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학교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교무부장이 경험한 딜레마 탐구
인터뷰의 목적과 의도
자크 데리다의 환대(hospitality) 질문을 바탕으로, 외국인 학생 급증 시대에 한국 교육이 타자를 포용하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본 인터뷰는 이러한 관점에서 개발도상국 국적 학생들을 위한 유일한 A외국인학교의 한국인 교무부장 경험에 주목하고자 한다. 연구자는 내러티브 탐구 방법을 사용하여 교무부장의 실질적인 교육과정 운영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술하고, 그 경험의 의미와 함의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는 한국 교육의 이해와 성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인 교무부장의 경험 둘러보기
1.한 학교 두 교육정책 : 현지에서 부는 바람, 서울에서 부는 바람
재한 A외국인학교는 한국 거주 A 국적 학생들을 위한 학교로, A국과 한국 양국의 교육정책 및 요구에 동시에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배경과 진로가 다양하여 교무부장은 이중적인 양국의 교육정책 사이에서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A 국가 교육과정의 필수 과목 추가(예: 러시아어) 요구는 작은 학교 규모와 인력 부족으로 구조적 한계를 야기하며, 교사 확보 및 원격 수업의 질 문제로 이어졌다. 또한, A 국가의 9월 학기제와 한국의 3월 학기제 차이로 학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 한국 대학 입시에서 학기별 성적표 제출이 강화되면서 교육 운영 방식을 재조정해야 하는 이중적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2.학교 운영의 기략 : 합법과 위법 사이의 줄타기
개발도상국 출신 이주민을 위한 A외국인학교의 특성상 교무부장은 법적/제도적 제약과 이주민 공동체의 현실 사이에서 학교를 운영하는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학교는 비공식 학력인정 상태로 일부 교육청은 학생 전·입학을 제한하지만, 교무부장은 학생의 교육권 및 인권을 강조하며 호소와 설득을 통해 전학을 성사시키기도 한다. 또한, 교사 채용 과정에서는 선발된 교사의 과거 불법체류 이력으로 비자 발급이 거절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학생 공동체 내부에서는 불안정한 체류 신분(불법체류)이 따돌림의 원인이 되는 등 민감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의 불법체류 아동 체류 자격 부여 정책으로 다수 학생이 한국학교로 이동하며 그동안 다져온 학교 문화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소수자 교육권 보장과 다문화 교육 정책의 제도적 유연성 및 현실 정합성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3.학생 지도에서 드러나는 문화적 차이 : '틀린 것'과 '다른 것' 사이의 혼란
재한 A외국인학교는 한국인 행정가와 A외국인 교사가 함께 운영하여 양국 문화 및 인식 차이로 복잡한 갈등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충돌은 학생 평가 및 지도에서 나타난다. 외국인 교사들은 학생을 '좋은/나쁜 학생'으로 낙인 찍고, 지도 과정에서 분노를 직접 표출하거나 체벌하는 경향이 강하여, 객관적 평가와 감정 절제를 중시하는 한국적 교육관과 충돌하고 있다. 한국인 관리자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점진적 변화가 시도되고 있지만 가시적인 변화는 미미한 상태이다.
또한, 가정 내 체벌 및 음주 문화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일부 학부모의 인식은 이러한 교육을 통한 인식의 변화를 저해하며, 학생들에게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학교는 '틀린 것'과 '다른 것'이 혼재된 상황에서 교육적 혼란을 겪고 있으며, 다문화 감수성 제고와 체계적인 다문화 교육이 절실함을 보여준다.
인터뷰를 통한 경험의 의미 탐구하기
1.‘연결고리’의 무거운 책임감
재한 A외국인학교의 교사, 학생, 학부모 등 모든 구성원은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이며 일부는 '불법체류자'라는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 심리학을 전공한 교무부장은 이들 경계인과 한국 사회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정기적으로 학생 집단 상담을 통해 학생들이 겪는 외로움과 내면의 고통을 세심히 살피고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그는 학업, 진로, 외부 기관과의 소통까지 책임지는 윤리적 책임감을 통해 A외국인학교 구성원들에게 희망의 매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역할은 무겁고 외로운 자리임도 동시에 드러난다.
2. ‘주어진 길’이라는 믿음으로 견디기
재한 A외국인학교는 교회의 보육사업에서 시작되었으며, 돌봄을 받지 못하는 이주 아동들을 위한 종교적 사명 실천 공간이다. 연구참여자(교무부장)는 학교에서의 역할을 개인적 소명이자 종교적 신념의 실천으로 인식한다. "네 힘들어요. 그런데 제가 해야죠."라는 담담한 진술처럼, 그의 업무는 삶의 본질이자 믿음의 실천 그 자체이다.
이처럼 개인의 삶과 노동의 경계가 무너진 자리에서, 그는 A외국인 학생과 가정을 위한 일에 자신의 존재 의의를 두고 묵묵히 헌신하고 있다.
3.누군가의 ‘양지’가 되어준다는 보람