 따라 소나기의 경계를 추적하는 경험에 착안하여 종이와 종이를 포개는 틈-판화에서 움튼 이미지를 드러낸다. 공간에 섬유 또는 특정 사물이 표류하는 작업은 개체가 지니는 무한한 가능성을 캐스팅한다.
문지영은 장애인 가족 돌봄을 주제로 자전적 서사를 시각 언어로 옮기며 시민의 공간을 확장한다. 그의 회화에서 중증장애를 겪는 동생 이미지는 제도의 조명 아래 몫을 회복하는 한편, 선명하고 힘찬 획(들)이 나무와 숲을 이루는 이미지는 장애인 가족이 사회공동체를 견인하는 연대의 의지를 표출한다.
박성아는 개인(들)이 세계와 마주하는 대화에서 억양과 호흡 등 보이지 않는 언어가 남기는 흔적을 흰 바람의 이미지를 빌려 부단히 옮긴다. 단정한 자세로 살아가는 자취를 섬세한 언어로 재조직하는 번역은 또 다른 대화를 시작한다.
성지연은 사람의 뒷 모습으로 사진이 개개인의 성격을 드러내는 가능성을 탐색하며 삶에서 마주한 관계를 반추한다. ‘홈 스위트 홈’에서 ‘초상(portrait)’ 이름으로 바꾼 연작은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이후 길에서 목격한 사람들의 옷에서 집을 떠올린다.
우수빈은 지난 이별에서 남은 감각이 몸과 조각을 경과하며 공간에 남기는 이미지를 살핀다. 오키나와 해변에서 전쟁과 폭력에 이따른 성찰은 미래에 희망을 전한다.
임윤묵은 삶을 비관하지만 미래를 낙관하는 자세를 견지한다. 그의 회화에서 친구에게 여행지를 추천하는 휴대폰 화면과 여름 날씨를 문자 기호로 표시하는 게시판은 가보지 못한 공간과 볼 수 없는 계절감을 현실로 호출하는 회화 자체를 비유한다.
장보윤은 지난 시간 가운데 기록된 역사(histroy)에 가상의 서사를 엮어 기록되지 않은 모두의 이야기(story)를 드러낸다. 기록의 허구와 소설의 진실이라는 독해로 이미지의 체계를 역전한다. 한편 다리 틈 사이로 물고기를 관찰하는 사람과, 사진 속 사진 구조에서는 아이와 멀리 떨어진 부모가 느끼는 그리움이 투사된다.
정희수는 바다가 인간 사회의 소비재로 전락하는 공간을 포착하며 인류과 자연이 (피)정복에서 공존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성찰한다. 〈언덕〉에서는 심상치 않은 구름 아래 부산 해안(후쿠오카 해면 너머 가장 가까운 한반도 지역)과 그곳을 지나는 관광객 무리를 사진으로 옮기며 현실을 전망하기에 유효한 거리감을 제안한다.
조정환은 자연 재해와 도시의 위기로 무너지는 건축물들의 잔해에 심리적 풍경을 중첩하여 현대사회에 경보를 울린다. 그의 회화에서는 폐허에서 뒹구는 콘크리트 파편이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재료이자, 그곳을 예비하는 새로운 몸으로 변태(變態)하는 고치가 되어 허공을 부유한다.
최원서는 현대 산업자재가 전통 건축의 문양으로 보이는 공간 연출로 서로 다른 문화적 성질을 혼재하는 방법에 주목한다. 〈기하보아지〉는 한옥에서 기둥과 보를 받치는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심미적 장식으로서 사용되는 ‘보아지’가 전통과 현대를 잇는 문화적 이음새로 작동한다.
현승의는 제주에서의 유년시절에 목격한 꽃을 닥종이에 수묵과 목탄으로 포개며 개인과 공동체가 서로에 스미는 감각을 살핀다. 제주 4·3의 기억이 진행형으로써 가족 공간을 경유하여 회화 공간에서 발화하는 여정은 예술이 시대(감수성)을 기록하는 몫을 밝힌다.
ゆっくりとした夏
2025年 ギャラリーアウル × ソヒョンムン 国際アートネットワーキング展
具知彦, 金大猷 , 金玟周, 金藝玲, 文智煐, 朴聖芽, 成智連 , 禹秀頻, 林潤黙, 張寶允, 鄭熙洙, 趙鋌桓, 崔源瑞, 玄昇宜
とき
2025年 8月 19日(火)― 30日(土)
ところ
アートギャラリー・アウル(Art Gallery OWL)
福岡県福岡市東区奈多2-3-30
素顯門とギャラリーアウルは、2025年の共同企画として、日韓の文化芸術交流プロジェクトを皆様にご紹介します。 両スペースは、韓国と日本、水原と福岡という近くて遠い都市の異なる感覚と物語を媒介に、2025年の夏と秋、2回にわたり展示を開催します。 8月には福岡のギャラリーアウルでソヒョンムンが企画した展覧会が、11月には水原のソヒョンムンでギャラリーアウルが企画した展覧会が開かれます。
《ゆっくりとした夏》は、福岡のギャラリーアウルで14人の韓国人作家と共に、福岡の夏と友人への手紙のような展覧会です。 今回のプロジェクトでは、福岡の海辺に近い白い家が、ふたりの友人がこれまで交わせなかった対話を解きほぐし、芸術を通じて共感し合う場となります。
序詩
灼けつく太陽の下、それは確かに休日であった。 ただGPSだけを頼りに、異郷の画廊へと辿り着いた。そこで運営者のJに出会う。 JはKに、近くの海辺について語ってくれた。雄々しい峡谷を抱く福岡の海辺。 白い家の中で、Jは「この浜辺を未来に残したい」と静かに言った。
画廊を出ると、人影のない路地が続いていた。 車道を渡り、さらに人の気配のない森道を探してゆくと、やがて志式神社が現れた。 訪れる者をひっそりと迎える社。 枝葉を揺らす風が肌をかすめ、その感触は木々の言葉として皮膚に刻まれた。
坂を下る途中、垣根の向こうに鮮やかな青が広がった。 それは古くからの海だった。 砂浜には畑のような窪みが残されていた。 ふと足元に白い羽根を見つけ、KはJの画廊から飛び立った梟を思い出した。 そして友情を分かち合う、ある浜辺での約束が波のように押し寄せてきた。
Kはアイスクリームを口にするかわりに、福岡の画廊で友を待つことを決めた。 遅れてしまった会話を解きほぐす、その世界に辿り着くまで。
営業時間
11:00〜18:00, 日・月曜定休日
主催
アートギャラリー・アウル
主管
素顯門
企画・キュレーション
白弼均
感謝
田村 真嗣, 池松 由理
Slow Shower
2025 International Art Networking Exhibiiton with Gallery OWL and Sohyunmun
Calling
KIM Daeyou, KIM Minjoo, KIM Yeryong, KOO Jiun, MOON Jiyeong, PARK Seonga, SUNG Jiyeon, WOO Subin, LIM Yunmook, JANG Boyun, JUNG Heesu, CHO Junghwan, CHOI Wonseo, HYUN Seungeui
Date
19 ― 30 August 2025
Venue
Art Gallery OWL
2 Chome-3-30 Nata, Higashi Ward, Fukuoka, Japan
Sohyunmun and Art Gallery OWL are pleased to present a Korea–Japan international arts and cultural Networking project in 2025. The two spaces — located in Suwon and Fukuoka, cities that are close yet distant — will each host an exhibition that explores different sensibilities and stories between Korea and Japan.
In August, an exhibition curated by Sohyunmun will take place at OWL in Fukuoka, and in November, an exhibition curated by AOWL will be held at Sohyunmun in Suwon.
Slow Shower resembles a letter sent to a friend, written with the summer of Fukuoka and the works of thirteen Korean artists at Art Gallery OWL. In this project, a white house near the beach in Fukuoka becomes a space where two friends reconnect through the conversations they couldn’t share before — a moment of resonance through art.
Prologue
Under the blazing sun, it was indeed a clearly defined holiday. Relying solely on GPS, I arrived at the gallery in an unfamiliar place and met the director, J, who spoke about a nearby beach. A Fukuoka coastline with grand canyons. In the gallery that resembled a white house, J said they wished to give that beach to the future.
From there, I passed through an alley where no one could be seen and crossed a main road. Searching for an untraveled forest path, I came across Shijiki Shrine—a place that quietly welcomes visitors. The wind, rustling through branches and grasses, brushed against my skin. The language of the trees remained on my body
As I walked down a slope, a vivid blue appeared beyond a wooden fence. It was an ancient sea. My feet left impressions in the sand. Suddenly, I noticed a white feather beneath me and recalled the owl I had seen at J’s gallery. A promise shared on a beach between friends.
Instead of eating ice cream, K decided to wait for a friend at the gallery in Fukuoka.
Open hours
11:00~18:00, Every Sunday and Monday closed
Hosted by
Art Gallery OWL
Organized by
Sohyunmun
Produced and curated by
PAIK Philgyun
Special thanks to
TAMURA Masatsutgu, IKEMATSU Y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