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계를 위한 한걸음
군서미래국제학교 조OO 선생님
스위치 인터뷰 프로젝트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군서미래국제학교의 개교부터 함께한 조OO 선생님입니다.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시민교육의 의미와 미래의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첫인사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군서미래국제학교에서 근무하는 5학년 담임교사 조OO입니다. 군서미래국제학교 개교 때부터 함께했으며, 현재 초등 기획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경기도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를 하고 있으며, 지금은 중앙선도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2. 군서미래국제학교에서의 이야기
Q. 선생님께서 근무하고 계시는 군서미래국제학교가 궁금합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군서미래국제학교는 경기도에 있는 공립학교 중에 유일하게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있는 공립형 대안학교입니다. 군서는 지역명이고, 미래는 미래형 학교, 국제는 다양한 국적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가 위치한 정왕동에는 공단이 있어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외국인 학생의 비율이 높아지면 한국인 학생들이 전학 가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군서미래국제학교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다문화 사회에서 다 같이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한 학교입니다.
Q. 어떤 학생들이 재학 중인가요? 학교에 어떻게 입학할 수 있을까요?
저희 학교의 특별한 점은 다문화 학생과 한국 학생 비율이 50대 50인 것입니다. 이 비율은 교육청에서 정책적으로 정했습니다. 현재 22개국 국적을 가진 학생들이 재학 중입니다. 입학은 시흥시에 사는 학생들이 지원 기간 내에 지원해서, 면접 후 입학할 수 있습니다.
Q. 다른 공립학교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 학교의 특징은 초중고 통합학교인 것입니다. 중고등학교 통합인 경우는 종종 있으나, 초중고 통합학교는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는 초등과 중등의 교육 과정을 함께 운영하려고 했으나, 초등 교원 자격으로 중고등학생을 못 가르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초등 과정을 IB 월드스쿨로 운영하고 있고, 대신 해리포터 기숙학교와 같은 하우스 제도를 통해 여러 학년이 함께 동아리 활동과 같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교사 간 협력을 통해 초등에서 중고등학교 선생님과 함께 수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다른 점은 대안학교라서 모든 교과목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실과와 도덕 과목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IB 프로그램을 하기 때문에 특정 교과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 사회, 과학 등 여러 과목을 합쳐서 프로젝트 교과를 운영합니다. 프로젝트 교과가 주당 약 10시간 정도 배당되며, 아트 앤 플레이 같은 대안 교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 수업이 많습니다. ‘세계의 말과 문화’ 과목에서 중국어와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를 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초등에서는 선택과목이 많지 않고, 중국어 수학과 한국어 수학 중 고를 수 있습니다. 중고등학교는 무학년 선택 과목제로 좀 더 다양하게 수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교사들이 성취 기준에 맞게 직접 교과서와 수업 자료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Q.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고 수업을 하시는군요. 교과서 없이 수업을 하게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아, 교과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간학문적인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과목을 섞어서 과목간의 경계를 허문다고 볼 수 있지요. ‘세상이 과목처럼 나눠져 있지 않은데, 과목을 분절적으로 배우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가?’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래는 AI가 지식을 알려주는 세상이 될테니,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수업을 준비합니다. 다만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가르치지 않을지 OECD 교육 나침반과 성취 기준을 보면서 선생님들과 같이 결정하면서, ‘내가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Q. 학생들의 만족도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선생님들의 만족도도 궁금하네요.
이런 교육을 지향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선생님들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물론 프로젝트 수업을 준비하는 데에서 오는 힘듦이 있습니다. 일과에 회의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일과표에 맞게 동학년 회의, IB 코디네이터와 회의 등 선생님들과 수업을 준비하는 회의를 통해 수업을 준비합니다. 수업을 열심히 하는 것을 서로 인정하고 문화가 있고, 모든 수업 준비에 다 같이 열심히 하기 때문에 교사 스스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Q. IB 교육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IB 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이들의 사고력을 끌어내는 데는 효과적인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학생 주도성이 중요한 교육이고, 학생이 스스로 배우게 하는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사회인이 되었을 때는 지식은 검색하면 금방 나올 것이기에, 지식을 찾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군서미래국제학교의 기획부장으로 일하면서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학교 운영에 있어 정답이 있지 않아 그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선생님들 따라 다른 것이 처음에는 컸습니다.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에서도 다영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대안학교이면서 개교한 학교이기에 있었던 어려움 같습니다. 선생님들과 학교의 구성원들은 계속 함께 이야기하면서 학교의 여러 가지들을 정해나갔습니다. 저는 기획부장으로서 회의가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시간을 정하거나, 이 시점에 꼭 해야 할 일을 정하면서 의견을 모아가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Q. 군서미래국제학교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어떻게 실천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학교의 목표에 세계시민학교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계시민이라는 것이 다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면, 학교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함께 생활하고 있으니 학교 자체가 세계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의 경우는 미얀마 난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학생 등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평화 교육과 난민 교육 등의 주제로 수업하기가 어렵습니다. 대신 IB교육에서 강조하는 세계적 맥락을 통해 세계시민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기 오염을 배우면 세계 속의 사례를 찾아보고,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임을 이해합니다.
또 저희 학교가 다문화 연구학교입니다. 저희는 이중 언어 배경의 아이들이 한국어 역량과 모국어 역량을 기르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중 언어 배경의 학생들이 모국어로 발표하고, 모국어로 작품을 만들어 게시합니다. 학생들이 통역기 사용을 익혀 통역기를 이용하여 대화하기도 합니다.
3. 세계시민교육의 실천
Q.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세계시민교육은 어떠한가요?
제가 생각하는 세계시민교육은 세상에서 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주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살다 보면 자신의 이득을 찾게 될 때가 있고, 나 혼자서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세계시민교육은 나와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세계시민교육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나라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일이 있을까를 궁금했던 것이 세계시민교육의 시작 같습니다. 또 처음에 근무했던 학교에 국제교육 부서도 있고, 세계시민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발령받고 얼마 안 되어서 국제사회문화교육 전공으로 대학원을 가게 되었어요. 대학원에서 비슷한 분야에 관심 있는 친구들도 만나고, 그 친구들과 세계의 다양한 나라들의 정치적인 상황과 국제기구, 글로벌교육 등을 같이 공부하면서 세계시민교육에 좀 더 관심이 생겼습니다.
Q.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세계시민교육을 하고 계신가요?
문화 다양성과 같은 다문화교육부터 생각하면 세계시민교육을 발령받고 시작한 것 같아요. 처음 근무했던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대학원 같은 과(서울교대 국제사회문화교육 전공) 선배셨는데, 학교에서 세계시민교육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첫 학교에서 국제 교류 활동도 하고 다문화 페스티벌도 하면서 세계시민교육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주제를 넓혀 평화의 날, 바다의 날과 같은 특정한 날에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IB 교육을 도입하여 프로젝트형으로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1년에 6개의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그 프로그램에 문화, 국제교류, 평화, 인권, 환경 등 SDGs 목표를 넣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세계시민교육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때는 학생들이 배운 것을 실제로 실천한 얘기를 들려줄 때, 또는 실제로 아이들한테 변화가 있었다고 느낄 때입니다. 세계시민교육의 핵심은 실천이라 생각하거든요. 아이들이 ‘어디 갔다가 공정무역 마크가 있는 초콜릿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하거나 “선생님은 환경을 보호한다고 하면서 왜 포스트잇을 많이 쓰느냐” 이런 질문 받았을 때가 기억이 나네요. 그럴 때 내가 세계시민교육을 가르치는 것이 지식적인 것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했습니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를 하면서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선도교사 활동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도 읽고, 소개를 받아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고, 교육 자료를 소개받기도 하면서 항상 배워갔습니다. 이러면서 ‘내가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다’는 생각이 들어 세계시민교육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4. 앞으로의 이야기
Q. 앞으로 어떤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고 싶으신가요?
앞으로 행사성의 교육보다 삶과 약간 연계된 지속 가능한 세계시민교육을 해보고 싶어요. 환경의 날에 5분 불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마음과 삶에 진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그래도 세상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Q. 조OO 선생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교사로서의 꿈이나 개인의 꿈 다 좋습니다.
내가 하는 일을 내가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근무하는 학교의 기틀을 만들어 나가는데 같이 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IB 교육을 하는 것도 즐겁고, 세계시민교육도 즐겁습니다. 저는 취미를 일로 하기로 했어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고, 내가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남미 여행을 가고 싶어요!
Q.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꿈을 잃지 말자!
선생님과 이야기하면서 동료 교사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조OO 선생님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진심 어린 열정이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조OO 선생님이 꿈꾸는 교육이 이어져, 학생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하는데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