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 조우하는 주의력
초대 작가
로와정
박창서
성지연
최선
객원 기획
손지민
골 : 조우하는 주의력
초대 작가
로와정
박창서
성지연
최선
객원 기획
손지민
때
전시 : 2025. 7. 4.(금) ― 2025. 8. 3.(일)
초대 : 7. 4.(금) 17:00~19:00
교육 : 7. 19.(토), 26일(토) 17:00~19:00
곳
소현문 (수원 팔달구 월드컵로357번길11-20)
서문
골이 깊다 / 골에 빠지다 / 골이 패이다 / 골을 지르다 / 골을 메우다 / 골을 켜다……
《골》는 ‘체험의 이끌림’에 대한 전시이다. 현대시각예술작가 최선, 박창서, 로와정, 성지연의 작업이 제안하는 체험은 모두 그들의 주의를 끈 체험 내 지점들, 그들이 숙고했던 골들이며, 본 전시는 작가들 자신만의 체험이 아닌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경험의 실마리를 찾아나가기를 제안한다.
이번 전시에서 ‘골’은 사람들의 주의력이 모이는 곳을 가리킨다. 작가들의 작품들은 그러한 골을 형성할 어떤 기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작가들이 살다가 남긴 주의적 활동의 흔적들이기도 하다. 위 작가들은 모두 지금까지 나름의 골들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알지 못하는 다른 골들을 탐색해오기도 했다.
박창서가 말하는 골은 삶 속 여러 체험 경로들의 합류 지점으로, 그가 타지에서 체험한 이해의 “한계점들”을 숙고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해의 한계점들로서의 합류 지점들은 그의 미적 경험의 순간들(즉, 그의 주의를 끌거나 그로 하여금 자신의 세계에 대한 이해에 질문을 던지게 하는, 그에게 특별한 모든 순간들)이며, 그의 미적 기능들을 안으로 굽게 한다.”(손지민, 「박창서의 배회하기. 뉘앙스와 개념적 예술」, 대구미술관 DArtist 2022 PARK Chang-seo 도록 중)
성지연의 프레임은 결정되지 않은 감정의 연장을 제안하는, 매우 조용하지만 강렬한 골이다. 관객은 그녀의 사진 앞에서 마음상태를 결정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상태를 들여다 볼 수 있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성지연의 작업은 보는 행위가 말해주는 것과 보여지도록 제시된 것이 내 안에서 어떤 의미를 형성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인 것이다.
로와정의 골은 작가 두 사람의 삶과 세계와의 관계를 찾고 그 과정을 관객과 공유하는 활동이자 그러한 활동을 위한 준비이다. 관객 체험의 관점에서 그러한 발생은 공유된 경험의 장에서의 참여의 간극, 또는 “로와정이 “경계들”(seams) 또는 솔기들이라 칭하는 것”이다.(손지민, 「이상적인 교착 상태를 위해 준비하기: 로와정의 시간에 대하여」 중) 로와정은 준비된, 긴장된 상황으로 관객의 주의력을 분배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인간에 의한, 그리고 대상적인 “경계들” 또는 “솔기들”을 체험하도록 관객을 초대한다.
최선의 골은 우리의 체험 능력으로써 접근될 수 있지만 항상 나의 인식을 벗어나는 실제에로 호소하는 ‘적분’의 시간이다. 최선은 이 시간을 “체험에 의거하여 감성적 실재를 표현”하는 시간으로 탈바꿈시킨다.(손지민, 「팬데믹 시대의 분위기 공유로서의 예술: 작가 최선의 <코로나 위장 - 모바일 커넥터>」, 『미학예술학연구』, 66집 중) 그가 제안하는 골은 일부러 장식적인 체하며 자신의 출처를 시지각으로부터 은폐하지만 체험된 사실로서의 그 출처가 이미 우리의 삶 속 깊숙한 골들 속에 자리하고 있음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본 전시는 관객이 완성하는 전시이다. 골은 사람들의 주의력이 모이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위 작가들은 전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중학생들이 껌을 씹어 만든 입체물을 설치작으로 변모시키기도 하고, 오래된 골들을 나누는 경계들에게 부여되는 객관적 지위를 재고하기도 한다. 또한 지나가다가 들은 행인들의 골을 짐작하게 해주는 일상적 대화를 적어보기도 하고, 삶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을 이리저리 결합시키기도 한다. 관객은 거기에서 나 자신이라는 이 세계 속의 골이 다른 골들과 합쳐지는 과정을 그려볼 수 있으며 한 골에 빠졌을 때 다른 골들에 접근하는 갖가지 방식들도 접할 수도 있다.(글 손지민)
기획의 글
《골》은 누군가 삶의 양상(들)에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 그러한 과정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것, 그들이 의도적으로 남기는 흔적을 공유한다. 주의력 여럿이 표명되고 모이고 결정화되는 곳으로서 이번 전시는 관심의 장소이다.
이번 전제는 작품과 관객의 관계가 주의력으로써 맺어진다는 것이다. 우리의 주의력은 감각적 체험을 비범한 체험으로 변모하게 하는 원동력이며, 나의 몸을 움직여 의향을 드러내거나 집단적 활동에 참여할 때 요구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그것은 감정과 결합하면 체험 전체의 강도를 증폭시켜 부정적 또는 긍정적 판정을 강제하거나 실천의 필연성을 도출하는 도화선이 되기도 한다.
주의력은 모든 의도적 행위를 추진하고 수행하게 하는 힘이며, 처음에는 끌리지 않던 대상에도 다가가게 해줄 수 있는 호기심의 기제이기도 하고, 대상과의 조우를 기대하고 그것을 이해하게 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우리의 주의력은 대부분 쾌락을 전제로 발휘되지만, 우리의 체험이 구성되고 판정되기 전에 우리가 조심스럽게 내부로부터 발휘하는 것이기도 하다.
《골》에서 작가와 전시 자체에 대한 관심은, 그 관심의 내용이 무엇이건 간에, 주의력들이 특정 사물들을 대상으로 하고 그것들 주위에 모여 형성하는 것으로, 전시는 관심들의 조용한 집합소이자 감성적인 것들의 말없는 성운이라 할 수 있다. 주의력들이 모이면 우리는 주의력으로 파악된 대상들과 더 많은 인지활동을 공유하게 되고(사회적 결정화) 거기서 시간은 점점 응축된다. 본 전시는 주의력이 모이는 곳, 시간이 응축되는 곳을 어떤 ‘골’이라 칭하려 한다.
현대시각예술작품을 체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간은 느긋한 시간이라기보다 응축된 시간에 더 가깝다. 우리는 무얼 말하려 하는지 파악되지 않는 작품을 앞에 두고 미, 기술, 윤리, 역사, 담론 등의 양상들을 병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고, 항상 시간이 넉넉하다 느끼지는 않으며, 언어에 귀속된 인식과 판단의 모든 습관과 버릇(즉 작품을 보는 법)을 거스르는 그러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내가 들어가 있는 골이 깊을수록 다른 골들에 집중하는 것이 더 힘들어질 것이지만, 내가 보는 골이 얕을수록 주의력을 기울일 골들은 더 많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물론 주의력들이 모이게 된 계기는 관객의 즉각적, 윤리적 납득을 항상 전제하지 않는다. 현대시각예술작품을 눈 앞에 두고 관객은 자신이 체험하고 있는 공간(작품과 그 주위 상황)을 작가가 체험한 시간과 비교, 종합해야 하므로, 관객에게는 작품 앞에서 주의력을 동원한 인지활동으로 그러한 시간에 다가갈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작품에 다가가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우리가 작가들의 작업과 전시에 이유 있는 접근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들이 자신들의 삶의 어느 곳들에 주의력을 기울였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여러 골들에 대해 말하는 작품들이 모인 곳이며, 작품과 작품 간의 대화를 통해 작가와 관객 간의 대화가 이루어지게 한다. (글 손지민)
운영시간
12:00~19:00, 매주 수요일은 쉽니다.
*오후 6시 40분에 입장 마감합니다.
주최
소현문
주관
백림기획, 마음랩
큐레이팅
손지민, 백필균, 이유린
사진 기록
정희수
작품 운송
선윤호(뉴아트)
감사한 분들
이상협, 조영빈
Gol_Attention in Encounters
Calling
RohwaJeong
PARK Changseo
SEONG Jiyeon
CHOI Sun
Guest curator
SON Jinmin
Date
Exhibition : 4 July ― 3 August 2025
Opening reception : 4 July 5 p.m.
Leture : 17:00~19:00 19, 26 July 2025
Venue
Sohyunmun
Open hours
12:00~19:00, Every Wednesday closed
Hosted by
Sohyunmun
Organized by
White Forest Agency, Maum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